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소화기학회 개막…'세계 최초' 제품으로 눈길 끈 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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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아이텍·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참여
세계 최초 제품으로
기존 제품 부작용↓
참가자 발길 이어져
세계 최초 제품으로
기존 제품 부작용↓
참가자 발길 이어져
'2023 아시아태평양소화기학술 주간(APDW 2023)'이 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개막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소화기학회로 한국, 중국, 일본, 태국, 인도, 파키스탄 등 60개국에서 3000명이 넘는 소화기내과 의사들이 참석했다. APDW2023은 오는 9일까지 열린다.
의료진들은 소화기 내과에 관련해 여러 가지 연구결과와 토론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또한 소화기 질환과 관련된 여러 의료기기사와 제약사들은 각자 부스를 차리고 자신들의 제품을 의료진들에게 소개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내시경이었다. 후지필름은 AI 내시경 '캐드아이'를 선보였다. 기존 내시경의 경우 의사가 의심 병변부를 일일이 탐색해야 한다. 반면 AI 내시경은 직접 비정상적인 부분을 발견해 의사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실제로 참가자들이 위 모형에 내시경을 집어넣자, 병변부 의심 부위에 네모난 박스를 띄우고 알람음을 알렸다. 의사들이 놓칠 수 있는 병변부를 알려주는 것이다. 캐드아이는 위종양 병변과 식도 편평상피세포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AI 내시경 만큼이나 초음파내시경(EUS)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EUS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 변환기를 부착해 췌장과 담도 등 일반 내시경으로는 볼 수 없는 주변 장기들의 병변을 진단하는데 사용하는 기술이다.
진료영역 뿐 아니라 치료영역서도 폭 넓게 사용되면서 의료진들의 관심도 매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담관·담낭 배액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피부를 절개하는 개복술이나 복강경을 통해 '수술'을 진행했다. 반면 EUS를 활용하면, 내시경을 활용해서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이 가능해진다.
EUS 시연 행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EUS를 활용한 시술은 개복술이나 복강경에 비해 부작용이 낮다는 연구가 있는 등, 환자들에게도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은 시술"이라며 "수술로 진행했던 치료를 시술로 할 수 있게 되면서 내과의사들의 치료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세계 최초 기술 선보인 '엠아이텍, 셀트리온'
이번 학회에는 국내 기업들도 참가했다. 국내 스텐트 제조업체 엠아이텍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멀티홀 스텐트'를 내세워 참가자들을 맞았다. 특히 가상현실(VR)을 통한 멀티홀 스텐트 시술 시연을 제공해 해외 의료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멀티홀 스텐트는 구멍이 있는 피막형 담관 스텐트다. 담관에 암이나 염증 등으로 병변이 막혔을 때, 협착된 조직 사이에 끼워 담즙을 원활하게 흐르게 해주는 스텐트다. 기존 피막형 담관 스텐트에 1.8mm의 구멍을 일자로 뚫었다. 구멍이 있어, 담즙이 주된 통로 외에도 측관에서도 담즙의 배액을 돕는다.
기존 담관 스텐트는 스텐트 주변을 실리콘 등으로 완전히 감싼 피막형과 감싸지 않은 비피막형 두 가지로 나뉘었다. 비피막형은 스텐트 와이어의 틈 사이로 암세포 돋아나 다시 협착이 될 위험이 높았다. 이 경우, 향후 시술을 위해 스텐트를 제거하는데도 문제가 있었다.
반면 피막형은 위의 문제를 해결했으나, 조직과의 마찰이 적어 스텐트를 고정시키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각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 바로 '멀티홀 스텐트'다. 멀티홀 스텐트에 나있는 작은 구멍으로 조직이 미세하게 돋아나, 협착이 되지 않으면서도 스텐트의 고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히로유키 이사야마 일본 준텐도 대학병원 교수는 "피막형 제품으로 시술한 경우 약 30%에서 스텐트 이동 문제가 있었다"며 "반면 멀티홀 스텐트에선 5%로, 피막형 스텐트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곽재오 엠아이텍 영업마케팅본부 본부장은 "최근 담낭, 담도 질환에 대한 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당 부위에 사용되는 스텐트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국내외에서 멀티홀 스텐트를 찾는 의료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멀티홀 스텐트는 일본, 대만, 독일 러시아, 인도 등 19개 국에서 판매 중이며, 올해까지 약 9000여개의 스텐트가 판매됐다.
곽 본부장은"현재는 총담관 (CBD) 협착에 쓰이는 스텐트이지만, 내년에는 간문부 협착에 쓰일 수 있는 멀티홀 스텐트를, 2025년에는 초음파내시경을 통해 간내담관과 위를 잇는 HGS(Hepatico-gastrostomy) 스텐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단독부스를 차리고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에 대해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램시마SC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 헬스케어는 기존엔 정맥주사제형(IV) 뿐이던 인플릭시맙을 세계 최초로 SC 제형으로 만들어냈다.
램시마SC는 염증성 장질환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램시마 SC 제형은 인플릭시맙을 IV 제형으로 맞는 것에 비해 체내 약물농도가 더 높다. 이 경우 약효가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나타날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아시아는 인구가 많고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며 "렘시마는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있으며 향후에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방콕=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의료진들은 소화기 내과에 관련해 여러 가지 연구결과와 토론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또한 소화기 질환과 관련된 여러 의료기기사와 제약사들은 각자 부스를 차리고 자신들의 제품을 의료진들에게 소개했다.
내시경 시연에 '우르르'...의료기기 관심 多
APDW2023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내시경 업체들이었다. 이날 학회 참가자들은 후지필름과 올림푸스 부스에서 의료기기를 시연해보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가장 큰 관심을 끈 건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내시경이었다. 후지필름은 AI 내시경 '캐드아이'를 선보였다. 기존 내시경의 경우 의사가 의심 병변부를 일일이 탐색해야 한다. 반면 AI 내시경은 직접 비정상적인 부분을 발견해 의사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실제로 참가자들이 위 모형에 내시경을 집어넣자, 병변부 의심 부위에 네모난 박스를 띄우고 알람음을 알렸다. 의사들이 놓칠 수 있는 병변부를 알려주는 것이다. 캐드아이는 위종양 병변과 식도 편평상피세포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AI 내시경 만큼이나 초음파내시경(EUS)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EUS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 변환기를 부착해 췌장과 담도 등 일반 내시경으로는 볼 수 없는 주변 장기들의 병변을 진단하는데 사용하는 기술이다.
진료영역 뿐 아니라 치료영역서도 폭 넓게 사용되면서 의료진들의 관심도 매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담관·담낭 배액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피부를 절개하는 개복술이나 복강경을 통해 '수술'을 진행했다. 반면 EUS를 활용하면, 내시경을 활용해서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이 가능해진다.
EUS 시연 행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EUS를 활용한 시술은 개복술이나 복강경에 비해 부작용이 낮다는 연구가 있는 등, 환자들에게도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은 시술"이라며 "수술로 진행했던 치료를 시술로 할 수 있게 되면서 내과의사들의 치료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 기술 선보인 '엠아이텍, 셀트리온'
기존 제품 단점 보완해 눈길
이번 학회에는 국내 기업들도 참가했다. 국내 스텐트 제조업체 엠아이텍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멀티홀 스텐트'를 내세워 참가자들을 맞았다. 특히 가상현실(VR)을 통한 멀티홀 스텐트 시술 시연을 제공해 해외 의료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멀티홀 스텐트는 구멍이 있는 피막형 담관 스텐트다. 담관에 암이나 염증 등으로 병변이 막혔을 때, 협착된 조직 사이에 끼워 담즙을 원활하게 흐르게 해주는 스텐트다. 기존 피막형 담관 스텐트에 1.8mm의 구멍을 일자로 뚫었다. 구멍이 있어, 담즙이 주된 통로 외에도 측관에서도 담즙의 배액을 돕는다.
기존 담관 스텐트는 스텐트 주변을 실리콘 등으로 완전히 감싼 피막형과 감싸지 않은 비피막형 두 가지로 나뉘었다. 비피막형은 스텐트 와이어의 틈 사이로 암세포 돋아나 다시 협착이 될 위험이 높았다. 이 경우, 향후 시술을 위해 스텐트를 제거하는데도 문제가 있었다.
반면 피막형은 위의 문제를 해결했으나, 조직과의 마찰이 적어 스텐트를 고정시키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각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 바로 '멀티홀 스텐트'다. 멀티홀 스텐트에 나있는 작은 구멍으로 조직이 미세하게 돋아나, 협착이 되지 않으면서도 스텐트의 고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히로유키 이사야마 일본 준텐도 대학병원 교수는 "피막형 제품으로 시술한 경우 약 30%에서 스텐트 이동 문제가 있었다"며 "반면 멀티홀 스텐트에선 5%로, 피막형 스텐트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곽재오 엠아이텍 영업마케팅본부 본부장은 "최근 담낭, 담도 질환에 대한 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당 부위에 사용되는 스텐트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국내외에서 멀티홀 스텐트를 찾는 의료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멀티홀 스텐트는 일본, 대만, 독일 러시아, 인도 등 19개 국에서 판매 중이며, 올해까지 약 9000여개의 스텐트가 판매됐다.
곽 본부장은"현재는 총담관 (CBD) 협착에 쓰이는 스텐트이지만, 내년에는 간문부 협착에 쓰일 수 있는 멀티홀 스텐트를, 2025년에는 초음파내시경을 통해 간내담관과 위를 잇는 HGS(Hepatico-gastrostomy) 스텐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단독부스를 차리고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에 대해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램시마SC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 헬스케어는 기존엔 정맥주사제형(IV) 뿐이던 인플릭시맙을 세계 최초로 SC 제형으로 만들어냈다.
램시마SC는 염증성 장질환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램시마 SC 제형은 인플릭시맙을 IV 제형으로 맞는 것에 비해 체내 약물농도가 더 높다. 이 경우 약효가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나타날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아시아는 인구가 많고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며 "렘시마는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있으며 향후에도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방콕=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