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기고문 통해 강조…"정치적 이유 없지만 전 세계적 진영대결과 무관하진 않아"
"中에 갖는 의심병은 일부 한국 인사 공황증…우호적 협상 통해 '요소 우려' 해소 가능"
中싱크탱크, 요소 문제에 "한국, 대중 협력 중요성 다시 살펴야"
중국 관영 싱크탱크가 최근 중국 당국의 요소 수출 통관 보류로 촉발된 한국의 우려를 '우호적 협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 외교 분야 싱크탱크인 국제문제연구원의 샹하오위 아태연구소 특별초빙연구원은 6일 관영 매체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2년 전 '요소 부족' 상황에서 중국은 한국의 요청을 받고 약 1만8천t의 요소를 긴급 배정해 수출함으로써 한국의 급한 일(燃眉之急·눈썹이 탈 정도로 급하다는 의미)을 해결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양국의 우호적 협상을 통해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썼다.

샹 연구원은 "중국 입장에서 한국에 대한 요소 수출은 호혜적·정상적 무역 행위지만, 중국 자신도 요소 수요가 큰 국가라 요소 생산은 원자재 공급과 가격 변동 등 요인의 영향을 받기 쉽다"며 "중국산 요소는 당연히 국내 수요를 우선 충족해야 하고, 부득이한 수출 통제 조치는 주로 국내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로 인해 한국 수출에 영향을 주는 것 역시 중국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고문에서 샹 연구원은 "'요소 부족' 자체엔 정치적인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현재 세계가 직면한 진영 대결, 지정학적 충돌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몇 해 동안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위기가 겹치면서 한때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고, 미국의 일부 동맹국은 '경제 안보'를 지킨다는 깃발을 걸고 미국을 따라 글로벌 공급망에 교란을 일으켰다"는 주장도 폈다.

샹 연구원은 "더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한국 외교 정책에 전환이 나타나 '친미소중'(親美疏中·미국과 가깝고 중국과 멀어짐)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라며 "중국과 관련된 일부 민감한 문제에서 충돌을 불러일으켜 중한 정치 관계의 분위기가 냉랭해졌고, 양국 경제·무역 협력의 신뢰에도 어쩔 수 없이 영향을 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한국이 요소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갖는 의심병은 실제로는 한국의 일부 인사의 공황증(心虛病)"이라며 "중한 관계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요소 문제에 관한) 각종 해석이 나오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정치화된 억측을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샹 연구원은 이같은 우려 해소 차원에서 한국에 대해 "근본적으로 객관적·이성적인 대중국 인식을 수립하고, 대중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촉구하고, "전략적 사고를 바꿀 수 있다면 한국은 중국·미국 간 '양자택일'의 극단적 선택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이날 별도의 기사를 통해서도 "요소 수출 정책 조정은 절대 정치적 고려에서 나온 게 아니고, 완전히 국내 시장 공급 보장에 기인한다"는 소식통의 언급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는 내년 봄철 경작용 비료를 비축하는 단계로 화학비료의 가격 안정과 공급 보장은 식량안보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이번 중국의 수출 조정은 전 세계를 향한 것인데 지금 한국만 고도로 민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