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도시의 흥망 좌우하는 3가지…교육·주택·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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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
이언 골딘·톰 리-데블린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320쪽│1만8800원
前 세계은행 부총재 등 분석
지구촌 인구 태반이 도시 생활
도시 개혁은 인류 생존과 직결
살기 좋은 도시를 떠받치는 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
도시 문제 쉽게 정리한 입문서
원론적인 해법 제시는 아쉬워
이언 골딘·톰 리-데블린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320쪽│1만8800원
前 세계은행 부총재 등 분석
지구촌 인구 태반이 도시 생활
도시 개혁은 인류 생존과 직결
살기 좋은 도시를 떠받치는 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
도시 문제 쉽게 정리한 입문서
원론적인 해법 제시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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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도시의 흥망 좌우하는 3가지…교육·주택·교통](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AA.35280613.1.jpg)
요즘 도시들의 화두와 대안이 궁금하다면 4장부터 읽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책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도시 간 불균형, 일과 공동체의 중심으로서 도시, 사회 분열을 막기 위해 도시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등을 탐구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후변화를 막는 데 도시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도시는 세계 탄소 배출량의 70%를 발생시키지만 고밀도 도시 생활이 시골 생활보다 배출 집약도가 낮다는 것이다. 대중교통이나 건물 에너지 효율화 등을 통해 도시가 탄소 배출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본다. 인구밀도가 낮고 대중교통을 찾아보기 힘든 시골은 오히려 1인당 탄소 배출량이 많다. 기후변화를 위해서는 도시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책은 3개국이 모두 급속 발전으로 빈곤에서 벗어났으며 그 과정에서 도시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 나라가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번영한 도시들을 갖게 된 비결을 제조업 발전에서 찾으면서, 동시에 제조업 중심 일자리가 자동화 등으로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저자들은 공정한 교육, 공정한 주택, 공정한 대중교통이 ‘도시를 좋은 곳으로 만드는 3개의 기둥’이라고 주장한다. 누구든 부정하기 힘든 대안이지만 부족한 디테일이 아쉽다. 예컨대 대중교통비 부담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하면서도 대중교통 수입의 대부분을 승차권 판매에 의존하는 재정 구조를 지적한다. 승차권 판매 외의 방법으로 재정 건전성을 획득한 사례 등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놨다.
지식 경제 중심의 새로운 도시를 구축하려면 정부는 세금 감면 같은 장려책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쉽게 만들어야 하고,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고용주가 찾고 있는 숙련 노동자를 확보하며, 지역으로의 낙수효과를 위해 운송 인프라를 손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긴, 문제가 복잡한데 답이 단순할 리가 있나.
저자들은 서문에서 에드워즈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를 비롯해 책 집필 과정에서 참고했거나 영감을 받은 책들을 상세히 밝혀 놓았다. <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를 통해 이제 막 도시의 운명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훌륭한 독서 가이드가 돼줄 목록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