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트위치 트래픽 네이버로 간다는데…아프리카TV 목표가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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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여캠 절반만 흡수해도 내년 이익 전망 18% 상향”
기부경제 규모 확대 및 태국 거점으로 한 글로벌 진출도 기대

BJ핵찌 /사진=아프리카TV

글로벌 인터넷방송 플랫폼 트위치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온 아프리카TV의 주가가 트위치의 한국사업 철수 공식화 이후 한 차례 상한가를 기록한 뒤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운영하는 트위치가 사라지는 대신, 국내 인터넷플랫폼 최강자인 네이버가 새로운 인터넷방송 플랫폼을 론칭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트위치가 차지하던 인터넷방송 시청 트래픽은 네이버의 새로운 플랫폼이 주로 차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적극적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여캠’ 카테고리에서의 기부경제는 아프리카TV의 먹거리라는 분석입니다.

“네이버는 소극적일 것…트위치 여캠 절반 흡수하면 내년 이익 18%↑”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아프리카TV는 2.62% 하락한 7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트위치가 한국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지난 6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8만34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완연한 하락세가 나타나며 3분기 실적발표 직전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플랫폼(네이버)의 신규 경쟁 서비스 ‘치지직’이 적극적인 스트리머 영입 정책을 펼쳐 (아프리카TV의) 수혜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다올투자증권 역시 국내 트위치의 트래픽의 대부분은 치지직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올투자증권은 이 같은 분석을 담은 보고서를 통해 아프리카TV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금전을 기부하는 ‘기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여성 스트리머 캠’(여캠) 카테고리에서 아프리카TV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하정 연구원은 “트위치의 여캠 스트리머의 50%만 영입해도 아프리카TV의 내년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 대비 18% 높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네이버의 경우 여캠 카테고리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눈길을 끕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규제 이슈를 피하기 위해 게임 및 이스포츠 중심으로 스트리머를 영입할 것”이라며 “아프리카TV는 보이는 라디오에 강점을 가진 만큼 관련 콘텐츠를 운영하는 스트리머 확보에 경쟁력을 가질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TV는 이미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를 영입해오고 있었습니다. 트위치가 한국 통신사에 내는 망 사용료 부담에 작년 동영상 스트리밍 최고 해상도를 낮추면서입니다.

“4분기엔 광고 수익 회복하고, 내년 글로벌 진출도 기대”

하지만 공격적인 스트리머 영입 전략은 오히려 3분기 ‘어닝 쇼크’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베스트‧파트너 BJ(인터넷방송 진행자)가 늘어나면서 그들이 받는 별풍선 대금 중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수수료로 취하는 비율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위 BJ의 기부경제 비중 증가에 따른 전환율(플랫폼의 수수료 수익 비중) 하락은 추세적 반전이 쉽지 않다”며 “투자자들이 눈여겨 보는 트위치 스트리머의 이동을 위해 아프리카TV가 제시할 가장 유력한 인센티브가 배분율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더해 3분기에는 광고시장까지 침체돼 아프리카TV는 컨센서스를 8.36% 밑돈 2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실적을 발표한 지난 10월31일 아프리카TV는 14.23% 급락했습니다. 이튿날인 11월1일에는 5.38% 더 하락했고요. 이후 트위치의 한국시장 철수 공식화 전까진 횡보했습니다.

하지만 4분기에는 광고 매출이 회복할 전망입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게임 행사 및 신작 출시가 진행됨에 따라 아프리카tv의 콘텐츠형 광고 매출이 산업 내에서 가장 강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며 “비매체광고(BTL) 수요 증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라 판단해 내년 해외 진출 시에도 레퍼런스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프리카TV는 내년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를 태국을 거점으로 론칭할 계획입니다.

광고 매출 회복, 글로벌 시장 진출, 기부경제 규모 확장 등을 감안하면 아프리카TV 주가가 저평가라는 분석도 눈길을 끕니다. 이 종목의 12개월 선행 PER은 10.86배입니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평균이 20배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토막 수준입니다.

오동환 연구원은 “아프리카TV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에 따른 안정적 이익 성장에도 불구하고 모먼텀 부족으로 경쟁사 대비 할인을 받아왔다”며 “성장 동력 확보로 할인이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