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거래일만에 상승한 유가…"사우디 감산 노력에도 흔들"[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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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7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ECD)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1.89달러(2.73%) 오른 71.23달러에 장을 마쳤다. 7거래일 만에 상승한 것이지만, 유가는 이번 주에만 4% 가까이 하락하며 여전히 비관론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까지 WTI는 7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 낙폭은 20%에 이른다. WTI 가격이 7주 연속 하락했던 경우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유가는 미국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수요 불안이 완화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11월 비농업 고용은 19만9000명을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에 미국 경기가 여전히 견고하며 내년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조기에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꺾였지만 경기 흐름에 대한 낙관론은 다소 회복된 것이다.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 규모를 다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유가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 미국 정부는 "최소 내년 5월까지 전략비축유를 최대 300만배럴 매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11월 미국 고용 호조가 국제 유가의 하락세라는 큰 흐름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오안다의 크렉 엘럼 선임 시장 분석가는 "유가의 전반적인 하락세는 시장 참가자들이 OPEC+의 자발적 감산에 얼마나 실망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며 "투자자들은 특히 내년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원유 증산분이 OPEC의 감산분을 메우면서 석유시장에서 사우디와 OPEC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가 지난 2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 연장 등 노력을 기울여 온 사우디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OPEC+는 올해 감산에 이어 더 연장해 내년 1분기까지 하루 220만배럴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이중 사우디와 러시아가 130만배럴 감산을 주도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여기에 추가 감산이 가능하다고 예고했지만 올해 미국이 원유 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시장에서 감산 기조가 힘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이달초 미국의 하루 원유 수출량은 역대 가장 많은 600만배럴을 돌파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