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진입·통신망 차단…가자 남부서도 치열한 전투 임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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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최대도시 칸유니스 인근 마을에 이스라엘 군용 중장비 수십대"
이군 "가자 남부서 하마스 추적 중"…칸유니스에 피란 권고령도
무고한 민간인 또 죽어가나…국제사회 우려 고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한 이스라엘군이 남부지역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본격화하면서 팔레스타인 피란민 다수가 머무는 가자지구 남부에서도 전운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이미 가자지구 남부 곳곳에 이스라엘군 탱크와 장갑차, 군용 중장비 등이 대거 진입했고,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칸유니스 주민들에게는 피란 권고가 내려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께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유니스 중심가에서 약 5㎞ 거리인 데이르 알발라까지 진격한 사실이 확인됐다.
데이르 알발라에는 현재 수십대의 기갑차량이 머물고 있고, 주변에는 외부 공격으로부터 병사들을 지키기 위한 둔덕이 쌓아올려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AFP 통신도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칸유니스 인근 알카라라 마을과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살라흐 알딘 도로의 남쪽 지역 등에서 이스라엘군 탱크 다수가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10월 말부터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북부 지역 대부분을 점령한 이스라엘군이 이처럼 창끝을 돌림에 따라 가자지구 남부에서도 곧 격렬한 공세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지하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자지구내 하마스 최고위 인사 야히야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의 제거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약 5천명의 하마스 무장대원을 사살했으나 최고위급 인사들은 이미 남부로 몸을 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납치된 인질 140여명 중 상당수도 칸유니스 모처에 억류돼 있을 것으로 이스라엘군은 믿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칸유니스에서 벌어질 전투가 이번 전쟁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칸유니스까지 이스라엘군에 점령된다면 하마스는 더는 달아날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로서는 칸유니스 점령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자지구 제2 도시인 칸유니스에서의 싸움은 이스라엘 입장에선 가자지구 통제를 위한 마지막 대규모 전투이자 가장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자지구 북부를 내주긴 했지만 전쟁전 3만명에 이르렀던 하마스 병력 대부분이 건재한데다, 전쟁을 피해 북부에서 내려온 피란민이 가득 들어찬 까닭에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를 내지 않고는 공격을 펼치기가 어려워서다.
칸유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 남부에는 현재 가자지구 전체 인구(220만명)의 약 70%가 몰려 있다고 한다.
하마스 군사시설 상당수가 주택가나 병원 등 민간시설 아래 숨겨져 있다는 점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은 공격을 강행할 태세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현재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4일에는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이집트와 맞닿은 가자지구 남쪽 끝 도시 라파로 피란할 것을 권고했다.
현지 통신업체인 팔텔은 이스라엘 측이 주요 통신선을 차단하면서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동통신과 인터넷이 끊겼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대규모 공세의 전조로 지적된다. 이날 가자지구를 방문한 미르야나 스폴야릭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는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이어진 휴전이 끝난 뒤 공습지역이 가자지구 남부로 확대되면서 피란민들이 다시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나야 할 상황이 된 것을 개탄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민간인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없다는 점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하마스가 남은 인질을 석방하고 휴전을 재개하는 등의 '정치적 해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WHO는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지상작전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게 될테니 24시간 내에 가자지구 남부의 의료 창고에서 보급품을 치우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 국방부의 팔레스타인 민사 담당 기구인 코가트(COGAT)는 "진실은 창고를 비우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며, 이를 유관 유엔 대표들에게 명확히 전달했다"며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격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WSJ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마지막으로 남은 근거지들인 가자시티 샤자이야 지역과 자발리아 난민촌에 몰아넣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휴전이 종료돼 교전이 재개되자 이들 지역에 또다시 거센 폭격을 감행했다.
가자시티 주민 네아마 하젬은 3일 오후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공세를 경험했다면서 "탱크 포성과 전투기, 로켓이 폭발하는 소리에 동네 유리창이 죄다 깨질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 북부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근접전을 불사하며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군 "가자 남부서 하마스 추적 중"…칸유니스에 피란 권고령도
무고한 민간인 또 죽어가나…국제사회 우려 고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한 이스라엘군이 남부지역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본격화하면서 팔레스타인 피란민 다수가 머무는 가자지구 남부에서도 전운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이미 가자지구 남부 곳곳에 이스라엘군 탱크와 장갑차, 군용 중장비 등이 대거 진입했고,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칸유니스 주민들에게는 피란 권고가 내려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께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 칸유니스 중심가에서 약 5㎞ 거리인 데이르 알발라까지 진격한 사실이 확인됐다.
데이르 알발라에는 현재 수십대의 기갑차량이 머물고 있고, 주변에는 외부 공격으로부터 병사들을 지키기 위한 둔덕이 쌓아올려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AFP 통신도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칸유니스 인근 알카라라 마을과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살라흐 알딘 도로의 남쪽 지역 등에서 이스라엘군 탱크 다수가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10월 말부터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북부 지역 대부분을 점령한 이스라엘군이 이처럼 창끝을 돌림에 따라 가자지구 남부에서도 곧 격렬한 공세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지하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자지구내 하마스 최고위 인사 야히야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의 제거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약 5천명의 하마스 무장대원을 사살했으나 최고위급 인사들은 이미 남부로 몸을 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납치된 인질 140여명 중 상당수도 칸유니스 모처에 억류돼 있을 것으로 이스라엘군은 믿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칸유니스에서 벌어질 전투가 이번 전쟁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칸유니스까지 이스라엘군에 점령된다면 하마스는 더는 달아날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로서는 칸유니스 점령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자지구 제2 도시인 칸유니스에서의 싸움은 이스라엘 입장에선 가자지구 통제를 위한 마지막 대규모 전투이자 가장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자지구 북부를 내주긴 했지만 전쟁전 3만명에 이르렀던 하마스 병력 대부분이 건재한데다, 전쟁을 피해 북부에서 내려온 피란민이 가득 들어찬 까닭에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를 내지 않고는 공격을 펼치기가 어려워서다.
칸유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 남부에는 현재 가자지구 전체 인구(220만명)의 약 70%가 몰려 있다고 한다.
하마스 군사시설 상당수가 주택가나 병원 등 민간시설 아래 숨겨져 있다는 점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은 공격을 강행할 태세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현재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4일에는 칸유니스 주민들에게 이집트와 맞닿은 가자지구 남쪽 끝 도시 라파로 피란할 것을 권고했다.
현지 통신업체인 팔텔은 이스라엘 측이 주요 통신선을 차단하면서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동통신과 인터넷이 끊겼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대규모 공세의 전조로 지적된다. 이날 가자지구를 방문한 미르야나 스폴야릭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는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이어진 휴전이 끝난 뒤 공습지역이 가자지구 남부로 확대되면서 피란민들이 다시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나야 할 상황이 된 것을 개탄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민간인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없다는 점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하마스가 남은 인질을 석방하고 휴전을 재개하는 등의 '정치적 해법'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WHO는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지상작전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게 될테니 24시간 내에 가자지구 남부의 의료 창고에서 보급품을 치우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 국방부의 팔레스타인 민사 담당 기구인 코가트(COGAT)는 "진실은 창고를 비우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며, 이를 유관 유엔 대표들에게 명확히 전달했다"며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격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WSJ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마지막으로 남은 근거지들인 가자시티 샤자이야 지역과 자발리아 난민촌에 몰아넣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일 휴전이 종료돼 교전이 재개되자 이들 지역에 또다시 거센 폭격을 감행했다.
가자시티 주민 네아마 하젬은 3일 오후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공세를 경험했다면서 "탱크 포성과 전투기, 로켓이 폭발하는 소리에 동네 유리창이 죄다 깨질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 북부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근접전을 불사하며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