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년 전 자신이 낸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남자친구를 잊고 맞선으로 만난 다른 남성과 결혼하겠다는 글을 올린 여성의 글이 화제다.

7일 온라인에서는 4일 네이트판에 올라온 '저 때문에 죽은 남자친구 잊으면 쓰레기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을 30대 여성이라고 밝힌 A씨는 "10대 시절부터 사귀기 시작해 5년 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다. 여름휴가 겸 여행을 가던 중 사거리에서 신호 위반하던 어린이를 피하려 핸들을 꺾다 반대쪽에서 오던 우회전 차량이 조수석을 들이받았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당시 사고로 A씨는 골절과 뇌진탕 진단받았고 조수석에 있던 남자친구 B씨는 하반신이 마비됐다. 운동하던 사람인 B씨는 사고 이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다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A씨는 "다 제 탓이라는 남자친구 부모님의 원망을 다 받아내고 살았다. 기일마다 꼬박꼬박 챙겼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일을 챙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30대가 된 A씨는 부모님 주선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다. A씨는 결혼 소식을 알리려 친구들을 모아 청첩장을 돌리는 중 한 친구에게 비난을 들었다고 말했다. "친구가 장난인지 뭔지 'ㅇㅇ이(전 남자친구)가 하늘에서 울겠다' 하는데 순간 분위기가 싸해지고 그대로 자리를 파했다"고 설명했다.

그 친구에게 A씨가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ㅇㅇ이(전 남자친구)는 너 때문에 그렇게 됐는데 네가 결혼한다고 하니 좀 어이가 없었다"며 "나 같으면 평생 묻고 산다. 쓰레기 아닌 이상"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죽자마자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열렬하게 연애해서 결혼한 것도 아니고, 시간이 흐르고 순리에 맞게 결혼을 한 건데도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냐. 기가 막히지만 어떤 말을 해도 문제가 될 듯해 그냥 말았다. 제가 쓰레기로 보였을까 싶기도 하고요.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제가 쓰레기인가"라고 물었다.

추가된 글에서 A씨는 발언한 친구는 본인 친구의 남자친구라며 "친구에게 상의 없이 남자친구 데려와서 미안하고 자기도 그런 말 할 줄 몰랐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음주도 졸음도 아니고 아이 피하다 그런 건데 본인 인생 살아야죠", "혹시 남자 쪽 지인이신가? 선 넘는 발언", "운전했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친구는 친구 아니다"라는 옹호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