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를 출산한 뒤 치질이 생겼다고 생각한 20대 여성이 뒤늦게 대장암 4기를 진단받고 4개월 만에 숨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데일리 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 출신 미아 브리메(24)는 딸이 3세였을 당시 산발적인 항문 출혈을 겪었다.

당초 미아는 산모에게 치질이 얼마나 흔한 질환인지 고려, 항문 출혈이 출산한 지 몇 년 뒤에 발생한 산후 후유증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미아는 피로감과 메스꺼움, 설사, 변비 등 대장암의 뚜렷한 징후가 나타나는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이상함을 느껴 찾은 병원에서는 치질이 아닌 대장암 4기 진단을 내렸다.

결국 미아는 암 진단을 받은 지 4개 월만이었던 지난달 2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언니 미아 알리샤(28)는 언론 인터뷰에서 "뒤늦게 알게 된 대장암 진단은 큰 충격이었다"며 "건강하고 젊은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에게 이 치명적인 질병(대장암)에 대한 위험성을 당부하고 싶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검사를 꼭 받는 것이 좋다. 그것이 곧 당신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진들도 일부 환자들이 항문 출혈을 겪을 때 치질과 같은 질환을 의심하지만, 이는 자칫 대장암 전조증상일 수 있어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고 당부한다.

항문질환과 대장암으로 인한 출혈은 나타나는 양상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문 출혈은 출혈의 색깔이 선홍빛이고, 장 출혈은 검붉은색 또는 붉은색의 출혈을 보인다. 또, 항문 출혈은 피가 변에 묻어있거나 변과는 별개로 출혈이 있는 경우가 많으나 변 자체에 피가 섞여 나타나면 장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으로 인한 출혈은 배변 시에만 주로 발생하고 이내 멈춘다. 주로 치핵과 치열에서 발생하는데, 변을 본 뒤 10~20분 이상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또, 통증이 별로 없이 화장지에 붉은 피가 묻어나거나 변기가 핏방울로 붉게 변하면 치핵의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별다른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장암의 경우 혈변이 나타나면서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는가 하면, 잔변감을 느끼는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또 암 중심에 궤양이 생기면 대변이 나오면서 암 조직이 벗겨져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직장 또는 왼쪽 결장에 암이 발생했다면 점액 변, 변비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만약 결장 앞쪽에 출혈이 발생할 경우 여느 항문질환의 출혈 색과 같은 선홍색 출혈이 나타날 수 있어 출혈만으로는 질환과 암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에 해당 증상이 동반돼 출혈이 나타나면 대장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