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주 캠코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서울 도곡동 캠코양재타워에서 개최된 새출발기금 이용 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공모전 수상자 등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캠코 제공
권남주 캠코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서울 도곡동 캠코양재타워에서 개최된 새출발기금 이용 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공모전 수상자 등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캠코 제공
“IMF 사태 등 산전수전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는 전례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7년 넘는 연구개발 끝에 출시한 산소수기기가 인기를 끌며 행복한 미래를 꿈꿨던 66세 A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 조치로 방문판매가 중단되면서 주저앉았다. 판매사원 월급은 물론 임대료조차 낼 수 없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런 상황에 언론을 통해 새출발기금을 접한 A씨는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채무원금의 78%를 감면받아 10년에 걸쳐 월 29만원씩 분할 상환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새출발기금이 단순한 채무감면이 아니라 인생에서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다”고 했다.

최근 캠코는 이 같은 내용의 새출발기금 수기공모전 대상작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달 캠코는 캠코양재타워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새출발기금 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연 바 있다. 수기에는 새출발기금이 자영업자의 재기를 도왔다는 이용자들의 생생한 경험이 담겼다.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잠재부실 확대를 막고, 이들의 신용회복과 재기를 위한 맞춤형 채무조정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11월 말 기준 채무조정 신청자는 4만3668명, 채무액은 6조921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0월 시작한 새출발기금에 하루 평균 100여명의 채무자들이 찾아온 것이다.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으로 확인되면 협약 금융회사의 모든 대출에 대해 신청 다음날부터 추심이 중단된다. 90일 이하 연체가 발생한 차주에 대해선 금리를 낮춰 주고 상환기간을 연장해준다. 90일 이상 연체가 발생했다면 연체이자를 전액 감면받고 소득 대비 순부채 비중 등 여건을 고려해 원금도 최대 8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기초수급자, 중증장애인, 만 70세 이상 저소득 고령자 등 상환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은 순부채의 최대 9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감면 후 잔여채무에 대해선 차주의 자금 사정을 고려해 최대 10년간 분할 상환하도록 지원한다.

새출발기금 신청 후 적격 심사를 거쳐 A씨처럼 채무조정약정 체결까지 이어진 인원은 11월 기준 총 2만6737명에 달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