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가 저신용자 대출을 줄인 까닭에 금융당국이 선정하는 우수 대부업자가 25곳에서 19곳으로 줄었다. 조달금리는 높아졌는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묶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우수 대부업체 진입·유지 요건을 정비할 방침이다.

법정최고금리 묶여…저신용층 대출 줄인 대부업체
금융위원회는 25개 우수 대부업자 중 7개 대부업체가 저신용층 신용공급 축소로 우수 대부업자 유지 요건을 2회 연속 충족하지 못해 선정이 취소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우수 대부업자는 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70%를 넘어야 선정된다. 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이 직전의 80% 이상이거나 저신용자 비중이 전체 대출잔액의 60% 이상이면 유지된다.

우수 대부업자 선정이 취소된 데는 ‘법정 최고금리 연 20%’ 규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법정 최고금리는 종전 연 27.9%에서 2018년 2월 연 24%, 2021년 7월에는 연 20%까지 인하됐다. 그런데 2021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대부업체의 조달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며 역마진이 커졌다.

대부업체의 조달금리 지표인 신규 차입금리 추이를 보면 상위 15개사의 신규 차입금리는 지난해 중반까지 연 5%대였는데 작년 말 이후에는 연 7~9% 수준으로 뛰었다. 그 영향으로 대부업체 69곳의 신규 대출액은 작년 1월 3846억원에서 올해 9월 83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은 우수 대부업자 제도를 개선해 대응하기로 했다. 우수 대부업자의 저신용자 대출 실적을 공시하고 대부업권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와 대부업권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다. 저신용층 신용공급 노력이 우수한 업자에겐 제재 감면, 포상 등 인센티브를 준다. 내년 1분기 감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부업권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대부업권 한 관계자는 “여론 눈치를 보느라 확실한 방안인 법정 최고금리 인상을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상을 받으려고 역마진을 감수하는 사업자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