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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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지속된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는 상승)했다. 최근 며칠 간의 상승폭을 되돌리며 1300원대 초반까지 낮아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8원50전 하락한 1306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당 원화 환율은 9원30전 내린 1316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장중 하락폭이 확대됐다. 한때 낙폭이 20원을 넘어서며 1304원60전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날 낙폭(18원50전)은 지난달 15일 28원10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당시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종료됐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린 것은 일본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화 강세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반영된 결과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전날 "부양책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면 어떤 통화정책 도구를 동원해야 할지 선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일본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등 시장 관계자 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BOJ가 내년 4월 긴축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는 견해가 54%에 이르렀다. 지난 10월 조사 당시 29%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우선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을 우선 폐지하고, 이후 단기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전망이 반영되면서 엔화 가치를 급격히 상승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외환시장에서 장중 엔·달러 환율이 전날 종가 대비 4% 하락하면서 달러당 141엔대까지 낮아졌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인덱스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같은 글로벌 통화 가치 변동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주면서 환율이 크게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장 마감시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7원15전이었다. 전날 같은 시각 기준가(905원38전)보다 1원13전 올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