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사진=한경DB
배우 유아인/사진=한경DB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이 첫 재판을 앞두고 어떤 입장을 밝힐지 이목이 쏠린다.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 심리로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유아인과 그의 지인인 최모 씨(32)의 1차 공판이 진행된다.

유아인의 첫 공판기일은 당초 지난달 14일로 예정됐지만, 유아인 측이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미뤄지게 됐다. 이후 유아인은 법률대리인을 정비하고, 추가 선임계를 제출했다.

유아인이 사건 초기 선임했던 인피니티 법률사무소 측은 사임서를 제출하며 변호인단에서 제외됐다. 해당 법률사무소가 사임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피니티 법률사무소는 대검찰청 인증 마약 수사전문검사 출신으로 배우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등이 연루됐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을 수사했던 박성진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로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유아인의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동진과 법무법인 해광 등에 소속된 변호사 등 총 5명으로, 이들 중엔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대검찰청 마약과장 출신, 마약 수사전문 검찰 출신 등이 포함됐다. 2019년 버닝썬 게이트 당시 논란이 됐던 '승리-정준영'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자료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공익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14개 의원에서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9635.7mL, 미다졸람 567mg, 케타민 11.5mL, 레미마졸람 200mg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스틸녹스정과 자낙스정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매수하거나, 자신의 아버지, 누나 등 6명 명의로 약을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그는 지인에게 누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고 누나 행세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직접 의사에게 아버지에게 전달할 약을 처방해달라고 하는 등의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유아인은 지난 2월 마약 혐의가 언론에 보도되자, 지인들과 수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휴대전화를 다 지우라"며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특히 지난 1월 지인인 최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대마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아인은 로스앤젤레스 숙소 내 야외 수영장에서 일행과 대마를 흡연했으며, 브이로그 영상 촬영을 위해 수영장을 찾은 한 유튜버가 이 장면을 목격하자, "너도 한번 이제 해볼 때가 되지 않았냐"며 대마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버가 자신의 대마 흡연 사실을 외부에 알릴 것을 우려해 그를 '공범'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유아인이 대마 흡연 경험이 없는 유튜버가 대마를 입에 대고 피우는 시늉만 하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깊이 들이마시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유아인과 최씨에 대해 2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모두 기각되자, 두 사람을 지난달 19일 불구속기소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