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천만 엿보는데…극장직원 "오지 마세요"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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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감독 영화 ‘서울의 봄’이 이번 주말 700만 관객 고지를 넘보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전날 20만여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2일 개봉과 동시에 정상에 올라 16일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547만1천여명으로 늘었다. 매출액 점유율은 64.7%였다. 극장가에서는 이번 주말 700만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14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는 '범죄도시3' 이후로 가장 빠른 흥행 추이를 보이는 진기록이다. 역대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들 중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국제시장'(2014) 보다 빠른 속도로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서울의 봄'이 입소문을 타며 주말 관객 수가 늘어났다는 점도 천만 기대감에 불을 붙였다. 상영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말 관객 수가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서울의 봄'은 개봉 이후 첫 주말(지난달 24∼26일) 149만4천여명을 모은 데 이어 두 번째 주말(이달 1∼3일)엔 170만2천여명을 모았다. 이런 역주행 현상에는 12.12사태를 경험하지 못한 MZ세대의 관심이 한몫했다.
CGV에 따르면 ‘서울의 봄’ 관객(5일 기준) 중 20대가 26%, 30대가 30%로 20·30대 관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12 군사반란과 영화 속 캐릭터가 비교적 익숙한 세대인 40대(23%), 50대(17%)보다도 높다. 숏폼, 코미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감상(OTT)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20·30대를 극장으로 불러들인 셈이다.
최근 엑스(X·구 트위터)를 중심으로 '서울의 봄' 관람후 심박수 인증샷을 올리는 챌린지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기도 했다. 반면 모처럼 흥행한 영화 탄생에 몸살을 앓는 MZ세대도 있어 눈길을 끈다.
L극장 직원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최근 익명 게시판에 "제발 영화 보러 오지 마세요. 정말 너무 힘듭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A 씨는 "최근 '서울의봄' 대박 나서 입장객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데 왜 직원은 없나 하셨을 거다"라며 "상영관은 더럽고 매점에서 주문하면 오래 기다리셨을 것이다. 직원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탄했다.
그는 "인력이 작년 대비 반 이상 줄었다. 동시간대 1~2명이 매회 차 매진되는 걸 겨우 받아내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장사 잘되면 인건비도 증가하니 아르바이트생도 쓰고 힘들어도 회사 매출이 증가하니 처우도 좋아지고 해서 기뻤는데 지금은 장사 잘되면 어차피 나만 힘드니까 그냥 관객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휴게시간은 1시간씩 강제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데 동시간대 직원 한명이 쉬러 가면 아르바이트생 혼자 매점 판매와 상영관 퇴출 업무를 다 해야 한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라며 "밥도 못 먹고 9시간 내내 서 있다가 집에 가곤 한다. 부디 근처 다른 영화관으로 가길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관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실무자기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후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면서 상영관의 매출은 급감했다.
정우성은 최근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배우들이 집에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콘텐츠를 즐겨보면서 관객들을 향해선 영화관에 와달라며 '한국 영화 어렵습니다. 극장 찾아주세요'하는데 그 구호가 무색하고 염치없다"면서 "나는 일을 할 때도 오전에 시간이 잠깐 비고 오후 촬영이면 요새 개봉하는 한국 영화를 극장 가서 본다. 예전엔 예매하고 가야 했는데 어느 순간 현매(현장 구매)가 쉬워졌다"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이어 "극장 로비에 관객들이 티켓 끊고 10~20분 기다리라고 소파들 놓지 않나. 얼마 전에 '소년들'을 보러 갔는데 소파가 다 없어졌더라"라며 "극장이 지금 어려운 거다. 소파에 사람들이 앉고 청소해야 하니까 인력이 필요하지 않나. 인력 감축을 위해 소파를 없앤 거다. 보고 바로 알았다. 저예산영화라도 극장에서 가서 봐야 실태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의 봄'은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를 막으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천만 관객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영화에는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이 담겼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전날 20만여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2일 개봉과 동시에 정상에 올라 16일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547만1천여명으로 늘었다. 매출액 점유율은 64.7%였다. 극장가에서는 이번 주말 700만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14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는 '범죄도시3' 이후로 가장 빠른 흥행 추이를 보이는 진기록이다. 역대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들 중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국제시장'(2014) 보다 빠른 속도로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서울의 봄'이 입소문을 타며 주말 관객 수가 늘어났다는 점도 천만 기대감에 불을 붙였다. 상영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말 관객 수가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서울의 봄'은 개봉 이후 첫 주말(지난달 24∼26일) 149만4천여명을 모은 데 이어 두 번째 주말(이달 1∼3일)엔 170만2천여명을 모았다. 이런 역주행 현상에는 12.12사태를 경험하지 못한 MZ세대의 관심이 한몫했다.
CGV에 따르면 ‘서울의 봄’ 관객(5일 기준) 중 20대가 26%, 30대가 30%로 20·30대 관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12 군사반란과 영화 속 캐릭터가 비교적 익숙한 세대인 40대(23%), 50대(17%)보다도 높다. 숏폼, 코미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감상(OTT)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20·30대를 극장으로 불러들인 셈이다.
최근 엑스(X·구 트위터)를 중심으로 '서울의 봄' 관람후 심박수 인증샷을 올리는 챌린지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기도 했다. 반면 모처럼 흥행한 영화 탄생에 몸살을 앓는 MZ세대도 있어 눈길을 끈다.
L극장 직원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최근 익명 게시판에 "제발 영화 보러 오지 마세요. 정말 너무 힘듭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A 씨는 "최근 '서울의봄' 대박 나서 입장객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데 왜 직원은 없나 하셨을 거다"라며 "상영관은 더럽고 매점에서 주문하면 오래 기다리셨을 것이다. 직원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탄했다.
그는 "인력이 작년 대비 반 이상 줄었다. 동시간대 1~2명이 매회 차 매진되는 걸 겨우 받아내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장사 잘되면 인건비도 증가하니 아르바이트생도 쓰고 힘들어도 회사 매출이 증가하니 처우도 좋아지고 해서 기뻤는데 지금은 장사 잘되면 어차피 나만 힘드니까 그냥 관객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휴게시간은 1시간씩 강제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데 동시간대 직원 한명이 쉬러 가면 아르바이트생 혼자 매점 판매와 상영관 퇴출 업무를 다 해야 한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라며 "밥도 못 먹고 9시간 내내 서 있다가 집에 가곤 한다. 부디 근처 다른 영화관으로 가길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관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실무자기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후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면서 상영관의 매출은 급감했다.
정우성은 최근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배우들이 집에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콘텐츠를 즐겨보면서 관객들을 향해선 영화관에 와달라며 '한국 영화 어렵습니다. 극장 찾아주세요'하는데 그 구호가 무색하고 염치없다"면서 "나는 일을 할 때도 오전에 시간이 잠깐 비고 오후 촬영이면 요새 개봉하는 한국 영화를 극장 가서 본다. 예전엔 예매하고 가야 했는데 어느 순간 현매(현장 구매)가 쉬워졌다"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이어 "극장 로비에 관객들이 티켓 끊고 10~20분 기다리라고 소파들 놓지 않나. 얼마 전에 '소년들'을 보러 갔는데 소파가 다 없어졌더라"라며 "극장이 지금 어려운 거다. 소파에 사람들이 앉고 청소해야 하니까 인력이 필요하지 않나. 인력 감축을 위해 소파를 없앤 거다. 보고 바로 알았다. 저예산영화라도 극장에서 가서 봐야 실태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의 봄'은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를 막으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천만 관객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영화에는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이 담겼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