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시작 5분 전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취소를 결정해 관객들의 원성을 샀던 '라이프 오브 파이' 측이 추가 공지를 통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 후속 대처 등에 대해 안내했다.'라이프 오브 파이' 제작사 에스앤코는 11일 전날 공연 취소와 관련해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매 공연 무대 각 파트별로 사전 점검 및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어제 공연 최종 점검 시 조명 기기 오류를 확인했고 지속적인 복구 작업에도 원인불명의 오작동이 발생됐다"고 설명했다.이어 "동선에 영향을 주는 조명 장비의 기술적 오류였기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공연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 공연 시간이 임박해 발생한 기기 문제로 인해 객석 입장 지연 및 공연 취소 관련 안내 시점이 늦어진 점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현재는 해당 조명 기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상태다. 제작사는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이어진 기술 점검, 테스트를 통해 해당 조명 기기가 정상화됐다"면서 "프로덕션 모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거듭 사과했다.특히 취소됐던 회자는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박정민의 출연이 예정돼 있었기에 파장이 컸다. 이에 제작사는 오는 16일 월요일에 추가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추가 공연 회차는 취소 공연 예매자에 한해 기존 예매한 좌석과 동일한 좌석으로 제공된다. 캐스트도 동일하며, 커튼콜 데이 이벤트도 기존과 같이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10% 부분 환불을 진행한다.추가 공연을 관람하지 않는 관객을 대상으로는 티켓 결제 금액 기준 110% 환불을 적용한다.제작사는 "소중한 시간을 내어 공연장을 찾아
커피와 책은 떼어놓기 힘든 짝꿍이다. 한 잔의 커피가 생각을 깨우고, 한 권의 책이 질문을 남긴다. 이 두 가지를 오래 곁에 둔 사람에게서 종종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진다.한국 스페셜티 커피 1세대로 꼽히는 ‘커피 리브레’의 서필훈 대표가 그렇다. 커피 기업 대표이면서 출판사를 운영하고, 저자이면서 애서가다. 커피를 팔지만 동시에 커피에 관한 책을 만들고, 커피를 매개로 한 이야기를 축적해왔다.출발은 서울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이었다. 프랜차이즈와 믹스커피 중심이던 2000년대 초반 한국의 커피 시장에서, 원두의 품질과 로스팅, 핸드드립 커피에 집중하는 스페셜티 커피는 아직 낯선 개념이었다. 월세 30만원, 한참 쇠락한 시장에 별다른 인테리어도 없이 작은 카페를 열었다. 커피 리브레 1호점은 커피 맛 하나로 입소문이 났고, 지금은 국내에 네 개 매장을 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커피의 맛을 파고든 ‘덕질’은 자연스럽게 그 근원으로 향했다. 토양과 산지, 생산자와 노동자의 얼굴까지. 그렇게 커피로 이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묶어 최근 인터뷰집 <공전미래>를 펴냈다. 커피를 통해 일과 관계, 지속 가능성을 묻는 사람. 서 대표를 서울 연남동 커피 리브레 파란점에서 만났다. 커피를 좋아하면 생기는 일, 그리고 그 이후▶ 커피 일에 뛰어드신 지 얼마나 됐습니까. “커피를 시작한 지는 25년 정도 됐고, 커피 리브레는 2009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올해로 18년째네요.”▶ 고려대 서양사학과를 나와 쿠바 여성사로 석사까지 밟으셨다는 이력도 인상적입니다. 명문대 대학원을 그만두고 커피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안정적인 길에서 벗어나는 데 대
토포필리아. 대부분 이들에게 아주 생소할 이 단어는 반세기 전인 1974년 세상에 처음 등장했다. 중국 출신의 인문 지리학자 이푸 투안(Yi‑Fu Tuan)이 자신의 저서 에서 처음으로 ‘토포필리아(Topophilia)’라는 개념을 세상에 내놓았는데, 그에 따르면 토포필리아는 “사람과 장소 간의 정서적 유대를 의미하며, 특정 장소에 대한 애정과 친밀감”을 뜻한다.나는 우연히 이 개념을 접하고 바로 매료됐다. 나는 어떤 사람을 어떤 장소에서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가 무척이나 중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포필리아는 ‘나’라는 인간을 해석하는 중요한 ‘틀’처럼 다가왔다.서울의 대표적 중심가인 을지로, 청계천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공간에 ‘토포필리아’를 주제로 한 전시 <나의 살던 동네는-마이 토포필리아> (서울 하이커그라운드, 2026년 2월 28일까지)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당연히 보러 가지 않을 수 없었다.전시는 건축가 조병수의 서울,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평택, 밴드 ‘새소년’ 황소윤의 제천, 배우 겸 화가 박기웅의 안동 등 총 여섯 명의 창작자들이 자신의 고향 또는 동네를 주제로 숏필름을 제작해 자신과 자신의 창작 근원을 탐색하고 있었다.모든 예술이 다 그렇지만, 특히 전시 예술은 그 공간에 들어선 관람객들의 그 당시 정서에 결정적으로 좌우된다. 이 전시를 보러 갈 당시 내 머릿속은 모친 걱정으로 몹시도 뒤숭숭했다.모친은 오랜 기간 병환 중에 있었기에, 자연스레 나는 모친이 소천한 후 어디에 모실지를 고민해 왔다. 부친이 국가유공자라서 모친 역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지만, 정신이 온전하실 때 모친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