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건, 진짜 역대급입니다"…고물가에 배달부터 끊는 20대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배민 11월 사용자 수 1900만 아래로
3개월째↓…2021년 3월 이후 최저치
요기요·쿠팡이츠로 고점比 반토막 수준
20대 낙폭 두드러져…예년 연말과 달라
고물가 장기화에 청년층 타격 여파
3개월째↓…2021년 3월 이후 최저치
요기요·쿠팡이츠로 고점比 반토막 수준
20대 낙폭 두드러져…예년 연말과 달라
고물가 장기화에 청년층 타격 여파
"오늘은 홀에 한 팀도 없고 배달도 없네요. 진짜 역대급인 것 같습니다."
20·30세대 지갑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배달 앱 수요가 감소세를 보인다. 그간 날씨가 추워지는 연말이면 바깥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 영향으로 배달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성이 있었으나, 이번 겨울에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고물가로 20~30대의 지갑 사정이 여유롭지 않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배달 앱 수요 '뚝'…20대 사용자 급감소
최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iOS+안드로이드, 중복포함)는 3개월째 하락해 1900만명 아래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다.배달의민족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요기요는 최근 570만여명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사용자 수가 거의 반토막이 났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300만명 아래까지 떨어진 후 구독 멤버십 와우할인 제도를 선보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고점인 지난 2021년 12월 702만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65% 수준에 그친다. 쿠팡 월 구독 서비스 와우에 가입한 이용자는 쿠팡이츠 주문금액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배달 앱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20·30세대 사용자 수 하락한 탓으로 파악된다. 특히 20대 사용자 수 급감이 두드러진다. 배달의민족의 20대 사용자 수는 한때 800만명에 가까웠으나 최근에는 600만명 중반대로 떨어졌다. 약 20%가 사라진 셈이다. 또 500만명 초·중반대에서 움직이던 30대 지표도 최근 400만명대 후반으로 2021년 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300만명을 웃돌던 요기요 20대 사용자 수는 최근 200만명 아래까지 떨어지면서 사용자 3분의 1이 날아갔다. 200만명이 넘던 요기요 30대 사용자 수는 최근 15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배달 앱들은 각종 할인 행사를 벌이며 연말 성수기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요식업은 올해 내내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지난 1분기 86.91을 기록한 후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식산업 경기 전망 지수는 3분기보다 4분기가 더 악화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대체로 이 지수의 추세는 현실이 돼왔다.
경기 침체 길어질텐데…요식업 위축 우려↑
전문가들은 장기화하는 고물가 여파에 청년층 타격이 극심해진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특히 20·30세대는 불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취업준비생 혹은 월급이 낮은 사회초년생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에 고물가 시대에 보통 배달비를 먼저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배달 앱 혹은 배달 부분 매출 규모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도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배달 비용 등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에 민감한 2030들이 지갑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경기 상황이 빠르게 해결되긴 어렵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비용 부분에서 군살을 빼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제적 부담이 증가한 2030들은 먼저 부가적 금액인 배달금액을 줄이려고 시도한다"며 "연말에 대면 약속이 늘어나면서 배달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현보/유지희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