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왼쪽)와 제이슨 데이가 11일(한국시간)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합작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리디아 고(왼쪽)와 제이슨 데이가 11일(한국시간)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합작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前) 세계 랭킹 1위 듀오가 24년 만에 부활한 혼성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리디아 고(26·뉴질랜드)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제이슨 데이(36·호주)가 주인공이다.

리디아 고와 제인슨 데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부론GC의 골드 코스(파72)에서 열린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총상금 400만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합작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26언더파 190타를 기록한 두 선수는 한 타 차 1위로 대회를 마치고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3억2000만원)를 나눠 가졌다.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은 PGA투어 선수와 LPGA투어 선수가 팀을 이뤄 16개 팀이 경쟁하는 혼성 골프대회다. 1999년 JC페니 클래식 이후 올해 24년 만에 부활했다. 1라운드는 각자 샷을 한 뒤 공을 하나 골라 다음 샷을 치는 스크램블 방식, 2라운드는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포섬 방식으로 치러졌다. 3라운드는 각자 티샷한 뒤 두 번째 샷부터 파트너의 공으로 플레이해 더 나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변형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디아 고와 데이는 1라운드에서 14언더파를 합작하며 공동 4위로 시작했다.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단독 1위로 올라섰고, 마지막 날 노보기 행진으로 우승을 따냈다.

이날 우승은 리디아 고에게 특히 의미가 컸다. 올해 2월 레이디스유럽투어(LET)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주무대인 LPGA투어에서 부진해 세계랭킹 11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 때문에 지난해 우승한 시즌 최종전 CME그룹투어 챔피언십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리디아 고는 “정말 단순하게 플레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스윙에서 꾸밈을 덜어낼수록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를 보는 주니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트너인 데이는 “리디아 고가 마지막에 나설 것이라고 알았기 때문에 가장 스트레스를 덜 받고 거둔 우승이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 해를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위는 브룩 헨더슨과 코리 코너스(캐나다·25언더파 191타), 3위는 루드비그 아베리와 마들렌 삭스트룀(스웨덴·26언더파 192타)이 차지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