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메신저인 채널톡 운영사 채널코퍼레이션은 SaaS 시장 확대와 함께 지난 4년간 466%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회사 직원들이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채널코퍼레이션 제공
기업용 메신저인 채널톡 운영사 채널코퍼레이션은 SaaS 시장 확대와 함께 지난 4년간 466%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회사 직원들이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채널코퍼레이션 제공
‘연 65.48% 성장, 지난해 매출 546억원, 평균 직원 수 112명….’

한국경제신문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공동으로 선정한 ‘2024 대한민국 성장챔피언’ 150개사의 평균값이다. 이들 회사는 매출 증가세를 등에 업고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해외 진출에 나서는 등 탄탄한 성장전략을 다듬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K성장챔피언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산업생태계별 지형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긱이코노미' 크몽·'기업 메신저' 채널톡…트렌드 이끄는 챔피언

주류가 된 B2B SaaS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분야는 몇 년 새 주류 산업에 진입했다. 팬데믹 기간 비대면 문화 확산 등으로 업무 자동화 수요가 늘어나며 B2B 분야 수요가 급증했다. 구독 형태라 기업 입장에서 초기 도입 비용이 크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B2B SaaS 시장 규모는 2018년 857억달러(약 112조원)에서 내년 2323억달러(약 303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기업용 메신저인 채널톡 운영사 채널코퍼레이션은 2019년 2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130억원으로 466%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78%다. 누적 투자 유치액 400억원을 넘어선 이 회사는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 사업자들이 채팅·전화 상담, 고객서비스(CS) 활동과 마케팅 등을 하나의 메신저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업무를 자동화한 SaaS를 선보인 체크업은 연평균 100% 성장률을 보였다. 연평균 23% 성장한 올림플래닛은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할 수 있게 도와주는 SaaS인 엘리펙스를 내놨다. 디지털 문서 SaaS 회사 사이냅소프트도 성장챔피언에 뽑혔다.

판 커진 ‘긱이코노미’ ‘자율주행’

긱이코노미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 분야 회사들도 성장했다. 긱이코노미는 기업들이 임시직 형태로 그때그때 인력을 고용하는 방식이다. 스태티스타는 올해 글로벌 긱이코노미 시장을 4552억달러(약 595조원)로 전망한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8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대표적 프리랜서마켓 플랫폼인 크몽의 매출은 2019년 75억원에서 지난해 286억원으로 연평균 56% 증가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450억원이 넘는다. 크몽은 2010년대 초반 일찌감치 긱이코노미 분야를 개척했다. 숨고, 탈잉 같은 후발 주자도 생겨났지만 디자인, 통·번역, 프로그래밍 등 전문성을 지닌 비즈니스 영역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크몽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n잡러’로 대표되는 삶이 주목받으면서 다양한 기술을 배우려는 수요도 늘었다. 개발자 교육 플랫폼 구름은 연평균 105% 성장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자율주행업체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이미징 레이더 센서를 만드는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연평균 72% 성장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지난 8월엔 코스닥에 상장됐다.

1위는 연평균 281% 성장

성장챔피언 1위는 숙박 위탁운영 스타트업 핸디즈로 연평균 28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보건용 마스크를 만든 아세아도는 246%, 물류 스타트업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216% 성장해 그 뒤를 이었다.

상위권에 오른 스타트업들은 최근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클라우드 회사 오케스트로(9위)는 이달 13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품질관리 서비스를 개발한 세이지리서치(13위)는 9월 155억원을 투자받았다. 핀테크 회사 해빗팩토리(18위)는 지난달 206억원,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 운영사인 와드(26위)는 7월 300억원을 조달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