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민의힘' 누가 이끌까…김한길·원희룡·한동훈 거론

비대위 체제 전환 결정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누가 될까…인선 '촉각'
"국민 눈높이·공감, 총선 승리가 기준"

13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 앞 모습. / 사진=김병언 기자

국민의힘이 총선을 약 4개월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비대위원장 인선에 여권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김기현 전 대표 사퇴 다음 날인 14일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연 뒤 신속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은 국민 눈높이, 국민 공감, 총선 승리 세 가지라고 윤 권한대행이 기자들과 만나 설명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비대위원장 하마평이 무수히 흘러나오는 한편, 격론도 일고 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숨은 책사'로 불리며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적확히 대변할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위원장은 인요한 혁신위 출범 전부터 (비대위원장) 역할론이 제기돼왔다"며 "중도 외연 확장성이 뛰어난 분"이라고 평가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이주민 자치 참여 제고 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민주당 출신이자 원외라는 점이 당 안팎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힘이라는 당의 보수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면 이런 식의 작전을 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 비대위원장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열린 ‘영웅청년 주택 입주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실세 장관'으로 꼽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선주자급 인지도와 정치 경륜, 윤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 등이 이유로 꼽힌다. 원 장관은 스스로도 당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됐다며 험지 출마나 역할론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밝혀둔 상태다. 한 원내 관계자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경륜이 있고 당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원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맞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날 열린 중진연석회의에서도 원 장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경기 성남시청에서 열린 '교정시설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협약식에서 신상진 성남시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스타 장관'으로 꾸준히 역할론이 제기돼왔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선 의원은 "정치 경험이 없는 분이 이 시기에 선거 지휘 역할을 한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작 (장관직을 사퇴하고) 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고려해 비대위원장이 아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 전면에 나서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어떤 역할이 됐든 한 장관이 이번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현 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2선 후퇴'를 끌어낸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13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혁신위가 용두사미가 아니었다는 게 확인이 된 것"이라며 "인요한 혁신위가 인요한 비대위로 넘어가는 게 가장 강력한 혁신의 메시지를 주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인 위원장을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윤재옥 권한대행이 이날 "한 분이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일축했다.

이 밖에도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도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