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색한 악수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 어색한 악수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당 지도부·중진 의원 험지 출마 및 불출마 권고안을 놓고 이견을 보여온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만났다. 약 15분간 진행된 이번 회담으로 양측 간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피했지만,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이날 국회 국민의힘 대표실에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혁신위 활동으로 당이 역동적으로 가고 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남은 기간도 잘해주시길 바란다”고 치하했다.

인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해달라고 한 요구에 대해서는 “인 위원장께서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충정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인 위원장은 “혁신위는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국민의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국민의 뜻을 혁신안에 담고자 했다”며 “부디 국민 뜻과 혁신위 제안을 총선 승리의 밑거름으로 삼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또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책임 있는 분들의 희생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불출마를 다시 한번 요구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달라”며 “공관위나 선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어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오늘 만남을 통해 김 대표의 희생·혁신 의지를 확인했다”며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나머지 절반의 성공은 당이 이뤄주실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혁신위 일정은 이번 목요일 회의에서 당 일정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7일 회의가 마지막 회의가 될 수 있다는 의사로 해석됐다. 혁신위는 지금까지의 혁신안을 종합해 11일 최고위에 보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전날 김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과 오찬을 한 직후 잡혔다.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김 대표가 직접 인 위원장에게 자신의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밝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동에서 인 위원장도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며 한 달여간의 혁신위 활동은 큰 성과 없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인 위원장은 회동이 끝난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국회를 떠났다.

노경목/양길성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