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휘말리나…러 해군기지 건설에 좌불안석 조지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북서부 친러 분리주의 지역에 흑해함대 기지 들어설 판
러시아와 이웃한 흑해 연안국가인 조지아 북서부에 러시아가 해군기지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조지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말려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조지아 북서부를 장악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압하지야 공화국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흑해 오참치라 항에서 준설 및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압하지야 측은 배수량이 최대 1만3천t에 이르는 화물선까지도 접안할 수 있도록 항구 수심을 깊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이 공사가 실제로는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군함들이 오참치라 항을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압하지야 공화국의 수장인 아슬란 브자니야 대통령은 올해 10월 초 러시아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오참치라에 영구적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모항은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이다.
하지만, 자국에 대한 해상봉쇄를 풀어내려는 우크라이나가 세바스토폴을 겨냥해 쏘아대는 장사정 순항 미사일과 자폭무인정(드론보트) 공격에 시달리던 흑해함대는 최근 일부 군함을 러시아 본토 등으로 물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 흑해함대가 조지아 오참치라 항을 새로운 후방 기지로 삼고, 우크라이나가 오참치라 항의 러시아 군함이나 시설을 공격한다면 조지아는 졸지에 전쟁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전문가 나티아 세스쿠리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지아를 이번 전쟁에 관여시킬 필요가 생긴다면 그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 정치권도 경각심을 높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초에는 조지아 의회 야당 의원 50명이 러시아의 오참치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고, 조지아 외교부도 "조지아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규탄했다.
러시아가 실제로 오참치라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면 이곳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서 추진되던 조지아의 아나클리아 심해항(深海港) 건설 계획에도 찬물이 끼얹어질 수 있다.
다만, 조지아 정부는 "오참치라에서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된 정황은 관찰되지 않는다.
만약 기지 건설이 시작돼도 (완성까지) 최소 3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다소 애매한 태도를 보인다.
국민 대다수가 친서방 성향으로 유럽연합(EU) 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지정학적 상황 탓일 수 있다.
조지아 의회의 니콜로즈 삼하라제 외교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30년 사이 러시아와 세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우리에겐 나토의 안보 우산이 없고, EU의 경제적 연대도 없다"고 말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는 친소 성향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의 분리독립을 막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가 러시아의 개입으로 패배했다.
이후 압하지야는 남오세티야와 함께 사실상 독립 상태이지만 러시아 등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인정을 받지 못한 미승인국으로 남아왔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조지아 북서부를 장악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압하지야 공화국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흑해 오참치라 항에서 준설 및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압하지야 측은 배수량이 최대 1만3천t에 이르는 화물선까지도 접안할 수 있도록 항구 수심을 깊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이 공사가 실제로는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군함들이 오참치라 항을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압하지야 공화국의 수장인 아슬란 브자니야 대통령은 올해 10월 초 러시아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오참치라에 영구적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흑해함대의 모항은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이다.
하지만, 자국에 대한 해상봉쇄를 풀어내려는 우크라이나가 세바스토폴을 겨냥해 쏘아대는 장사정 순항 미사일과 자폭무인정(드론보트) 공격에 시달리던 흑해함대는 최근 일부 군함을 러시아 본토 등으로 물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 흑해함대가 조지아 오참치라 항을 새로운 후방 기지로 삼고, 우크라이나가 오참치라 항의 러시아 군함이나 시설을 공격한다면 조지아는 졸지에 전쟁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전문가 나티아 세스쿠리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지아를 이번 전쟁에 관여시킬 필요가 생긴다면 그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 정치권도 경각심을 높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초에는 조지아 의회 야당 의원 50명이 러시아의 오참치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고, 조지아 외교부도 "조지아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규탄했다.
러시아가 실제로 오참치라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면 이곳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서 추진되던 조지아의 아나클리아 심해항(深海港) 건설 계획에도 찬물이 끼얹어질 수 있다.
다만, 조지아 정부는 "오참치라에서 (해군기지) 건설이 시작된 정황은 관찰되지 않는다.
만약 기지 건설이 시작돼도 (완성까지) 최소 3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다소 애매한 태도를 보인다.
국민 대다수가 친서방 성향으로 유럽연합(EU) 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지정학적 상황 탓일 수 있다.
조지아 의회의 니콜로즈 삼하라제 외교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30년 사이 러시아와 세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우리에겐 나토의 안보 우산이 없고, EU의 경제적 연대도 없다"고 말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는 친소 성향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의 분리독립을 막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가 러시아의 개입으로 패배했다.
이후 압하지야는 남오세티야와 함께 사실상 독립 상태이지만 러시아 등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인정을 받지 못한 미승인국으로 남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