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한 카페. 주문을 마친 뒤 점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라는 인사말을 건네자 “해피 홀리데이스(Happy Holidays)”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점원은 “혹시 방금 내가 한 말이 기분 나빴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기분 나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미국이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인사말을 두고 좌우로 갈리고 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이 미국의 전통을 반영한다는 보수층의 주장과 비(非)기독교인을 배척하는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진보층의 주장이 맞붙으면서다. ‘해피 홀리데이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미국 전역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 진보진영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기독교 축일인 만큼, 비슷한 시기에 있는 유대인 축일 ‘하누카’(Hanukkah·12월25일~1월2일), 흑인 축제 ‘콴자’(Kwanzaa·12월 26일~1월 1일)을 포함해 ‘해피 홀리데이스’로 부르자고 주장해왔다. 해피 홀리데이스는 2009년 출범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말 카드에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을 일절 쓰지 않았고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장식도 생략했다. 그렇다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만 사용됐던 건 아니었다. 공화당 소속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역시 2006년 크리스마스 대신 ‘홀리데이’라는 표현을 썼다. 다양성을 포용해야 한다는 논리에서였다.‘크리스마스 전쟁’이라 불리는 연말 인사말을 둘러싼 좌우 갈등은 그 뒤로도 계속됐다. 그동안은 주로 진보층에서 ‘메
중국 당국이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다. 내년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26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PBOC)은 3000억 위안 규모의 1년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Medium-Term Lending Facility) 금리를 연 2.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PBOC는 MLF를 통해 금융 시스템에서 순 1조 1500억 위안(약 230조 3450억원)을 회수했다.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다.MLF는 PBOC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Reverse Repo)과 함께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정책 수단이다. 인민은행은 MLF를 통해 사실상 기준금리의 역할을 하는 대출 우대금리(LPR)를 조정한다. 최근 PBOC는 MLF를 주요 정책 금리로 간주하는 대신, 시장 차입 비용을 유도하기 위해 7일물 역레포 금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7일물 금리는 9월 말 20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 이후 유지되고 있다.밍 밍 중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MLF 금리 동결은 예상된 결과”라며 “2025년에는 금리가 40~50bp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유동성 회수가 은행 지급준비율(RRR) 인하 가능성을 높였으며, 연말까지 관련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이달 초 중국 당국은 적절히 완화된 통화 정책과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중국 시장에서는 내년에 대규모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전망에 중국 국채 수익
올해 10월 라오스에서 열린 제25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1989년 한-아세안 관계 수립 이후 최고의 파트너십 관계 설정이며, 다양한 의제들이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으로 동남아 국가들과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에 대한 내용이었다. 공동성명에서 아세안은 남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고 국제법에 따른 '항행의 자유'에 대해 지속적인 지지를 천명하며 중국에 공동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아세안에 별 관심 없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고, 대만을 포함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훈련과 순찰 활동이 강화되면서 남중국해 분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온 나라는 필리핀과 베트남이다. 필리핀의 전임 두테르테 대통령은 영토를 양보하진 않겠지만 중국과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친중적인 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2022년 친미 성향의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취임하고 올해 6월, 중국 해경에 의한 필리핀 해경 손가락 절단 사건으로 전국민적인 반중 의식이 높아지며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에는 비록 긴급 차관급 회담으로 평화로운 상황 관리를 합의하긴 했지만 지난 12월 4일 다시 양국 해경은 물대포를 쏘며 충돌하였다. 이틀 뒤였던 12월 6일, 필리핀이 중국 보란 듯이 미국, 일본과 연합 해상 훈련에 참여하고 12일에는 미 공군과 연합 훈련을 실시하자, 중국은 지난 20일 남중국해 진입한 필리핀 항공기를 쫓아내며 다시 긴장이 높아졌다.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은 불필요한 충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