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네덜란드 국빈방문 전 AFP 서면인터뷰…"和·美·日과 반도체 협력 대폭 강화"
"반도체 글로벌공급망 지정학 리스크↑…반도체 공급망 이슈 다룰 제도적 틀 마련"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국빈 방문차 출국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AFP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자료를 통해 전했다.

ASML은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미국은 전략 자산인 반도체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닌 네덜란드의 ASML과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같은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함으로써 중국의 군사적 전략자산 사용을 차단하고 관련 공급망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한 국제 정세 속에서 윤 대통령은 11일∼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기간에 ASML 본사를 방문한다.

특히 외국 정상 중 최초로 ASML '클린룸'을 직접 둘러보고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윤 대통령의 ASML 방문에는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협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며 "반도체는 한-네덜란드 협력 관계의 중심축"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연구개발과 설계, 제조 장비 기업들을 대거 보유, 촘촘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갖춘 네덜란드와 다각도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세계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은 양국 모두의 핵심 이익과 직결된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룰 체계적인 제도적 틀이 마련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등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반도체가 산업·기술·안보 측면에서 전략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심 산업이 미국과 중국 경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은 앞으로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일본 등 주요국들과 반도체 협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尹 "ASML 방문,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에 중요 전환점"
윤 대통령은 "(한국과 네덜란드는) 가장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에 기여해왔다"며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네덜란드 방문이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경제가 안보이고 안보가 경제인 시대'라는 공감대 아래 경제안보 분야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최우선 과제로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메모리반도체 공급의 약 60%를 차지한다"며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수천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는 ASML을 비롯해 세계 최고의 원자층증착(ALD) 장비 업체인 ASM, 차량용 반도체 세계 선두 주자인 NXP 등을 보유한 '반도체 강국'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부부가 주관하는 공식 환영식 및 왕궁 리셉션, 친교 오찬 및 국빈 만찬뿐 아니라 마르크 뤼터 총리와의 단독 면담 및 정부 오찬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뤼터 총리 간 회담 및 업무 오찬에서도 반도체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