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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기준만 지키면 층간소음 사라지나…갈길 먼 소음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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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비 늘어 분양가에도 영향?…건설사 '비상'
    측간소음은?…"실효성 있는 소음 측정방식 도입해야"
    시민단체 "층간소음 5% 표본조사로는 부족…알맹이 빠진 대책"
    정부 기준만 지키면 층간소음 사라지나…갈길 먼 소음 대책
    사회 문제로 떠오른 층간소음을 잡기 위해 정부가 '아파트 준공 승인 불허'라는 대책까지 내놓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건설사들의 책임을 강화한 것은 긍정적이나, 기존 층간소음 측정 방식이나 기준으로 층간소음을 제대로 잡을 수 있는 것인지 문제 제기가 여전하다.

    시민단체에선 "알맹이 빠진 대책"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며 전 세대 층간소음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 '준공 불승인' 강수에 건설사 비상
    11일 정부 발표의 핵심은 층간소음 검사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아파트에 대한 시공사의 보완 공사를 의무화하고, 보완되지 않으면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파트를 다 짓고 현장에서 검사하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층간소음 표본조사 대상은 전체 가구의 2%에서 5%로 확대하기로 했다.

    건설사의 책임을 강화한 조치에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방음 수준이 소비자들이 아파트를 선택하는 주요 기준이 되면서 건설사들은 자체적으로 새로운 마감재와 바닥 설계 개발에 나선 상태다.

    층간소음 측정 기준 자체가 강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준공 불승인'이라는 일종의 처벌 규정이 생기는 셈이라 공사를 더 꼼꼼히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사비가 일부 늘어나며, 이 비용이 분양가에 전가될 수도 있다.

    바닥을 두껍게 시공하거나 특수 재료를 사용하면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

    건물 높이가 같을 때 기존 공법으로는 30층까지 올릴 수 있지만 바닥을 두껍게 하면 29층만 지을 수 있어 건설사의 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A건설사 관계자는 "규정이 엄격해지면 공사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대형 건설사보다 여건상 층간소음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중소·중견 건설사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건설사들이 현재의 시공 기준만 제대로 지킨다면 기준 미달로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정을 지키는 건설사는 추가 비용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은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층간소음과 관련한 규정이 없었던 게 문제가 아니라 이미 갖춰진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던 게 문제"라며 "기존 규정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것은 유의미한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부 기준만 지키면 층간소음 사라지나…갈길 먼 소음 대책
    ◇ '측간소음'은?…"실제 상황 반영한 조사·연구 필요"
    그러나 지금 방식의 층간소음 측정이 유효한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업계에선 단순히 위아래층의 평면 층간소음을 측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실제 상황을 반영한 연구와 시뮬레이션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내 아파트 대부분은 벽체 위에 슬래브를 얹는 벽식 구조로 짓는다.

    벽식구조는 벽으로 각 세대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소음이 발생하면 대각선, 아래, 옆 등 사방으로 번진다.

    층간소음인지, 측간소음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B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정해진 공간에서 정해진 방법으로 층간소음을 측정하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소음보다 수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실제 아파트는 위아래뿐 아니라 양옆으로도 연쇄적으로 붙어있기 때문에 측간소음 문제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연구소에서 층간소음을 막기 위한 여러 시공법을 시험한 뒤 공사해도 실제로는 입주자가 소음 방지 시공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정부 기준만 지키면 층간소음 사라지나…갈길 먼 소음 대책
    ◇ 경실련 "고강도 대책으로 포장…알맹이 없는 대책"
    당장 시민단체에서는 '정부가 고강도 대책으로 포장했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체 가구의 5% 뽑아서 하는 샘플조사만으로는 층간소음을 제대로 검사할 수 없다면서 점진적으로 전수조사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은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부장은 "시공사 책임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건설현장 작업자의 숙련도나 시공사의 품질 관리에 따라 층간소음 차단 여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샘플 20% 조사에서 시작해 전수조사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층간소음 기준에 미달했을 때 사후 보강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건설업 연구기관 관계자는 "건물을 다 뜯어내고 재시공하지 않는 이상 층간소음을 잡기 위한 보강 시공법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대적인 재시공은 입주민 입장에서도 입주가 늦어져 큰 문제가 된다"고 했다.

    신축 아파트 관리를 강화해도 구축 아파트의 층간소음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앞서 정부는 이미 지어진 아파트에 대해선 소음 저감 매트 시공 비용을 최대 300만원까지 저리로 빌려주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국토부는 올해 5천가구가 융자를 받아 소음 저감 매트를 설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 150억원을 편성해뒀으나, 자기 돈을 들여야 하는 탓에 호응이 극히 낮았다.

    올해 21가구를 지원한 데 그쳤다.

    내년도 매트 설치 지원 예산은 27억원(900세대)으로 대폭 줄었다.

    정부는 2025년부터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구에는 매트 설치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외에는 기존 아파트의 층간소음 저감 방안을 마땅히 내놓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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