서울서 태어나 마이애미서 죽다...스스로 '白바보'라 쓴 백남준[마이애미 아트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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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바스미술관 전시 리뷰
'백남준 -THE MIAMI YEARS'
'백남준 -THE MIAMI YEARS'




제임스 부르히 바스미술관 큐레이터는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이나 후나 멈추는 법 없이, 늘 그 순간을 사는 예술가였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투명 아크릴 안에 있는 LCD 모니터는 마치 요즘 만든 작품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었던 그는 말년에 붓을 들고 자신의 작품에 드로잉을 남겼다. 이 작품에도 그가 새긴 이름들이 보인다. 한쪽에 붉은 글씨로 '白바보'라 쓰거나, 다른 작품 위에 'PAIK 쥬ㄴ'이라고 남기기도 했다.
한국전쟁을 피해 홍콩에서 일본으로, 독일에서 미국으로 떠돌며 살았던 탓일까. 그는 뇌졸중 이후 자신이 어디에 살았는 지에 대한 기억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쓴 걸로 알려져 있다.



1985년 마이애미 정부가 의뢰한 이 프로젝트는 제작하는 데만 5년 걸렸고, 1990년부터 약 8년간 공항에서 자리를 지켰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CD 기록물에서 비디오를 복원한 디지털 영상 일부가 함께 전시됐다. 바스미술관 관계자는 "백남준은 1982년부터 2003년까지 남부 플로리다에서 약 10회의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마이애미 웨이브 필름페스티벌과 주요 아트 페스티벌에 초대 받아 작품을 발표했다"며 "마지막 날까지 쉬지 않고 새로운 창작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