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차기 회장 '3파전' 예상
DG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 확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태오 회장(69)이 연령 제한으로 3연임이 불가능한 가운데 유력한 외부 출신 인사가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않자 황병우 대구은행장(56) 등 내부 인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62)은 DGB금융 회장 후보 추천 업무를 맡은 헤드헌팅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관·기업영업 전문가로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에서 첫 3연임 은행장을 지낸 허 부회장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DGB금융 회장 적임자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경북에서 활동한 금융인이 DGB금융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회장은 ‘만 67세 초과 시 회장에 선임·연임될 수 없다’고 규정한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고치지 않고선 차기 회장 선임이 불가능하다. 이사회 결정으로 개정이 가능하지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가동 이후 규정을 바꾸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회장 후보 자격을 ‘금융기관 20년 이상 종사자’로 하면서 정부부처 등 금융당국 근무 경력이 제외돼 관료 출신은 후보가 될 수 없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외부 후보로는 2018년 DGB금융 회장 최종 후보에 오른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65)과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64)이 거론된다.

내부에선 김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황 행장이 가장 앞서가는 가운데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60)과 박인규 전 회장 시절 그룹을 이끈 김경룡 전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63)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DGB금융은 외부 후보군 선정 작업을 마치고 평판 조회 등을 한 뒤 이달 말께 10명 안팎의 1차 후보군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