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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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위의 모바일 통신회사인 AT&T(T)가 140억달러(18조4,000억원) 규모의 미국 무선 네트워크 현대화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스웨덴 에릭슨 사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기존 AT&T 네트워크 사업의 3분의 1정도를 담당했던 노키아는 AT&T와의 사업이 완전히 종료돼 미국내 사업 전반이 위기를 맞게 됐다.

5일(현재시간) 블룸버그와 CNBC에 따르면, AT&T는 2026년말까지 무선 네트워크 트래픽의 70%를 담당할 개방형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 (오픈랜) 구축 사업자로 에릭슨을 선정했다.

이 날 스톡홀름에 상장된 에릭슨 주가는 7 % 상승했으며 헬싱키에 상장된 노키아 주가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 15분에 8% 폭락했다. 미국에 상장된 에릭슨(ERIC)의 예탁증서가 5% 상승하는 동안 노키아(NOK) 예탁증서는 7% 가까이 하락했다.

에릭슨은 텍사스 루이스빌에 있는 공장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한 5G 장비를 제조할 예정이다.
AT&T는 에릭슨과의 5년 계약에 따른 총 지출 규모가 약 1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은 AT&T가 2026년 말까지 미국내 무선 네트워크 트래픽의 70%에 사용할 계획인 무선 액세스 네트워크 구축이 포함돼있다.

에릭슨은 이미 AT&T의 미국 네트워크의 약 3분의 2를 담당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1/3은 노키아가 담당해왔다. 이미 지난 10월 5G 인프라 사업의 전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인력 감축을 발표한 노키아에게는 또다른 타격이다.

단스케 뱅크의 사미 사르카미스 분석가는 "이번 실패로 노키아가 해체되거나 미국내 사업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회사 이사회도 개편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AT&T 네트워크의 수석 부사장인 크리스 삼바는 개방형 아키텍쳐를 통해 네트워크에 더 많은 유연성이 생길 것이며 기지국건설과 안테나 설치 및 연결 등 여러 회사가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위해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업체가 늘어나면서 유연성도 높아지고 비용은 낮아지면서 화웨이처럼 보안 위험으로 분류된 미국 이외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릭슨의 CEO 보르제 에크홀름은 성명을 통해 이번 거래가 “전략적 산업 변화”라며 “이동통신사가 네트워크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키아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최대 2년까지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AT&T의 사업 부문은 이 회사의 올해 모바일 네트워크 순매출의 5~8%를 차지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