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 가방만 사와도 항공권 건진다"…日 가서 명품 '오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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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에 일본 쇼핑객 급증
셀린느·티파니·이세이미야케등…
현지 명품 브랜드 오픈런까지
셀린느·티파니·이세이미야케등…
현지 명품 브랜드 오픈런까지
지난 2일 오전 10시 일본 후쿠오카의 백화점 명품 의류 매장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 매장 입구. 오픈런(매장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 손님 9명 중 1번 대기자 등 8명이 한국인 관광객이었다. 같은 백화점에 위치한 셀린느 매장 앞도 연신 한국인들로 붐볐다. 매장 입장을 기다리는 30여명 대부분이 한국어로 대화를 했다. 셀린느 가방을 사기 위해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는 김모 씨(32)는 “엔저에다가 백화점 할인, 세금 환급까지 받으면 한국보다 20% 넘게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열도 곳곳을 한국인 쇼핑객이 채우기 시작했다. 엔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본으로 쇼핑 여행을 떠나는 국내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제선 여객 수는 659만3000명(출발+도착)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735만2000명)의 90%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일본 노선 이용객은 186만명으로 2019년 10월(104만7000명)보다 78% 급증했다. 관광객 증가에 엔저까지 겹치면서 일본에서 쓰는 돈도 급증했다. 올해 3분기 일본 관광 관련 소비 총액은 1조3904억엔(12조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선 쇼핑한 물품을 널어놓아 인증하는 '쇼핑 떼샷'을 올리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본에서 상품 할인을 받거나 세금 환급(택스 리펀드)을 하는 방법 등 쇼핑과 관련한 여행 정보들을 공유하는 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일본여행 계획이 있다면 셀린느에 가보라"며 "한국 대비 (제품 가격이) 50만~60만원 저렴하고 여기에 외국인 게스트 쿠폰 5%, 텍스리펀드 8%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셀린느 미니 클로드 제품을 130만원가량 주고 구입했다고 인증했다. 이 제품의 한국 판매가는 170만원이다. 다른 누리꾼은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구매 인증샷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리턴 투 티파니 하트 태그 브레이슬릿 팔찌'의 일본 가격은 110만원, 한국 가격은 132만원이다.
이 외에도 ‘셀린느 가방, 꼼데가르송 카디건 한 벌만 잘 사도 항공료 건진다’, ‘제주도 가서 오겹살 사 먹느니 일본 가서 와규 먹는 게 싸게 먹힌다’ 등의 댓글이 게시돼 있다.
국내 항공사는 엔데믹과 함께 일본 취항에 집중하고 있다. 11월 한일 노선에는 주 1100편이 취항했다. 2019년 1월의 91% 수준이지만 과거보다 큰 기종이 많이 투입됐고 대도시 취항은 도리어 늘었다는 게 일본정부관광국의 설명이다. 3대 인기 노선인 도쿄·오사카·후쿠오카 외에도 히로시마·가고시마·다카마쓰 같은 소도시 취항도 회복되는 추세다. 항공사 경쟁이 치열하니 항공료도 싸다. 할인 행사 기간이 아닌데도, 12월 인천~오사카 항공권을 20만대에 살 수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엔저 기조를 계속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전날 종가보다 약 4% 급락해 141.7까지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엔화 가치가 지난 8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일본은행이 ‘초완화’ 통화정책 종료에 대한 의견을 내비치면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금리를 0%로 유지할지 0.1%로 올릴지, 단기금리는 어떤 속도로 올라갈지 등은 경제와 금융 국면에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관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마침내 플러스 금리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풀이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일본 열도 곳곳을 한국인 쇼핑객이 채우기 시작했다. 엔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본으로 쇼핑 여행을 떠나는 국내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제선 여객 수는 659만3000명(출발+도착)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735만2000명)의 90%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일본 노선 이용객은 186만명으로 2019년 10월(104만7000명)보다 78% 급증했다. 관광객 증가에 엔저까지 겹치면서 일본에서 쓰는 돈도 급증했다. 올해 3분기 일본 관광 관련 소비 총액은 1조3904억엔(12조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선 쇼핑한 물품을 널어놓아 인증하는 '쇼핑 떼샷'을 올리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본에서 상품 할인을 받거나 세금 환급(택스 리펀드)을 하는 방법 등 쇼핑과 관련한 여행 정보들을 공유하는 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일본여행 계획이 있다면 셀린느에 가보라"며 "한국 대비 (제품 가격이) 50만~60만원 저렴하고 여기에 외국인 게스트 쿠폰 5%, 텍스리펀드 8%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셀린느 미니 클로드 제품을 130만원가량 주고 구입했다고 인증했다. 이 제품의 한국 판매가는 170만원이다. 다른 누리꾼은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구매 인증샷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리턴 투 티파니 하트 태그 브레이슬릿 팔찌'의 일본 가격은 110만원, 한국 가격은 132만원이다.
이 외에도 ‘셀린느 가방, 꼼데가르송 카디건 한 벌만 잘 사도 항공료 건진다’, ‘제주도 가서 오겹살 사 먹느니 일본 가서 와규 먹는 게 싸게 먹힌다’ 등의 댓글이 게시돼 있다.
국내 항공사는 엔데믹과 함께 일본 취항에 집중하고 있다. 11월 한일 노선에는 주 1100편이 취항했다. 2019년 1월의 91% 수준이지만 과거보다 큰 기종이 많이 투입됐고 대도시 취항은 도리어 늘었다는 게 일본정부관광국의 설명이다. 3대 인기 노선인 도쿄·오사카·후쿠오카 외에도 히로시마·가고시마·다카마쓰 같은 소도시 취항도 회복되는 추세다. 항공사 경쟁이 치열하니 항공료도 싸다. 할인 행사 기간이 아닌데도, 12월 인천~오사카 항공권을 20만대에 살 수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엔저 기조를 계속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전날 종가보다 약 4% 급락해 141.7까지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엔화 가치가 지난 8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일본은행이 ‘초완화’ 통화정책 종료에 대한 의견을 내비치면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금리를 0%로 유지할지 0.1%로 올릴지, 단기금리는 어떤 속도로 올라갈지 등은 경제와 금융 국면에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관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마침내 플러스 금리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풀이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