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코퍼' 구리 값 다시 오른다…공급 부족 전망 [원자재 포커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앵글로아메리칸, 내년 생산량 예상치 하향 조정
파나마 시위 장기화로 구리 공급 둔화 우려
실물 경제 흐름에 대한 예측력이 뛰어나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구리 공장의 가동 중단 등으로 인해 내년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11일(현지시간)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t당 8440달러를 넘어섰다. 구리 가격은 지난 1일 기록한 4개월 만에 최고치인 t당 864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구리 가격은 파나마에서 정부의 구리 광산 채굴권 인허가 연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된 지난달 10일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가 12월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다시 반등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광산기업 앵글로아메리칸이 생산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런던 거래소 상장사인 앵글로아메리칸은 내년 구리 생산량이 이전 예상치보다 20% 감소한 73만~79만t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생산량 예상치도 69만~75만t으로 이전보다 18% 감소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칠레에 있는 가공 공장이 관리 및 유지 보수에 돌입했으며 페루 공장도 시설 보수에 들어갈 계획이라 생산량 예상치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맥쿼리의 앨리스 폭스 애널리스트는 "(앵글로아메리칸이) 새로 발표한 2026년 가이던스도 우리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며 "구리 수요가 유지된다면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도 최근 2024년 구리 생산량 예상치를 32만 5000톤으로 낮춰잡았다. 이는 올해 생산 예상치인 32만~35만 5000톤보다 낮다.
구리의 공급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캐나다 퍼스트퀀텀미네랄(FQM)과 한국 광물자원공사(현 광해광업공단)가 투자한 코브레파나마 구리 광산이 언제 생산을 재개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브레파나마는 매장량이 30억t에 달하는 파나마 최대이자 세계 10위권 구리 광산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위드머 애널리스트는 "적어도 내년 5월 파나마 총선 전까지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며 "새 행정부가 수립되기 전까지 퍼스트퀀텀미네랄이 계약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파나마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코브레파나마 광산과 관련한 인허가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여론에 밀린 파나마 정부는 최신식 구리 광산 단지를 폐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코브레 파나마 광산은 시위대가 지난달 광산 인프라 운영에 필요한 물자를 차단한 탓에 이미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구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구리 등 비철금속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최근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고, 내년 성장률도 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는 각종 산업용 재료로 널리 쓰이는 원자재다. 구리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파나마 시위 장기화로 구리 공급 둔화 우려
실물 경제 흐름에 대한 예측력이 뛰어나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구리 공장의 가동 중단 등으로 인해 내년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11일(현지시간) 런던 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t당 8440달러를 넘어섰다. 구리 가격은 지난 1일 기록한 4개월 만에 최고치인 t당 864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구리 가격은 파나마에서 정부의 구리 광산 채굴권 인허가 연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된 지난달 10일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가 12월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다시 반등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광산기업 앵글로아메리칸이 생산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런던 거래소 상장사인 앵글로아메리칸은 내년 구리 생산량이 이전 예상치보다 20% 감소한 73만~79만t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생산량 예상치도 69만~75만t으로 이전보다 18% 감소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칠레에 있는 가공 공장이 관리 및 유지 보수에 돌입했으며 페루 공장도 시설 보수에 들어갈 계획이라 생산량 예상치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맥쿼리의 앨리스 폭스 애널리스트는 "(앵글로아메리칸이) 새로 발표한 2026년 가이던스도 우리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며 "구리 수요가 유지된다면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도 최근 2024년 구리 생산량 예상치를 32만 5000톤으로 낮춰잡았다. 이는 올해 생산 예상치인 32만~35만 5000톤보다 낮다.
구리의 공급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캐나다 퍼스트퀀텀미네랄(FQM)과 한국 광물자원공사(현 광해광업공단)가 투자한 코브레파나마 구리 광산이 언제 생산을 재개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브레파나마는 매장량이 30억t에 달하는 파나마 최대이자 세계 10위권 구리 광산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위드머 애널리스트는 "적어도 내년 5월 파나마 총선 전까지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며 "새 행정부가 수립되기 전까지 퍼스트퀀텀미네랄이 계약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파나마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코브레파나마 광산과 관련한 인허가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여론에 밀린 파나마 정부는 최신식 구리 광산 단지를 폐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코브레 파나마 광산은 시위대가 지난달 광산 인프라 운영에 필요한 물자를 차단한 탓에 이미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구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구리 등 비철금속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최근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고, 내년 성장률도 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는 각종 산업용 재료로 널리 쓰이는 원자재다. 구리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