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K두부·휴게소…풀무원 '반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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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업이익 작년 2배 전망
지속가능 식품 '지구식단' 광고
이효리 기용…창사 후 첫 빅모델
지속가능 식품 '지구식단' 광고
이효리 기용…창사 후 첫 빅모델
풀무원이 1984년 창사 후 처음으로 유명 연예인을 전속 모델로 기용했다. 가수 이효리 씨를 비건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 모델(사진)로 낙점한 것이다. 풀무원은 ‘바른 먹거리’라는 가치를 알리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라 빅모델을 쓰지 않는 마케팅 원칙을 39년간 고수했다. 이런 원칙을 깨면서까지 지구식단에 힘을 주는 건 ‘지속가능식품’을 풀무원의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풀무원의 이번 결정은 유명 연예인을 전속모델로 쓰지 않아 온 회사 역사를 감안할 때 파격적이라는 게 식품업계의 반응이다. 식물성 대체육, 두부면, 두유면 등 30여 종의 제품 라인업을 갖춘 지구식단은 풀무원이 지난해 8월 론칭한 비건 브랜드다. 2021년 3월 풀무원이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뒤 1년 반 만에 야심 차게 내놨다. 론칭 1년 만에 누적 매출 430억원을 올리는 등 시장의 반응도 좋다.
지구식단을 2~3년 내 연매출 1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게 풀무원의 목표다. 풀무원 관계자는 “내년에는 제품 라인업 확장과 더불어 지구식단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의 실적이 좋아진 건 그동안 발목을 잡은 해외사업 성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을 시작으로 2010년 중국, 2013년 일본에 진출했다. 일찍이 해외를 겨냥해 대규모 시설 투자를 이어왔지만 연간 기준으로 해외에서 흑자를 낸 적은 한 번도 없다. 되레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담으로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부터 3년간 영업이익은 460억원(2020년)→385억원(2021년)→263억원(2022년)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해외사업 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법인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아시안 누들(냉장생면)과 매출의 절반을 견인하는 두부의 현지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지난 10월 완료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길로이 공장 증설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께 미국 법인의 흑자 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풀무원 관계자는 “그동안 냉장생면은 한국에서 수출해 미국에서 완제품화하는 방식으로 유통했는데 10월부터 길로이 공장에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며 “현지 생산으로 물류비가 크게 줄어들어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위탁급식과 컨세션(다중이용시설 내 식음료 제공 사업), 휴게소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급식 사업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수주에 성공했고 군 급식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고객사를 다변화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컨세션과 휴게소 시장이 살아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지구식단, ‘年 1000억원’ 브랜드로
풀무원은 이효리 씨를 앞세워 지구식단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연말까지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지하철 강남·삼성역과 대중교통 옥외광고를 활용해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CF 영상과 개별제품 광고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풀무원의 이번 결정은 유명 연예인을 전속모델로 쓰지 않아 온 회사 역사를 감안할 때 파격적이라는 게 식품업계의 반응이다. 식물성 대체육, 두부면, 두유면 등 30여 종의 제품 라인업을 갖춘 지구식단은 풀무원이 지난해 8월 론칭한 비건 브랜드다. 2021년 3월 풀무원이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뒤 1년 반 만에 야심 차게 내놨다. 론칭 1년 만에 누적 매출 430억원을 올리는 등 시장의 반응도 좋다.
지구식단을 2~3년 내 연매출 1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게 풀무원의 목표다. 풀무원 관계자는 “내년에는 제품 라인업 확장과 더불어 지구식단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년 적자’ 해외사업 선전
풀무원은 비건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한편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4.6% 급증한 2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72억원이다. 작년의 2.1배에 달한다.풀무원의 실적이 좋아진 건 그동안 발목을 잡은 해외사업 성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을 시작으로 2010년 중국, 2013년 일본에 진출했다. 일찍이 해외를 겨냥해 대규모 시설 투자를 이어왔지만 연간 기준으로 해외에서 흑자를 낸 적은 한 번도 없다. 되레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담으로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부터 3년간 영업이익은 460억원(2020년)→385억원(2021년)→263억원(2022년)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해외사업 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법인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아시안 누들(냉장생면)과 매출의 절반을 견인하는 두부의 현지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지난 10월 완료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길로이 공장 증설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께 미국 법인의 흑자 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풀무원 관계자는 “그동안 냉장생면은 한국에서 수출해 미국에서 완제품화하는 방식으로 유통했는데 10월부터 길로이 공장에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며 “현지 생산으로 물류비가 크게 줄어들어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위탁급식과 컨세션(다중이용시설 내 식음료 제공 사업), 휴게소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급식 사업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수주에 성공했고 군 급식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고객사를 다변화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컨세션과 휴게소 시장이 살아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