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성지 됐다'…CU의 '특별한 실험' 돌풍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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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서 보던 라면 먹으러 왔어요"
도서관 컨셉에 봉지라면만 115종…외국인·라면매니아 '정조준'
도서관 컨셉에 봉지라면만 115종…외국인·라면매니아 '정조준'
“한국 라면은 유튜브에서 ‘먹방’(먹는 방송)으로만 봤어요. 처음 먹어보는 거라 설렙니다.”
지난 10일 서울 서교동 홍대 거리의 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니 책꽂이 모양의 라면 진열대가 매장 한 쪽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컵라면 모양의 매장 중앙 테이블에서 라면을 먹던 엘리즈 리(13)씨는 “부모님과 함께 일주일 간 한국에 여행 중에 점심을 먹으러 왔는데 라면 종류가 많아 고르는 재미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대상상점은 CU가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라면에 특화해 만든 점포다. ‘라면 도서관’ 콘셉트로 총 225종의 라면을 판매한다. CU는 가로 6m, 세로 2.5m 크기의 100칸짜리 초대형 라면 전용 진열장엔 국내외 봉지라면 105종을 진열했다. 한국 라면 90종에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라면 15종도 갖췄다. 여기에 120종의 컵라면까지 더하면 이 점포에서 판매되는 라면 종류만 225종으로 전국 편의점 중 가장 많다. 이 점포에선 라면 매출의 72.6%가 봉지 라면에서 나온다. 일반 점포에선 컵라면 매출 비중이 80% 가까이 되는 것과 상반된다. 봉지라면 종류가 다른 점포 평균(30종) 대비 3배 이상 많은데다 서울 한강시민공원의 명물로 자리잡은 즉석 라면 조리기가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점심 식사를 위해 이 점포를 찾는 소비자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실제 지난 4~10일 이 점포 라면 매출의 62%가 오전 11시~오후 5시 사이에 집중됐다. 간단한 간식이나 야식으로 컵라면을 찾는 소비자 비중이 높아 저녁 시간대 이후에 라면 매출이 집중되는 다른 점포들과 차이를 보인 것이다. 라면 구매 소비자의 80%가 다른 상품을 동반 구매하며 전체 매출 상승도 끌어내고 있다. 매장 면적의 상당 부분을 라면 매대와 취식 공간에 할애해 전체 매출엔 부정적일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 배치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한국인 소비자에 비해 1인당 구매 단가가 더 높게 나타났다. 매장에서 직접 라면을 끓여먹은 뒤 기념품용으로 라면을 종류별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CU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매운맛과 순한맛, 고기류와 해물류를 구분해서 라면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았다. 처음 보거나 평소에 잘 보지 못하던 추억의 상품들 위주로 구매하던 한국인 소비자들과는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인 것이다. 이날 만난 일본인 관광객 우메자와 사키코씨는 “일본에서 ‘신라면’ 인기가 워낙 높아 한국 라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그 전엔 신라면과 ‘너구리’만 먹어봤는데 오늘은 매장서 처음 본 ‘진짬뽕’을 먹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매울까 봐 고추기름을 넣을까 말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자 CU는 외국인 편의성 제고에 나섰다. 이른 시일 내에 현재 6구의 즉석 라면 조리기를 늘리고 한국 라면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을 위해 라면의 매운 맛 단계를 세밀화해서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황지선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팀장은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K푸드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만큼 K라면을 한데 모은 이색 편의점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차별화 점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김동주 기자 0full@hankyung.com
지난 10일 서울 서교동 홍대 거리의 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니 책꽂이 모양의 라면 진열대가 매장 한 쪽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컵라면 모양의 매장 중앙 테이블에서 라면을 먹던 엘리즈 리(13)씨는 “부모님과 함께 일주일 간 한국에 여행 중에 점심을 먹으러 왔는데 라면 종류가 많아 고르는 재미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봉지라면 매출이 컵라면 매출의 '두 배'
편의점 CU의 ‘라면 실험’이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4일 문을 연 ‘CU홍대상상점’의 일주일(4~10일) 간 일평균 라면 판매량은 500개로 전체 점포 평균 대비 10배 이상 높았다. 라면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일반 점포(3%)에 비해 크게 높았다.홍대상상점은 CU가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라면에 특화해 만든 점포다. ‘라면 도서관’ 콘셉트로 총 225종의 라면을 판매한다. CU는 가로 6m, 세로 2.5m 크기의 100칸짜리 초대형 라면 전용 진열장엔 국내외 봉지라면 105종을 진열했다. 한국 라면 90종에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라면 15종도 갖췄다. 여기에 120종의 컵라면까지 더하면 이 점포에서 판매되는 라면 종류만 225종으로 전국 편의점 중 가장 많다. 이 점포에선 라면 매출의 72.6%가 봉지 라면에서 나온다. 일반 점포에선 컵라면 매출 비중이 80% 가까이 되는 것과 상반된다. 봉지라면 종류가 다른 점포 평균(30종) 대비 3배 이상 많은데다 서울 한강시민공원의 명물로 자리잡은 즉석 라면 조리기가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점심 식사를 위해 이 점포를 찾는 소비자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실제 지난 4~10일 이 점포 라면 매출의 62%가 오전 11시~오후 5시 사이에 집중됐다. 간단한 간식이나 야식으로 컵라면을 찾는 소비자 비중이 높아 저녁 시간대 이후에 라면 매출이 집중되는 다른 점포들과 차이를 보인 것이다. 라면 구매 소비자의 80%가 다른 상품을 동반 구매하며 전체 매출 상승도 끌어내고 있다. 매장 면적의 상당 부분을 라면 매대와 취식 공간에 할애해 전체 매출엔 부정적일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 배치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라면 매출의 6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
‘K라면 성지’라는 입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반응도 높다. 지난 4~10일 이 점포의 라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편의점 라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으로부터 나온 것은 서울 명동 성수동 등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지점에서도 거의 없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다양한 종류의 라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다가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즉석 라면 조리기로 라면을 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한국인 소비자에 비해 1인당 구매 단가가 더 높게 나타났다. 매장에서 직접 라면을 끓여먹은 뒤 기념품용으로 라면을 종류별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CU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매운맛과 순한맛, 고기류와 해물류를 구분해서 라면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았다. 처음 보거나 평소에 잘 보지 못하던 추억의 상품들 위주로 구매하던 한국인 소비자들과는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인 것이다. 이날 만난 일본인 관광객 우메자와 사키코씨는 “일본에서 ‘신라면’ 인기가 워낙 높아 한국 라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그 전엔 신라면과 ‘너구리’만 먹어봤는데 오늘은 매장서 처음 본 ‘진짬뽕’을 먹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매울까 봐 고추기름을 넣을까 말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자 CU는 외국인 편의성 제고에 나섰다. 이른 시일 내에 현재 6구의 즉석 라면 조리기를 늘리고 한국 라면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을 위해 라면의 매운 맛 단계를 세밀화해서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황지선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팀장은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K푸드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만큼 K라면을 한데 모은 이색 편의점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차별화 점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김동주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