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이 올해 3분기 회복 국면에 접어든 데 힘입어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명목 GNI는 전 분기보다 0.5%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3조7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크게 줄어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2%)을 밑돌았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번 돈에서 국내에서 외국인에게 지급한 돈을 뺀 것이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지난 1월부터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익금불산입(세법상 이익에 포함되지 않게 하는 것) 제도가 시행되자 해외에서 들어오는 배당금이 늘어나면서 지난 2분기까지 크게 확대됐다. 3분기에는 기저효과에 따라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줄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실질 GNI는 1.6% 늘었다. 전 분기 -0.7%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0조3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줄었으나,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교역 조건이 개선돼 실질 무역손실이 34조원에서 25조원으로 축소돼 실질 GDP 증가율(0.6%)을 웃돌았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멈추고, 수출과 생산이 두 분기 연속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반도체 업황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GDP는 지난 10월 속보치와 마찬가지로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최 부장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1.4%가 될 가능성이 지난 속보치 발표 시점보다 소폭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1.4%를 기록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늘어 2.3%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은 줄었으나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이 증가해 0.3% 늘어났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증가세가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음식숙박과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늘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가 늘어 0.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늘어 2.1%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2.2% 감소했다. 3분기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를 중심으로 3.4% 증가했다.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3% 늘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