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의 기적' 일구는 대구 수성알파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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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동 일대 IT기업 172개 몰려
수도권 이남 '디지털 거점' 부상
市, 9300억 규모 예타사업 신청
대기업·외국대 연구기관 등 참여
글로벌 혁신 중심지 도약 '시동'
수도권 이남 '디지털 거점' 부상
市, 9300억 규모 예타사업 신청
대기업·외국대 연구기관 등 참여
글로벌 혁신 중심지 도약 '시동'


수성알파시티 사업은 2008년 부지 조성이 시작된 후 10여 년간 지지부진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지난해 7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홍 시장은 취임 한 달 만인 지난해 8월 말 과기정통부 차관과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고 지역 디지털산업 육성을 위한 2조원대 국책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시는 지난해 2000억원의 부채를 갚는 등 예산 다이어트에 나서면서도 대구 5대 미래산업 중 하나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분야 예산은 늘렸다. 관련 분야 강소기업들이 대구를 주목한 것도 이 시점이었다. 이후 대구시와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이 기획한 정부와 지방정책 사업에 참여한 전국 IT 기업은 약 100개에 달한다.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한 국가디지털혁신 사업에는 글로벌 기업과 외국 대학 연구기관도 16개나 참여 의향을 나타냈다. 국내 대기업도 가세했다. SK C&C와 SK리츠운용, 아토리서치 컨소시엄은 8240억원을 투자해 수성알파시티에 4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2027년까지 짓기로 시와 지난 4일 협약했다. 서경현 시 미래혁신 정책관은 “지역의 디지털혁신거점인 대구수성알파시티가 글로벌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까지 44개에 불과하던 수성알파시티 입주기업은 잇단 기업 유치로 172개로 늘어 종사자 4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기업 매출 역시 지난해 말 기준 830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가디지털혁신거점 조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연구 사업도 본격화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경북대, 계명대, 포스텍이 알파시티에 들어오기로 했다. 이들 대학은 8개 IT 기업과 함께 산학 연구개발(R&D) 협업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에는 왓콘(제주), 78리서치랩(서울), 블로코XYZ(부산) 등 역외 기업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또 50개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전국의 IT 기업이 대구로 몰려들고 있다.
홍 시장은 “대구의 산업구조 대개편을 위해 강력한 디지털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대구를 수도권 판교에 버금가는 디지털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