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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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빅 딜’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 BMS가 중국의 항암제 개발 기업 시스트이뮨과 최대 11조원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해당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은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등의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BMS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 시스트이뮨과 선급금 8억달러(약 1조원)를 포함해 최대 84억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BMS가 들여오는 파이프라인 ‘BL-B01D1’은 EGFR과 HER3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와 3세대 페이로드(세포독성 약물)를 결합시킨 ADC 항암제다.

ADC란 암 세포 표면에 발현된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전달 매개체로 삼아 약물을 종양세포에 전달하는 기전의 의약품이다. BL-B01D1은 현재 중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새밋 히라왓 BMS CMO(최고의학책임자)는 “시스트이뮨과의 협업은 면역치료를 넘어 환자 치료를 다양화하려는 BMS의 전략에 부합한다”며 “BL-B01D1은 우리의 ADC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고형암에 대한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회사 홈페이지에 밝혔다.

최근 빅파마들의 R&D 투자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안정화되고, 바이오텍의 자금조달이 수월해지기 전인 지금이 빅파마가 기술을 저렴하게 도입할 수 있는 시기”라며 “지난 9월 누적 빅파마 합산 R&D 투자금액은 1236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금액을 이미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투자분야는 단연 ADC다. 올 3월에는 화이자가 미국 ADC 기업 시젠을 430억달러에 인수했고, 지난 10월에는 미국 머크(MSD)가 최대 220억달러에 일본 다이이찌산의 ADC 후보물질을 인수했다. 또 지난 11월 30일에는 애브비가 10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ADC 전문기업 이뮤노젠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허 연구원은 “ADC 기술수출 계약 중 빅파마의 비중은 2021년 22%에서 올해 45% 수준까지 치솟았다”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ADC 기술 거래에는 웃돈이 더 붙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 에이비엘바이오도 이중항체 ADC를 개발 중이다. 이날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3세대 페이로드와 회사의 이중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 ADC를 개발 중”이라며 “2025년 임상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