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미국 제약·바이오 분야 인수합병(M&A) 시장 규모가 올해 2224억달러(약 288조원)에서 2024년 2250억달러(약 291조원)에서 2750억달러(약 356조원) 규모로 최대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약기업들은 체중감량, 심혈관 분야 M&A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사모펀드의 경우 유전자 치료 분야의 위탁개발생산업체(CDMO)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인수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업 공개(IPO) 시장 역시 임상데이터를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PwC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거래 전망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PwC는 지난 1년간 255건의 제약·바이오 M&A 거래를 추적한 결과 거래 수는 전년보다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M&A 규모는 37% 급증해 222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상당수는 제약 기업들이 주요 특허 만료를 앞두고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략으로 수행한 10억 달러 이상 거래였다. 예컨데, 지난 6월 종료된 머크의 108억 달러 규모의 프로메테우스 인수 건과 이번 주에 마무리되는 화이자의 430억 달러 규모 씨젠 인수건이다.

PwC는 2024년 거시경제가 일부 안정세를 보이며 연착륙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정학적·규제적 불확실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제약·바이오기업 경영진들은 몇 년간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위해 자금을 투입해 혁신과 임상적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 분야 M&A에선 종양학 및 면역학 분야 파이프라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체중 감량 및 심혈관 질환이 주목받고 있다. PwC는 "2023년은 (체중 감량 및 심혈관 질환 M&A의)르네상스 시기였다"며 "로슈가 31억 달러에 카못을 인수한 것은 빠르게 성장하는 비만 시장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제약업계의 열정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항암제 강자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이번 인수로 비만·당뇨치료제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모펀드(PEF)업계에선 유전자 치료와 같이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CDMO업체나 CRO업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PwC는 밝혔다.

다만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인 엔드포인트 뉴스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작은 거래부터 큰 거래까지 제약바이오 거래를 보다 심도있게 조사하는 것이 M&A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최근 FTC의 반독점 소송 때문에 메이즈 테라퓨틱스의 폼페병 치료제 라이선스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FTC는 사노피와 메이즈의 거래가 폼페병 치료제 시장에서 사노피의 독점적 지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초기 경쟁사를 없애면서 혁신을 지연시키고 더 낮은 약값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FTC는 지난 5월 암젠의 278억달러 규모 호라이즌 테라퓨틱스 인수를 막기 위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다행히 이 거래는 지난 가을 마무리됐다.

의료기술 분야 M&A에선 로봇 공학, 인공지능(AI), 데이터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PwC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라이선스 및 협업 계약, 조인트벤처(JV), 구조화 거래, R&D 자금조달, 생태계 구축 등은 물론 분사 및 매각 등도 다각도로 검토하며 2024년 성장을 위한 길을 개척할 것"이라며 "중장기 성장 측면에서 창의성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IPO 시장은 2024년 서서히 다시 열릴 것으로 전망되며 임상 데이터가 강한 기업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란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3시21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