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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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사모펀드 운용 업계의 미소진자금(드라이파우더) 총액이 4조달러(약 5256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록은 12일(현지시간) 데이터 제공업체 프레킨의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 사모 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드라이파우더는 펀드 운용사들이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투자금 중 아직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자금을 뜻한다. 드라이파우더 금액이 커졌다는 건 그만큼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시장 환경이라는 의미도 있다.

드라이파우더 4조달러는 사모펀드 업계 전체 운용자산(AUM)인 13조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는 뉴욕증시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을 사들이기에도 충분한 금액이며, 벅셔해서웨이나 테슬라를 인수할 경우엔 상당량의 금액이 남을 정도"라며 "영국 런던증시를 기준으로 하면 모든 상장사들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FT는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하나의 그림을 보고 오리를 보는 사람이 있고 토끼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듯이 사모펀드 업계의 4조달러 미소진자금에 관한 차트를 보고 서로 다른 해석이 도출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한쪽에서는 '미소진자금은 언젠가는 투자해야 할 자금이란 의미로 조만간 인수합병(M&A) 등 자본시장 활동을 촉진하고 상승세를 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시각으로는 '투자하기엔 시장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운용 수수료를 창출하는 데 급급한 운용사들이 막대한 미소진자금을 엉뚱한 데다 쏟아 부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FT는 "오리와 토끼를 동시에 보게 되는 착각처럼 사모펀드 미소진자금을 둘러싼 두 가지 해석 모두 동시에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