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CEO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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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한국금융투자협회장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 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나리지.’ 윤동주 시인이 1936년 12월에 쓴 ‘눈’이라는 시다. 올해도 어김없이 첫눈이 내렸다. 눈이 오면 강아지만 펄쩍 뛰면서 좋아한다고들 하는데, 사실은 사람들도 설렌다. 다들 첫눈 오는 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셨는지.
시인에게는 겨울이 하나의 시상이 되기도 하지만, 아직 겨울은 ‘추위’라는 현실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미약하지만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겨울철 김장 봉사와 연탄 배달 등을 해오고 있다. 얼마 전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협회 임직원들과 함께 연탄 봉사를 다녀왔다. 바쁜 중에 고맙게도 봉사활동과 기부에 뜻을 같이해주셔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평소 딱딱한 회의 석상에서 주로 뵙다가 노상에서 서로 도와가며 연탄을 주고받으니 더 따뜻한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연탄을 나르는 줄을 좁게 설지, 넓게 설지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일하다 보니 내년 업무도 이렇게 마음 맞춰서 잘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아주 작은 기부지만 누군가의 추위를 덜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 우리 금융투자업계는 작지만 다방면으로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업황이 녹록지 않지만 이런 활동이 지속되고 더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협회장이라는 특성상 많은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게 된다. 대부분 따뜻한 마음과 예리한 시각을 갖고 있다. 좋은 의견을 말씀해주시고, 격려해주시기도 한다.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올해 우리 업계는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낳은 고물가의 여파로 주식시장도 힘들었고,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도 많았다. 내년에는 투자자 신뢰 확립을 위해 업계와 함께 더욱 매진해 나갈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조그맣게 농사를 짓고 있다. 농부의 입장에서 겨울은 쉬어가는 계절이다. 나도 쉬고, 땅도 쉬어간다. 눈 덮인 땅을 보면 ‘눈’이라는 시처럼 정말 한 해 동안 고생했다고 덮어주는 이불 같다. 반면 회사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간다. 저녁 모임도 많고, 결산과 내년 계획, 봉사활동 등으로 바쁘다. CEO의 겨울은 통상 그렇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내기에는 아쉬운 달이기도 하다. 올 한 해를 복기하고, 내년 한 해를 포석하는 귀중한 시간이니까 말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으니 종이 한 장, 연필 하나 꺼내 들고 적어보자. 회사 일도 좋지만 내년의 다짐, 개인적인 소망, 혹은 짧은 시나 가족들에게 주는 손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 12월은 그런 달이니까.
시인에게는 겨울이 하나의 시상이 되기도 하지만, 아직 겨울은 ‘추위’라는 현실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미약하지만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겨울철 김장 봉사와 연탄 배달 등을 해오고 있다. 얼마 전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협회 임직원들과 함께 연탄 봉사를 다녀왔다. 바쁜 중에 고맙게도 봉사활동과 기부에 뜻을 같이해주셔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평소 딱딱한 회의 석상에서 주로 뵙다가 노상에서 서로 도와가며 연탄을 주고받으니 더 따뜻한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연탄을 나르는 줄을 좁게 설지, 넓게 설지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일하다 보니 내년 업무도 이렇게 마음 맞춰서 잘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아주 작은 기부지만 누군가의 추위를 덜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 우리 금융투자업계는 작지만 다방면으로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업황이 녹록지 않지만 이런 활동이 지속되고 더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협회장이라는 특성상 많은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게 된다. 대부분 따뜻한 마음과 예리한 시각을 갖고 있다. 좋은 의견을 말씀해주시고, 격려해주시기도 한다.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올해 우리 업계는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낳은 고물가의 여파로 주식시장도 힘들었고,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도 많았다. 내년에는 투자자 신뢰 확립을 위해 업계와 함께 더욱 매진해 나갈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조그맣게 농사를 짓고 있다. 농부의 입장에서 겨울은 쉬어가는 계절이다. 나도 쉬고, 땅도 쉬어간다. 눈 덮인 땅을 보면 ‘눈’이라는 시처럼 정말 한 해 동안 고생했다고 덮어주는 이불 같다. 반면 회사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간다. 저녁 모임도 많고, 결산과 내년 계획, 봉사활동 등으로 바쁘다. CEO의 겨울은 통상 그렇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내기에는 아쉬운 달이기도 하다. 올 한 해를 복기하고, 내년 한 해를 포석하는 귀중한 시간이니까 말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으니 종이 한 장, 연필 하나 꺼내 들고 적어보자. 회사 일도 좋지만 내년의 다짐, 개인적인 소망, 혹은 짧은 시나 가족들에게 주는 손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 12월은 그런 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