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텁텁함 없이 신선한 맛…국산우유 품질 입증
국산 우유 제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수입 멸균유를 찾기 시작하면서 멸균유 수입량과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멸균유 수입량은 2017년 3440t에서 지난해 2만1850t으로 6.4배가량 증가했고 국내 우유 시장에서 수입산 멸균유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7.3%까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멸균유가 국산 우유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국내산 살균유(유통기한이 짧은 일반 신선유)보다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와 케이엠알아이(KMRI) 연구팀은 수입산 멸균유와 국산 멸균유·살균유의 관능 특성을 비교한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수입 멸균유의 유통·소비 실태, 국내외 살균유의 화학적 품질 및 관능 특성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목표로 한다.

KMRI 연구팀이 전문가 패널 10명(20세 남성 4명, 20세 여성 3명, 30세 여성 2명, 40세 남성 1명)을 대상으로 수입산 멸균유와 국산 멸균유·살균유의 특성을 비교한 결과 국산 살균유가 전체적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색깔이 하얗고 투명도가 높은 데다 신선한 우유 향이 짙다는 평가가 나왔다. 패널들은 최소 6개월 이상 관능 평가법을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반면 수입산 멸균유는 가열한 냄새와 치즈 향이 강하다는 평이 나왔다. ‘섭취 후 특성’ 항목에서도 수입산 멸균유는 입안에 잔여물이 남고 텁텁함이 심하다는 평을 받았다. 쓴맛이 강해 커피와의 조화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구팀은 온라인몰에서 판매량·검색량이 많은 멸균유 제품 일부를 골라 이화학적 특성 변화를 실험하기 위해 ‘가수분해산패도’와 ‘지방산패도’를 측정했다. 가수분해산패도는 유지(우유의 유지방)의 품질을 나타내는 척도다. 우유가 정제되지 않았거나 정제상태가 불량한 경우 혹은 우유를 오래 보관했을 때 가수분해산패도가 높게 나타난다. 지방산패도는 유지가 얼마나 산패됐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보관기간이 길수록 수치가 높고 이상한 냄새가 날 확률이 높다.

국산 살균유(제조 후 5일 이내), 국산 멸균유(제조 후 1개월 이내), 수입산 멸균유 3종(제조 후 4·6개월 경과) 제품을 구매해 비교한 결과 국내 살균유와 멸균유는 가수분해산패도가 각각 0.35, 0.18로 정상(0.7 미만) 수치인 반면 수입산 멸균유는 0.77~1.56으로 가수분해가 진행된 상태였다. 지방산패도의 경우 전 제품이 정상 수치 범위(0.46 미만)에 들어왔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국내 살균유(0.08)가 가장 낮고, 독일 멸균유 ‘올덴버거’(0.13) 수치가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