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AI가 주도하는 시장과 윤리적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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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시장은 역대급 매크로 장세로 인해 외부 경기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변동성이 매우 컸고, 종목별 주가 흐름 역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화두는 단연 AI관련 산업이다. 얼마 전까지 미국 주식시장에서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애플이 독보적이었다. 소프트웨어 및 칩 제조 하드웨어 경쟁력에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올려주는 시가총액 1위는 당분간 넘사벽 분위기였다.
그러나 40여년만의 역대급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비용문제가 대두되면서 더욱더 효율화가 필요한 시대상황에 생각보다 빠른 AI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시가총액을 잠시 뛰어넘고 1위 경쟁을 지속하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주식시장이 이렇게 AI 관련 산업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시대적 상황이 AI가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AI산업의 발전 속도가 빨라 조기 상업화가 가능한 분위기가 되다 보니, 막대한 현금을 갖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AGI)라고 얘기하는 강인공지능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강인공지능은 기존 약인공지능과는 달리 모든 상황에 일반적으로 두루 적용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서 언급된 Open AI에서 개발된 GPT-4가 그것의 시초이며 빠르게 상품화되고 있고 관련 기업들에게 엄청난 투자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GPT-4는 이전 인공지능 모델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추론 능력이 생겨났고,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며, 법률 및 코딩 등과 같이 범용성 있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언어데이터로만 학습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그림 그리기와 같은 작업과 응용까지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GPT-4 터보는 원하는 이미지를 AI가 생성하고, 이미지 이해 및 자연스러운 소리 생성과 통역기능 및 300쪽 분량의 텍스트를 한번에 입력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실시간 내용 요약도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한다. 그러면 AI 산업 전체의 흐름은 어떤 단계에 와 있을까?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반적인 산업 성장 단계로 볼 때는 2단계로 진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초기 시장으로 보인다. 1단계는 AI가 작동될 수 있는 고성능 칩의 발전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고 추론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칩이 전제 조건일 수 있다. 기술이 있더라도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고성능 처리는 필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주도주인 인공지능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주가 그걸 반영하고 있고, NVIDIA가 연일 신고가를 갔던 이유이다. 고성능칩의 주문이 물밀듯이 밀려오는데 그걸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설비를 늘리고, 향후 실적 추정을 계속 상향하면서 관련주의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일단은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이 빠른 성장을 나타내고 그 다음으로는 강인공지능을 활용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
즉 2단계는 강인공지능을 활용한 B TO B 산업의 발전이 시작된다. Open AI의 ChatGPT가 그것이며 빠르게 버전업 하면서 상품의 폭을 확대하는 과정이다. 개인소비자보다는 고임금으로 인한 비용효율화가 시급한 기업들의 업무처리에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상품은 기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강자인 빅테크 업체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밖에 없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예전부터 AI를 가장 폭넓게 준비했던 구글이 뒤쳐져 보이고, 애플이 고성능칩을 주문하고 싶어도 제조 회사의 생산능력 부족으로 내년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대비 애플이 HBM 관련 투자가 1/5 정도에 그치면서 과연 이 시장을 잘 대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발생되고,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이 애플을 뛰어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도 HBM칩과 파운드리 턴키 수주에 열을 올리고, 온디바이스 AI를 채택한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의 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마지막으로 3단계가 개인 일반 소비자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미 과거에 IOT(사물인터넷)이라는 개념이 나왔듯이 이것을 AI가 구현해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물이 다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시작된다. 스마트폰, TV, 클라우드, 로봇 등 모든 사물이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연결되면서 필수소비재의 산업이 되면 매우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지금은 2단계 초기로 보이기 때문에 시장은 이제 개화기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산업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걸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다. 향후 현재 기대하는 성장 속도가 맞느냐에 따라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더욱 거품이 생기거나, 단기에 큰 조정을 받겠지만 시장은 열렸고 지속적인 관심은 반드시 필요하다.
20년간 펀드매니저로서 또 한번 큰 산업의 물결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산업의 미래 흐름과 관련 종목들의 리서치는 당연한 것으로 과거보다 이 산업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훨씬 더 많이 쏟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 Open AI 사태를 보면서 큰 고민이 생겼다. Open AI의 공동 창업자인 샘 알트먼과 일리야 수츠케버의 충돌이었다. 알트먼은 AI 기술을 가속화 시키기 위해 투자금 유치에 열을 올리는 쪽이고, 수츠케버는 컴퓨터 과학자지만 오히려 AI 기술의 문제점과 윤리를 강조하는 편이어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 알트먼의 공격적인 투자에 수츠케버가 반기를 들고 이사회에서 해임하자 알트먼은 마이크로소프트로의 이직을 결심한다. 문제는 Open AI 직원의 90%가 알트먼을 지지하면서 동반 이직에 대한 의사를 표하자 결국 수츠케버가 손을 들고 알트먼이 다시 Open AI로 컴백하는 사태가 겨우 5일 동안의 짧은 기간에 발생했다.
결과를 두고 많은 의문이 발생한다.
첫 번째 Open AI 회사는 비영리회사이다. 밑에 사업 회사가 있고, 주요 투자자들이 큰 자금을 투입하지만 의결권이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결국 AI는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비즈니스인데 결국은 비영리구조의 회사가 지속될 수 없는 이슈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예상치 못한 엄청난 AI 지능의 발전이다. 앞서 언급한 고성능 칩들이 AI 성능을 가파르게 올려줄 정도로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보기에도 AI 성능 발전 속도가 빠를 수 있다. 여기서 알파고 개발자이자 순수한 컴퓨터 과학자 출신인 수츠케버가 윤리적 문제로 제동을 크게 걸었을 가능성이다.
세 번째는 알트먼과 알트먼을 따르는 개발자들의 개인적인 이익이다. AI 투자금이 어마어마하게 몰려들 정도로 집중되자 AI 성능의 고성능 성공 및 빠른 상업화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환상을 만들었을 수 있다. 특히나 알트먼이 수츠케버와 충돌이 있기 몇 주 전부터 Nvidia와 경쟁할 수 있는 AI반도체 제조 회사 설립계획이 있었고, 사우디 등의 중동 자금까지 논의했다는 얘기가 있다.
어쨌든 명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으나, 샘 알트먼의 승리와 더불어 이사회 멤버의 대대적인 교체와 이 교체된 멤버들이 윤리적인 쪽이 아닌 투자자 쪽에 가깝다는 것은 일단은 Open AI가 이제 비영리추구 보다는 영리추구에 몰두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자본의 승리가 AI 산업의 빠른 성장을 더 재촉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향후 주식시장에서는 거대한 먹거리가 계속 남아있다는 뜻으로 판단할 수 있다.
반면에 윤리적인 문제는 산업 초기에 배제되고 가는 방향이면 향후 AI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비가 전혀 안되어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한다. 인류가 산업화에 몰두하면서 현재의 기후 문제를 만들었고, 이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지금도 쏟아 붓고 있다. 그런데 AI는 초고성능화 되고 초연결이 되면 인류가 통제하기 어렵고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기후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AI를 개발한 핵심 과학자들이 오히려 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고, 윤리를 강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거대한 산업 초기의 투자로 인한 기업의 성장과 이 기업의 성장 과실을 투자를 통해서 함께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이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 윤리의 문제 역시도 다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다시 한번 현실을 돌아보는 관점에서 최근 2004년 영화 ‘아이로봇’을 다시 보고, 2018년 작인 토비월시의 ‘AI의 미래 생각하는 기계’라는 책을 보면서 또 많은 물음표가 생긴다. AI 관련주 투자도 좋지만 AI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고민들에 대한 영화와 책도 접하면서 다같이 고민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
올해 주식시장은 역대급 매크로 장세로 인해 외부 경기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변동성이 매우 컸고, 종목별 주가 흐름 역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화두는 단연 AI관련 산업이다. 얼마 전까지 미국 주식시장에서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애플이 독보적이었다. 소프트웨어 및 칩 제조 하드웨어 경쟁력에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올려주는 시가총액 1위는 당분간 넘사벽 분위기였다.
그러나 40여년만의 역대급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비용문제가 대두되면서 더욱더 효율화가 필요한 시대상황에 생각보다 빠른 AI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시가총액을 잠시 뛰어넘고 1위 경쟁을 지속하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주식시장이 이렇게 AI 관련 산업에 대해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시대적 상황이 AI가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AI산업의 발전 속도가 빨라 조기 상업화가 가능한 분위기가 되다 보니, 막대한 현금을 갖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AGI)라고 얘기하는 강인공지능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강인공지능은 기존 약인공지능과는 달리 모든 상황에 일반적으로 두루 적용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서 언급된 Open AI에서 개발된 GPT-4가 그것의 시초이며 빠르게 상품화되고 있고 관련 기업들에게 엄청난 투자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GPT-4는 이전 인공지능 모델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추론 능력이 생겨났고,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며, 법률 및 코딩 등과 같이 범용성 있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언어데이터로만 학습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그림 그리기와 같은 작업과 응용까지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GPT-4 터보는 원하는 이미지를 AI가 생성하고, 이미지 이해 및 자연스러운 소리 생성과 통역기능 및 300쪽 분량의 텍스트를 한번에 입력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실시간 내용 요약도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한다. 그러면 AI 산업 전체의 흐름은 어떤 단계에 와 있을까?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반적인 산업 성장 단계로 볼 때는 2단계로 진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초기 시장으로 보인다. 1단계는 AI가 작동될 수 있는 고성능 칩의 발전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고 추론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칩이 전제 조건일 수 있다. 기술이 있더라도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고성능 처리는 필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주도주인 인공지능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주가 그걸 반영하고 있고, NVIDIA가 연일 신고가를 갔던 이유이다. 고성능칩의 주문이 물밀듯이 밀려오는데 그걸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설비를 늘리고, 향후 실적 추정을 계속 상향하면서 관련주의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일단은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이 빠른 성장을 나타내고 그 다음으로는 강인공지능을 활용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
즉 2단계는 강인공지능을 활용한 B TO B 산업의 발전이 시작된다. Open AI의 ChatGPT가 그것이며 빠르게 버전업 하면서 상품의 폭을 확대하는 과정이다. 개인소비자보다는 고임금으로 인한 비용효율화가 시급한 기업들의 업무처리에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상품은 기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강자인 빅테크 업체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밖에 없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예전부터 AI를 가장 폭넓게 준비했던 구글이 뒤쳐져 보이고, 애플이 고성능칩을 주문하고 싶어도 제조 회사의 생산능력 부족으로 내년에도 마이크로소프트 대비 애플이 HBM 관련 투자가 1/5 정도에 그치면서 과연 이 시장을 잘 대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발생되고,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이 애플을 뛰어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도 HBM칩과 파운드리 턴키 수주에 열을 올리고, 온디바이스 AI를 채택한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의 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마지막으로 3단계가 개인 일반 소비자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미 과거에 IOT(사물인터넷)이라는 개념이 나왔듯이 이것을 AI가 구현해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물이 다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시작된다. 스마트폰, TV, 클라우드, 로봇 등 모든 사물이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연결되면서 필수소비재의 산업이 되면 매우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지금은 2단계 초기로 보이기 때문에 시장은 이제 개화기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산업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걸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다. 향후 현재 기대하는 성장 속도가 맞느냐에 따라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더욱 거품이 생기거나, 단기에 큰 조정을 받겠지만 시장은 열렸고 지속적인 관심은 반드시 필요하다.
20년간 펀드매니저로서 또 한번 큰 산업의 물결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산업의 미래 흐름과 관련 종목들의 리서치는 당연한 것으로 과거보다 이 산업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훨씬 더 많이 쏟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 Open AI 사태를 보면서 큰 고민이 생겼다. Open AI의 공동 창업자인 샘 알트먼과 일리야 수츠케버의 충돌이었다. 알트먼은 AI 기술을 가속화 시키기 위해 투자금 유치에 열을 올리는 쪽이고, 수츠케버는 컴퓨터 과학자지만 오히려 AI 기술의 문제점과 윤리를 강조하는 편이어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 알트먼의 공격적인 투자에 수츠케버가 반기를 들고 이사회에서 해임하자 알트먼은 마이크로소프트로의 이직을 결심한다. 문제는 Open AI 직원의 90%가 알트먼을 지지하면서 동반 이직에 대한 의사를 표하자 결국 수츠케버가 손을 들고 알트먼이 다시 Open AI로 컴백하는 사태가 겨우 5일 동안의 짧은 기간에 발생했다.
결과를 두고 많은 의문이 발생한다.
첫 번째 Open AI 회사는 비영리회사이다. 밑에 사업 회사가 있고, 주요 투자자들이 큰 자금을 투입하지만 의결권이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결국 AI는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비즈니스인데 결국은 비영리구조의 회사가 지속될 수 없는 이슈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예상치 못한 엄청난 AI 지능의 발전이다. 앞서 언급한 고성능 칩들이 AI 성능을 가파르게 올려줄 정도로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보기에도 AI 성능 발전 속도가 빠를 수 있다. 여기서 알파고 개발자이자 순수한 컴퓨터 과학자 출신인 수츠케버가 윤리적 문제로 제동을 크게 걸었을 가능성이다.
세 번째는 알트먼과 알트먼을 따르는 개발자들의 개인적인 이익이다. AI 투자금이 어마어마하게 몰려들 정도로 집중되자 AI 성능의 고성능 성공 및 빠른 상업화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환상을 만들었을 수 있다. 특히나 알트먼이 수츠케버와 충돌이 있기 몇 주 전부터 Nvidia와 경쟁할 수 있는 AI반도체 제조 회사 설립계획이 있었고, 사우디 등의 중동 자금까지 논의했다는 얘기가 있다.
어쨌든 명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으나, 샘 알트먼의 승리와 더불어 이사회 멤버의 대대적인 교체와 이 교체된 멤버들이 윤리적인 쪽이 아닌 투자자 쪽에 가깝다는 것은 일단은 Open AI가 이제 비영리추구 보다는 영리추구에 몰두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자본의 승리가 AI 산업의 빠른 성장을 더 재촉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향후 주식시장에서는 거대한 먹거리가 계속 남아있다는 뜻으로 판단할 수 있다.
반면에 윤리적인 문제는 산업 초기에 배제되고 가는 방향이면 향후 AI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비가 전혀 안되어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한다. 인류가 산업화에 몰두하면서 현재의 기후 문제를 만들었고, 이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지금도 쏟아 붓고 있다. 그런데 AI는 초고성능화 되고 초연결이 되면 인류가 통제하기 어렵고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기후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AI를 개발한 핵심 과학자들이 오히려 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고, 윤리를 강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거대한 산업 초기의 투자로 인한 기업의 성장과 이 기업의 성장 과실을 투자를 통해서 함께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이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 윤리의 문제 역시도 다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다시 한번 현실을 돌아보는 관점에서 최근 2004년 영화 ‘아이로봇’을 다시 보고, 2018년 작인 토비월시의 ‘AI의 미래 생각하는 기계’라는 책을 보면서 또 많은 물음표가 생긴다. AI 관련주 투자도 좋지만 AI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고민들에 대한 영화와 책도 접하면서 다같이 고민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