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디플레이션까지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월가의 인플레이션 논쟁이 뜨겁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등의 상승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아직도 미국 중앙은행(Fed)의 목표치 2%를 훨씬 웃돌고 있어서다.

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상승률은 10월 3.5%인데, 이를 3개월 연율로 환산하면 2.4%다. Fed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이다. Fed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이다. PCE는 Fed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CPI보다 더 비중 있게 참고하는 지표다.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과 고용주의 복리 후생비용 등 CPI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물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월가에선 물가상승률이 앞으로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국민들의 초과 저축액이 고갈되고 있는 데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30년 모기지 금리는 연 7% 이상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반면 경제가 식어가고 있긴 하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구인 건수는 팬데믹 때 수준을 여전히 상회하고 있고 물가 상승의 결정적 요인인 임금 상승률도 높다. 실제 미국의 비농업 부문 임금 상승률은 10월 4.1%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2~3%보다는 여전히 높다. 씨티그룹 앤드루 홀렌호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성이 연평균 1%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임금 상승률은 약 3~4%의 인플레이션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뉴욕 증시의 호황이 개인 투자자들의 더 많은 소비를 촉진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투자운용사 티로우프라이스의 블레리나 우루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의 회복력을 감안할 때 금융 상황의 추가 완화는 물가 압력을 재점화할 수 있는 수요에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