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웃는 신흥국, ETF 시장서도 고공행진 [글로벌 ETF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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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트렌드
올해 신흥국 ETF 수익률 10% 이상 치솟아
중국 포함하면 수익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져
신흥국 채권ETF도 유망주로 꼽혀 올 들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신흥국 경제가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종 보조금에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별다른 타격 없이 경기 회복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신흥국가가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던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나 선진국과 공생관계를 구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 투자하는 ETF가 약진했다. '아이셰어즈 MSCI 중국 제외 신흥시장 ETF(EMXC)'가 대표적이다. EMXC의 수익률은 올 들어 12.1%(11일 기준)를 기록했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80억달러에 달하는 EMX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 대형주 주식에 투자한다.
'콜롬비아 중국 제외 신흥시장 ETF(XCEM)'의 수익률도 올 들어 13.5%를 웃돌고 있다. 운용자산 6억 453만달러인 XCEM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신흥국 주식에 자산의 55%를 투자한다. 대만이 25.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이 15.2%로 뒤를 잇고 있다. '프리덤 100 신흥국 ETF(FRDM)'도 올해 수익률 14.5%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이 수익성을 가르는 척도가 됐다. 중국을 포함하고 있는 ETF의 수익률이 올해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신흥국 ETF 중 AUM 규모가 720억달러로 가장 큰 '뱅가드 FTSE 신흥국 ETF(VWO)'의 연간 수익률은 3.62%에 그쳤다. AUM이 167억달러에 달하는 '아이셰어즈 MSCI 신흥국 ETF(EEM)' 수익률도 3.54%에 불과하다.
올해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추진했지만 경제 성장 동력은 이전보다 떨어진 상태였다. 부동산 위기가 확산하면서 중국에 손을 떼는 글로벌 투자자도 늘었다.
이러한 국제 정세의 변화를 반영한 ETF도 등장했다. 지난 7일 나스닥 시장에 '국가 안보 신흥시장 ETF(NSI)'가 상장했다. NSI는 지수산출업체 알레리안이 산출한 국가안보 신흥시장 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신흥국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정부의 규제 위험, 우려 위험 국가와의 연관성, 전략적 위협 대상 등 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9가지 요소를 종합 평가한 뒤 위험도가 높은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서 산출된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중국 투자에 대한 위험도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인해 중국 경기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중국 제조업이 둔화하면서 신흥국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TF 분석업체 ETF 닷컴은 "지난해부터 지정학적 위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투자 다각화를 추진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늘어났다"며 "중국의 쇠락으로 인해 신흥국가로 글로벌 투자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흥국 채권 시장도 내년에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중앙은행(Fed) 등이 내년에 통화 긴축을 종결하고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란 관망이다. 시장 내 유동성이 풍족해지면 기관투자가들이 고위험 자산인 신흥국 채권 비중을 이전보다 더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흥국 채권을 고루 담은 ETF도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였다. '반에크 JP모건 신흥국 채권 ETF(EMLC)'의 지난 1개월간 수익률은 1.85%를 기록했다. '뱅가드 신흥국 국채 ETF(VWOB)' 수익률은 5.06%에 달했다. 다만 신흥국 채권에 투자할 때 환율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신흥국 통화가 평가절하되며 채권 가치가 동반 하락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핌코의 채권 담당 책임자인 프레몰 다완은 신흥국 채권 시장에 대해 "근본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는 상품이다"라며 "선진국에 비해 손바뀜이 적지만, 금리 인하 시기에 수익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투자 대상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올해 신흥국 ETF 수익률 10% 이상 치솟아
중국 포함하면 수익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져
신흥국 채권ETF도 유망주로 꼽혀 올 들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신흥국 경제가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종 보조금에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별다른 타격 없이 경기 회복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신흥국가가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던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나 선진국과 공생관계를 구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 투자하는 ETF가 약진했다. '아이셰어즈 MSCI 중국 제외 신흥시장 ETF(EMXC)'가 대표적이다. EMXC의 수익률은 올 들어 12.1%(11일 기준)를 기록했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80억달러에 달하는 EMX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 대형주 주식에 투자한다.
'콜롬비아 중국 제외 신흥시장 ETF(XCEM)'의 수익률도 올 들어 13.5%를 웃돌고 있다. 운용자산 6억 453만달러인 XCEM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신흥국 주식에 자산의 55%를 투자한다. 대만이 25.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이 15.2%로 뒤를 잇고 있다. '프리덤 100 신흥국 ETF(FRDM)'도 올해 수익률 14.5%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이 수익성을 가르는 척도가 됐다. 중국을 포함하고 있는 ETF의 수익률이 올해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신흥국 ETF 중 AUM 규모가 720억달러로 가장 큰 '뱅가드 FTSE 신흥국 ETF(VWO)'의 연간 수익률은 3.62%에 그쳤다. AUM이 167억달러에 달하는 '아이셰어즈 MSCI 신흥국 ETF(EEM)' 수익률도 3.54%에 불과하다.
올해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추진했지만 경제 성장 동력은 이전보다 떨어진 상태였다. 부동산 위기가 확산하면서 중국에 손을 떼는 글로벌 투자자도 늘었다.
이러한 국제 정세의 변화를 반영한 ETF도 등장했다. 지난 7일 나스닥 시장에 '국가 안보 신흥시장 ETF(NSI)'가 상장했다. NSI는 지수산출업체 알레리안이 산출한 국가안보 신흥시장 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신흥국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정부의 규제 위험, 우려 위험 국가와의 연관성, 전략적 위협 대상 등 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9가지 요소를 종합 평가한 뒤 위험도가 높은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서 산출된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중국 투자에 대한 위험도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인해 중국 경기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중국 제조업이 둔화하면서 신흥국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TF 분석업체 ETF 닷컴은 "지난해부터 지정학적 위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투자 다각화를 추진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늘어났다"며 "중국의 쇠락으로 인해 신흥국가로 글로벌 투자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흥국 채권 시장도 내년에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중앙은행(Fed) 등이 내년에 통화 긴축을 종결하고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란 관망이다. 시장 내 유동성이 풍족해지면 기관투자가들이 고위험 자산인 신흥국 채권 비중을 이전보다 더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흥국 채권을 고루 담은 ETF도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였다. '반에크 JP모건 신흥국 채권 ETF(EMLC)'의 지난 1개월간 수익률은 1.85%를 기록했다. '뱅가드 신흥국 국채 ETF(VWOB)' 수익률은 5.06%에 달했다. 다만 신흥국 채권에 투자할 때 환율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신흥국 통화가 평가절하되며 채권 가치가 동반 하락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핌코의 채권 담당 책임자인 프레몰 다완은 신흥국 채권 시장에 대해 "근본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는 상품이다"라며 "선진국에 비해 손바뀜이 적지만, 금리 인하 시기에 수익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투자 대상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