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보다 경기침체…"美채권·리츠에 주목해라"
미국 증시가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채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 부정적 경제지표가 더욱 부각되면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채권·리츠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0.19% 하락한 3만6054.43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다. 이날 나스닥 지수도 0.58% 하락했다.

미국 증시 약세 배경으로는 경기둔화 우려감이 커지는 점이 꼽힌다. 이날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1월 민간 고용이 10만3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12만8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확인됐다.

그동안 미국 증시는 부정적 경제 지표가 나오면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긴축이 마무리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최근들어 시장은 금리보다는 경기 둔화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미국채 10년물 금리(4.114%)는 2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내렸지만 증시는 웃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개별 주식보다는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와 리츠에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도 4분기부터는 꺾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면 채권 ETF는 시장 금리가 곧바로 가격에 반영되며 금리 인하 시기에 최대 수혜 종목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30년 이상 미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채 ETF'는 지난달 1일 이후 지금까지 14.70% 올랐다. 미국 장기채 수익률의 3배를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채 불 3X ETF’도 같은 기간 53.47% 올랐다.

미국 리츠(REITs)도 주목할만한 대체 투자처로 꼽힌다.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리츠는 고금리 환경에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리츠의 절반 이상(58%)이 예상 실적을 상향하는 등 수익성이 양호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인하가 본격화 된다면 배당 매력이 커져 주가도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통신기지국 리츠인 아메리칸타워(AMT)는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18.27% 올랐다. 데이터센터 리츠인 에퀴닉스(EQIX)도 같은기간 10.78% 상승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며 향후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리츠의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