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CPI, 모레 FOMC…"놀라움 없다…시장 무시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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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43%, S&P500 +0.39%, 나스닥 +0.20%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37%(-0.8bp), 2년물 4.712%(-1.5bp)
이번 주 화요일 11월 소비자물가(CPI),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목요일 11월 소매판매, 금요일 11월 산업생산 등 줄줄이 이어지는 중요한 이벤트와 경제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11일 시장은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보였습니다.
월요일인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하면 조용했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오전 11시 뉴욕 연방은행의 11월 소비자기대조사밖에 없었고 미 재무부의 870억 달러 규모의 국채 경매 결과(오전 11시 30분 3년물, 오후 1시 10년물)가 더 투자자 눈길을 끌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말 사이 "미 재무부는 올해 첫 11개월 동안 20조 8000억 달러의 신규 국채를 매각했고, 올해 2020년 기록인 21조 달러를 약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도 3년, 10년, 30년물 국채 등 총 1080억 달러가 월~화요일 발행되고 단기 채권(T-bill, 만기 1년 이하)도 2130억 달러를 내놓는다. 정부는 T-Bill을 전체 부채 부담의 약 15~20%로 유지하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11월 말 현재 T-bill은 전체 부채 26조3000억 달러 중 21.6%를 차지한다. 투자자들은 재무부가 단기물을 계속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임시방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아침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전 9시 3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2~3bp 오른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아무래도 국채 경매가 신경 쓰였을 것입니다. 같은 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출발했습니다. 다우는 0.2% 정도 오름세를 보였지만 S&P500 지수는 0.1%, 나스닥은 0.5%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뉴욕 연은의 11월 소비자기대조사 결과는 좋았습니다. 1년(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10월 3.6%에서 11월 3.4%로 소폭 하락해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3년(중기)과 5년(장기) 기대치는 각각 3.0%와 2.7%로 변함이 없었습니다. 긍정적이긴 하지만 별 영향은 없었습니다. 이미 지난주 발표된 미시간대 12월 소비자심리조사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큰 폭으로 꺾어지고 있다는 게 발표됐기 때문입니다. 휘발유 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현재,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합니다.
30분 뒤 발표된 3년물 경매(500억 달러)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응찰률이 2.416배로 최근 6회 평균(2.743배)에 비해 낮았고 발행금리는 4.490%로 발행 당시의 시장금리(WI)에 비해 4.473%에 비해 1.7bp 높게 형성됐습니다. 해외 수요를 대변하는 간접수요는 52.1%로 줄어 지난 6회 평균 64.6%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26.2%(6회 평균 16.1%)에 달하는 양을 떠안았습니다.
3년물 경매 결과가 나온 뒤 금리는 추가 올랐습니다. 10년물은 5bp가량 상승했습니다.
오후 1시에 나온 10년물 경매(370억 달러) 결과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3년물 경매보다는 나았지만요. 응찰률은 2.53배로 지난 6회 평균 2.49배보다 높았습니다. 발행금리는 4.296%로 발행 당시의 시장금리 4.282%보다 1.4bp 높게 형성됐습니다. 간접수요는 63.8%로 지난 6회 평균 66.4%보다 살짝 낮았습니다.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17.3%의 채권을 인수해서 최근 평균과 비슷한 양을 가져갔습니다.
10년물 경매 결과는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리는 상승 폭을 모두 되돌리고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금리가 급락하자 주가지수는 상승하고요. 채권시장 관계자는 "10년물 경매 결과는 그리 강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장 일부에서 걱정했던 것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특히 최근 금리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국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시장에 안도감을 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2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0.8bp 내린 4.237%에 거래됐고, 2년물은 1.5bp 하락한 4.712%를 기록했습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는 0.43%. S&P500 지수는 0.39% 올랐고 나스닥은 0.20% 상승했습니다. 오늘 나스닥에서는 최근 보지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애플(-1.29%) △마이크로소프트(-0.78%) △아마존(-1.04%) △알파벳(-1.42%) △엔비디아(-1.85%) △테슬라(-1.73%) △메타(-2.22%) 등 소위 '매그니피선트 7'(M7) 주식이 모두 큰 폭으로 급락했는데 상승한 것이죠. 그동안 소외됐던 소형 기술주들이 급등한 덕분입니다. 반도체주가 대표적이었습니다. 가장 큰 반도체 주식인 엔비디아가 급락했지만 △브로드컴(8.99%) △AMD(4.26%) △인텔(4.31%) 등이 대부분 주식이 크게 오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3.4%나 폭등했습니다. 다만 씨티는 오늘 엔비디아에 대해 "향후 30일 상승 촉매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수요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1월 8일 CES에서 젠슨 황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1월 10일엔 투자자들과 라운드테이블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죠.
아크하우스 매니지먼트 등 몇몇 펀드에서 58억 달러에 매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메이시스의 주가는 19.44% 폭등했습니다. 같은 백화점 주식인 콜스와 노드스트롬도 거의 5% 상승했습니다. 일라이릴리의 경우 미국의학협회저널에 '비만치료제 치료가 중단되면 환자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2.34% 하락했습니다. 릴리는 “비만은 지속적 치료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라는 생각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내일은 30년물 경매가 치러집니다. 역시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경매 결과가 나오기 전에 11월 CPI 발표가 나옵니다.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경매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월가는 헤드라인 CPI를 전년 대비 3.1%로 예상합니다. 10월 3.2%보다 약간 둔화한 수치입니다. 한 달 전에 비해선 2개월 연속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근원 물가는 1년 전에 비해선 4.0% 올라 10월 상승률과 같고, 한 달 전보다는 0.3% 증가해 10월(0.2%)보다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1%를 예상하면서 에너지 물가가 전월 대비 3.5% 하락(10월 2.5% 하락)하는 게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둔화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10월에 급락해 디스인플레이션을 이끌었던 숙박비, (파업 효과로) 중고차 가격이 버티면서 근원 물가는 10월과 같거나 더 강해질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이런 일시적 변동성 요인을 제외하면 데이터는 꾸준한 디스인플레이션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1월 근원 CPI가 월간 0.27%, 연간 3.99%로 예측합니다. 컨센서스와 같습니다. 중고차 가격은 0.9% 하락, 신차 가격은 0.3% 하락, 항공료는 4% 인상될 것으로 봤습니다. 또 렌트는 0.46% 오르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월간 근원 CPI 인플레이션은 향후 3개월 동안 약 0.3%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동차, 주택 임대료 및 노동시장의 재균형으로 인해 2024년 추가 인플레이션 감소를 예상하지만, 의료 분야의 물가 상승으로 약간 상쇄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디스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보니 내일 CPI에서 충격적 수치가 나오지 않는 한 시장은 무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22V 리서치가 설문조사를 했더니 투자자의 46%는 CPI에 대한 시장 반응이 엇갈리거나 무시할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28%는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26%는 '리스크 온'(위험자산 선호) 반응을 기대했습니다. 포렉스닷컴의 매튜 웰러 전략가는 "Fed가 금리를 더 오랫동안 유지겠다고 밝히고 있어서 CPI 발표에서 과거만큼 많은 움직임을 볼 수 없을 수 있다. 이번 주 CPI 데이터가 어떻든 Fed는 통화정책을 조정하기 위해 적어도 몇 달 더 고용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확인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내일 CPI는 경매뿐 아니라 내일 회의를 시작하는 FOMC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기준금리 동결'(5.25~5.5%)이라는 결과는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FOMC의 핵심은 점도표인데요. Fed 위원들이 각자 점도표와 경제전망요약(SEP)을 적어낼 때 좀 더 매파적으로 되거나 좀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월가는 2024년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가 지난 9월 점도표의 5.125%에서 이번에 4.87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봅니다. 지난 9월 위원들은 한 차례 추가 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에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봤죠. 그런데 추가 인상 전망은 사라졌고, 두 차례 인하 전망은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4~5회 인하(110bp)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FOMC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전망합니다.
▶FOMC 점도표의 중간값이 지난 9월과 같이 내년에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가리킬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2025년 125bp, 2026년 100bp 인하 전망 등도 9월과 같을 것이다. 몇몇 위원들은 좀 더 많은 인하를 제시할 수 있지만, 다른 위원들은 시장이 너무 많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는 걸 부추기지 않기 위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점도표의 중립금리가 9월 2.5%에서 12월 2.56%로 소폭 높아질 것으로 본다. 제롬 파월 의장이 9월에 시사했듯이 중립금리가 높아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망요약(SEP)은 더 나은 인플레이션 뉴스를 반영해야 할 것이고, 경제와 노동시장의 지속하는 강한 힘도 고려할 것이다. 우리는 2024년 성장률 전망치가 9월보다 0.1%포인트 높은 1.6%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실업률은 0.1%포인트 낮은 4.0%, PCE 물가는 0.1%포인트 낮은 2.5%가 될 것으로 본다.
월가 대부분이 비슷합니다. 인플레이션 둔화를 고려해 SEP, 점도표 등을 하향 조정하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파월 의장의 발언은 매파적일 것으로 관측합니다.
FOMC가 그렇게 나온다면 내년 초 대규모 금리 인하를 예상해온 시장은 충격을 받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SEP와 점도표에 나타난 일부 비둘기파적 변화를 보고 더 큰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Fed 위원들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인정할 것이니까요.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 위원들은 이번 주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약화하지 않는 한 잠재적으로 몇 달 동안 그렇게 할 수 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금리를 현재의 제약적 수준으로 무기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주 나오는 점도표는 대부분이 내년에 어느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썼습니다.
Fed의 매파적 발언에도 시장은 무시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UBS의 폴 도노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Fed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등 중앙은행 회의가 몇 개 열리는데 그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기대(금리 인하)를 반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앙은행은 정책 완화를 알릴 유인이 없다.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후퇴할 가능성이 크지만, 계량경제학 모델은 그 경로가 반드시 원활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측한다. 또 채권 금리 하락은 잠재적으로 금융여건을 지나치게 완화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Fed의 수사학은 금리를 조기에 인하할 것이란 시장 생각을 크게 반박하겠지만 파월 의장이 무모할 정도로 매파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아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그러한 수사학을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데이터, Fed 위원들에게서 감지되는 비둘기파적 변화 등을 보면서 Fed의 금리 인하를 기대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씨티는 "3월 금리 인하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경제 활동도 유지되고 있다(지난주 고용보고서 포함). 그러나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Fed가 금리 인하로 '선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도 FOMC 예측 보고서에서 매파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Fed의 내년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기존에 4분기로 봤다가 3분기에 시작할 것으로 바꾼 것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우리의 낙관적 전망보다도 더 고무적이었다. 그래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우리는 건강한 경제 성장과 괜찮은 노동시장을 감안할 때 Fed의 보험성 금리 인하가 곧 다가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내일 근원 CPI가 한 달 전보다 0.27%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개선된 인플레이션 전망은 금리 정상화(인하)를 의미하며, 그 시기는 기존 예상인 내년 4분기보다 약간 빠른 3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에 관한 한 지난 2년 동안 시장이 점도표보다 옳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년을 살펴보면 시장이 금리 예측에서 먼저 앞서 나가고 점도표가 이를 뒤따라 잡는 식으로 나왔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이번 FOMC에서 점도표가 내년에 세 번 인하하는 것으로 나온다면 시장 가격은 다섯 번 인하하는 것으로 책정해서 기존의 점도표와의 표준적인 두 번 격차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고, Fed는 금리를 내릴 것이고,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것으로 믿다 보니 현재 월가에는 큰 걱정거리가 없습니다. 블룸버그의 마켓펄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518명의 투자자가 참여한 가운데 중간값을 보면 S&P500 지수는 내년 4808포인트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10년물 수익률 3.8%로 하락할 것으로 봅니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경착륙을 시장의 가장 큰 위험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대다수는 Fed의 금리 인하가 7월 이전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늘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은 “내년은 통화정책 전환의 해가 될 것”이라며 S&P500 지수 목표치를 5200으로 제시했고, 씨티그룹은 ‘지속적 기업 이익 성장’을 이유로 5100포인트를 전망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내년 말 5400, 2025년 말 6000을 목표로 제시했고요.
이런 편안한 경제 예측에 변수가 있다면 유가가 될 수 있겠지요. 원유 가격은 미국의 기록적 생산, 중국의 경제 약화, OPEC+의 감산 약속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인해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13% 오른 배럴당 71.3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보다 더 급락하는 건 천연가스 가격입니다. 오늘 1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은 5.8% 급락했고 이달에만 13% 내렸습니다. 오늘 한때 10% 내리면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재고가 많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따뜻한 겨울이 예상되어서입니다.
오늘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CEO는 미국외교협회 간담회에 참석해 원유, 가스 시장 전망에 대해 밝혔습니다. 그의 발언 내용을 전합니다.
▶원유 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보다 더 높은 원유 수요를 본 적이 없습니다. 중국 수요는 몇 년 전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증가세를 보입니다. 정말 놀라운 사건은 공급 측면에서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국가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선두에 있지만, 캐나다, 브라질, 가이아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제재를 받는 러시아,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도 공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모든 제재가 올해 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볍게 시행되었거나 사실상 완화되었습니다. 따라서 더 많은 공급이 있었고, 이것이 바로 기록적인 수요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현재와 같은 추세에 있는 이유입니다.
▶현재 미국은 하루 132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산성 향상 덕분입니다. 10여 년 전 셰일오일 채굴 초창기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유정의 간격, 유정의 길이, 물과 모래의 양, 압력이 모두 달랐죠.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계속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 결과 생산성이 향상되었습니다. 매년 더 많은 효율성을 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수와 합병을 통해 이러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대규모 기업들이 더 많은 효율성과 산업적 진보를 끌어내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미국의 생산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만큼은 아니겠지만요. 하지만 '퍼미안 분지'의 생산량이 정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스 수요는 석유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많은 지역에서 석탄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저탄소 에너지의 일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수요는 강합니다. 작년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의 공급이 막혔죠. 그래서 유럽은 수요를 줄이고 액화석유가스로 일부를 대체했습니다. 또 작년 겨울은 북미와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북반구에서 매우 온화했습니다. 덕분에 시장은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가스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지금보다 액화천연가스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43%, S&P500 +0.39%, 나스닥 +0.20%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37%(-0.8bp), 2년물 4.712%(-1.5bp)
이번 주 화요일 11월 소비자물가(CPI),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목요일 11월 소매판매, 금요일 11월 산업생산 등 줄줄이 이어지는 중요한 이벤트와 경제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11일 시장은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보였습니다.
월요일인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하면 조용했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오전 11시 뉴욕 연방은행의 11월 소비자기대조사밖에 없었고 미 재무부의 870억 달러 규모의 국채 경매 결과(오전 11시 30분 3년물, 오후 1시 10년물)가 더 투자자 눈길을 끌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말 사이 "미 재무부는 올해 첫 11개월 동안 20조 8000억 달러의 신규 국채를 매각했고, 올해 2020년 기록인 21조 달러를 약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도 3년, 10년, 30년물 국채 등 총 1080억 달러가 월~화요일 발행되고 단기 채권(T-bill, 만기 1년 이하)도 2130억 달러를 내놓는다. 정부는 T-Bill을 전체 부채 부담의 약 15~20%로 유지하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11월 말 현재 T-bill은 전체 부채 26조3000억 달러 중 21.6%를 차지한다. 투자자들은 재무부가 단기물을 계속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임시방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아침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전 9시 3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2~3bp 오른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아무래도 국채 경매가 신경 쓰였을 것입니다. 같은 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출발했습니다. 다우는 0.2% 정도 오름세를 보였지만 S&P500 지수는 0.1%, 나스닥은 0.5%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뉴욕 연은의 11월 소비자기대조사 결과는 좋았습니다. 1년(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10월 3.6%에서 11월 3.4%로 소폭 하락해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3년(중기)과 5년(장기) 기대치는 각각 3.0%와 2.7%로 변함이 없었습니다. 긍정적이긴 하지만 별 영향은 없었습니다. 이미 지난주 발표된 미시간대 12월 소비자심리조사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큰 폭으로 꺾어지고 있다는 게 발표됐기 때문입니다. 휘발유 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현재,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합니다.
30분 뒤 발표된 3년물 경매(500억 달러)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응찰률이 2.416배로 최근 6회 평균(2.743배)에 비해 낮았고 발행금리는 4.490%로 발행 당시의 시장금리(WI)에 비해 4.473%에 비해 1.7bp 높게 형성됐습니다. 해외 수요를 대변하는 간접수요는 52.1%로 줄어 지난 6회 평균 64.6%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26.2%(6회 평균 16.1%)에 달하는 양을 떠안았습니다.
3년물 경매 결과가 나온 뒤 금리는 추가 올랐습니다. 10년물은 5bp가량 상승했습니다.
오후 1시에 나온 10년물 경매(370억 달러) 결과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3년물 경매보다는 나았지만요. 응찰률은 2.53배로 지난 6회 평균 2.49배보다 높았습니다. 발행금리는 4.296%로 발행 당시의 시장금리 4.282%보다 1.4bp 높게 형성됐습니다. 간접수요는 63.8%로 지난 6회 평균 66.4%보다 살짝 낮았습니다.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17.3%의 채권을 인수해서 최근 평균과 비슷한 양을 가져갔습니다.
10년물 경매 결과는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리는 상승 폭을 모두 되돌리고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금리가 급락하자 주가지수는 상승하고요. 채권시장 관계자는 "10년물 경매 결과는 그리 강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장 일부에서 걱정했던 것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특히 최근 금리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국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시장에 안도감을 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2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0.8bp 내린 4.237%에 거래됐고, 2년물은 1.5bp 하락한 4.712%를 기록했습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는 0.43%. S&P500 지수는 0.39% 올랐고 나스닥은 0.20% 상승했습니다. 오늘 나스닥에서는 최근 보지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애플(-1.29%) △마이크로소프트(-0.78%) △아마존(-1.04%) △알파벳(-1.42%) △엔비디아(-1.85%) △테슬라(-1.73%) △메타(-2.22%) 등 소위 '매그니피선트 7'(M7) 주식이 모두 큰 폭으로 급락했는데 상승한 것이죠. 그동안 소외됐던 소형 기술주들이 급등한 덕분입니다. 반도체주가 대표적이었습니다. 가장 큰 반도체 주식인 엔비디아가 급락했지만 △브로드컴(8.99%) △AMD(4.26%) △인텔(4.31%) 등이 대부분 주식이 크게 오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3.4%나 폭등했습니다. 다만 씨티는 오늘 엔비디아에 대해 "향후 30일 상승 촉매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수요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다 1월 8일 CES에서 젠슨 황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1월 10일엔 투자자들과 라운드테이블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죠.
아크하우스 매니지먼트 등 몇몇 펀드에서 58억 달러에 매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메이시스의 주가는 19.44% 폭등했습니다. 같은 백화점 주식인 콜스와 노드스트롬도 거의 5% 상승했습니다. 일라이릴리의 경우 미국의학협회저널에 '비만치료제 치료가 중단되면 환자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2.34% 하락했습니다. 릴리는 “비만은 지속적 치료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라는 생각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내일은 30년물 경매가 치러집니다. 역시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경매 결과가 나오기 전에 11월 CPI 발표가 나옵니다.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경매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월가는 헤드라인 CPI를 전년 대비 3.1%로 예상합니다. 10월 3.2%보다 약간 둔화한 수치입니다. 한 달 전에 비해선 2개월 연속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근원 물가는 1년 전에 비해선 4.0% 올라 10월 상승률과 같고, 한 달 전보다는 0.3% 증가해 10월(0.2%)보다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1%를 예상하면서 에너지 물가가 전월 대비 3.5% 하락(10월 2.5% 하락)하는 게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둔화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10월에 급락해 디스인플레이션을 이끌었던 숙박비, (파업 효과로) 중고차 가격이 버티면서 근원 물가는 10월과 같거나 더 강해질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이런 일시적 변동성 요인을 제외하면 데이터는 꾸준한 디스인플레이션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1월 근원 CPI가 월간 0.27%, 연간 3.99%로 예측합니다. 컨센서스와 같습니다. 중고차 가격은 0.9% 하락, 신차 가격은 0.3% 하락, 항공료는 4% 인상될 것으로 봤습니다. 또 렌트는 0.46% 오르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월간 근원 CPI 인플레이션은 향후 3개월 동안 약 0.3%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동차, 주택 임대료 및 노동시장의 재균형으로 인해 2024년 추가 인플레이션 감소를 예상하지만, 의료 분야의 물가 상승으로 약간 상쇄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디스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보니 내일 CPI에서 충격적 수치가 나오지 않는 한 시장은 무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22V 리서치가 설문조사를 했더니 투자자의 46%는 CPI에 대한 시장 반응이 엇갈리거나 무시할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28%는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26%는 '리스크 온'(위험자산 선호) 반응을 기대했습니다. 포렉스닷컴의 매튜 웰러 전략가는 "Fed가 금리를 더 오랫동안 유지겠다고 밝히고 있어서 CPI 발표에서 과거만큼 많은 움직임을 볼 수 없을 수 있다. 이번 주 CPI 데이터가 어떻든 Fed는 통화정책을 조정하기 위해 적어도 몇 달 더 고용 및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확인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내일 CPI는 경매뿐 아니라 내일 회의를 시작하는 FOMC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기준금리 동결'(5.25~5.5%)이라는 결과는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FOMC의 핵심은 점도표인데요. Fed 위원들이 각자 점도표와 경제전망요약(SEP)을 적어낼 때 좀 더 매파적으로 되거나 좀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월가는 2024년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가 지난 9월 점도표의 5.125%에서 이번에 4.875%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봅니다. 지난 9월 위원들은 한 차례 추가 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에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봤죠. 그런데 추가 인상 전망은 사라졌고, 두 차례 인하 전망은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4~5회 인하(110bp)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FOMC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전망합니다.
▶FOMC 점도표의 중간값이 지난 9월과 같이 내년에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가리킬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2025년 125bp, 2026년 100bp 인하 전망 등도 9월과 같을 것이다. 몇몇 위원들은 좀 더 많은 인하를 제시할 수 있지만, 다른 위원들은 시장이 너무 많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는 걸 부추기지 않기 위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점도표의 중립금리가 9월 2.5%에서 12월 2.56%로 소폭 높아질 것으로 본다. 제롬 파월 의장이 9월에 시사했듯이 중립금리가 높아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망요약(SEP)은 더 나은 인플레이션 뉴스를 반영해야 할 것이고, 경제와 노동시장의 지속하는 강한 힘도 고려할 것이다. 우리는 2024년 성장률 전망치가 9월보다 0.1%포인트 높은 1.6%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실업률은 0.1%포인트 낮은 4.0%, PCE 물가는 0.1%포인트 낮은 2.5%가 될 것으로 본다.
월가 대부분이 비슷합니다. 인플레이션 둔화를 고려해 SEP, 점도표 등을 하향 조정하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파월 의장의 발언은 매파적일 것으로 관측합니다.
FOMC가 그렇게 나온다면 내년 초 대규모 금리 인하를 예상해온 시장은 충격을 받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SEP와 점도표에 나타난 일부 비둘기파적 변화를 보고 더 큰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Fed 위원들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인정할 것이니까요.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 위원들은 이번 주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약화하지 않는 한 잠재적으로 몇 달 동안 그렇게 할 수 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금리를 현재의 제약적 수준으로 무기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주 나오는 점도표는 대부분이 내년에 어느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썼습니다.
Fed의 매파적 발언에도 시장은 무시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UBS의 폴 도노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Fed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등 중앙은행 회의가 몇 개 열리는데 그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기대(금리 인하)를 반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앙은행은 정책 완화를 알릴 유인이 없다.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후퇴할 가능성이 크지만, 계량경제학 모델은 그 경로가 반드시 원활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측한다. 또 채권 금리 하락은 잠재적으로 금융여건을 지나치게 완화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Fed의 수사학은 금리를 조기에 인하할 것이란 시장 생각을 크게 반박하겠지만 파월 의장이 무모할 정도로 매파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아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그러한 수사학을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데이터, Fed 위원들에게서 감지되는 비둘기파적 변화 등을 보면서 Fed의 금리 인하를 기대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씨티는 "3월 금리 인하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경제 활동도 유지되고 있다(지난주 고용보고서 포함). 그러나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Fed가 금리 인하로 '선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도 FOMC 예측 보고서에서 매파적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Fed의 내년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기존에 4분기로 봤다가 3분기에 시작할 것으로 바꾼 것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우리의 낙관적 전망보다도 더 고무적이었다. 그래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우리는 건강한 경제 성장과 괜찮은 노동시장을 감안할 때 Fed의 보험성 금리 인하가 곧 다가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내일 근원 CPI가 한 달 전보다 0.27%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개선된 인플레이션 전망은 금리 정상화(인하)를 의미하며, 그 시기는 기존 예상인 내년 4분기보다 약간 빠른 3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에 관한 한 지난 2년 동안 시장이 점도표보다 옳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년을 살펴보면 시장이 금리 예측에서 먼저 앞서 나가고 점도표가 이를 뒤따라 잡는 식으로 나왔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이번 FOMC에서 점도표가 내년에 세 번 인하하는 것으로 나온다면 시장 가격은 다섯 번 인하하는 것으로 책정해서 기존의 점도표와의 표준적인 두 번 격차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고, Fed는 금리를 내릴 것이고,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것으로 믿다 보니 현재 월가에는 큰 걱정거리가 없습니다. 블룸버그의 마켓펄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518명의 투자자가 참여한 가운데 중간값을 보면 S&P500 지수는 내년 4808포인트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10년물 수익률 3.8%로 하락할 것으로 봅니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경착륙을 시장의 가장 큰 위험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대다수는 Fed의 금리 인하가 7월 이전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늘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은 “내년은 통화정책 전환의 해가 될 것”이라며 S&P500 지수 목표치를 5200으로 제시했고, 씨티그룹은 ‘지속적 기업 이익 성장’을 이유로 5100포인트를 전망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내년 말 5400, 2025년 말 6000을 목표로 제시했고요.
이런 편안한 경제 예측에 변수가 있다면 유가가 될 수 있겠지요. 원유 가격은 미국의 기록적 생산, 중국의 경제 약화, OPEC+의 감산 약속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인해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13% 오른 배럴당 71.3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보다 더 급락하는 건 천연가스 가격입니다. 오늘 1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은 5.8% 급락했고 이달에만 13% 내렸습니다. 오늘 한때 10% 내리면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재고가 많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따뜻한 겨울이 예상되어서입니다.
오늘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CEO는 미국외교협회 간담회에 참석해 원유, 가스 시장 전망에 대해 밝혔습니다. 그의 발언 내용을 전합니다.
▶원유 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보다 더 높은 원유 수요를 본 적이 없습니다. 중국 수요는 몇 년 전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증가세를 보입니다. 정말 놀라운 사건은 공급 측면에서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국가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선두에 있지만, 캐나다, 브라질, 가이아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제재를 받는 러시아,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도 공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모든 제재가 올해 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볍게 시행되었거나 사실상 완화되었습니다. 따라서 더 많은 공급이 있었고, 이것이 바로 기록적인 수요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현재와 같은 추세에 있는 이유입니다.
▶현재 미국은 하루 132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산성 향상 덕분입니다. 10여 년 전 셰일오일 채굴 초창기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유정의 간격, 유정의 길이, 물과 모래의 양, 압력이 모두 달랐죠.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계속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 결과 생산성이 향상되었습니다. 매년 더 많은 효율성을 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수와 합병을 통해 이러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대규모 기업들이 더 많은 효율성과 산업적 진보를 끌어내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미국의 생산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만큼은 아니겠지만요. 하지만 '퍼미안 분지'의 생산량이 정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스 수요는 석유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많은 지역에서 석탄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저탄소 에너지의 일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수요는 강합니다. 작년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의 공급이 막혔죠. 그래서 유럽은 수요를 줄이고 액화석유가스로 일부를 대체했습니다. 또 작년 겨울은 북미와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북반구에서 매우 온화했습니다. 덕분에 시장은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가스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지금보다 액화천연가스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