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루닛, 2500억들여 볼파라 인수...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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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이 약 2500억원을 들여 뉴질랜드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계약을 14일 체결했다. 루닛은 이번 인수를 통해 유방암 검진에 필요한 모든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보유한 회사가 된다.
이와 더불어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1억장의 데이터를 얻어 인공지능을 더욱 고도화 할 예정이다.
대표 제품인 볼파라 덴서티(Volpara Density)는 유방 조직의 밀도를 정량화해 유방암 위험 평가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으로, 2차원 유방촬영술과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모두에서 유방 밀도에 대한 객관적 측정값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총 14개의 유방암 진단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루닛은 현재 유방암을 진단해내는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를 보유하고 있다. 볼파라와 파이프라인을 합치면 유방암 검진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인수로 우리는 유방암 검진에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된다"며 "유방 치밀도에 따라 유방암 AI의 판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볼파라의 솔루션을 합치면 조금 더 정밀한 파독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데이비드 메초프레트 볼파라 부사장은 "인수 과정에서 루닛 외 다른 기업들로부터 제안이 있었다"면서도 "루닛은 시간과 노력과 자금을 투입해 아주 견고한 연구실적을 만들냈다는 점에서 볼파라와 공통점을 느꼈고, 이에 루닛과의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볼파라의 솔루션은 구독 모델로, 앞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볼파라 고객들의 경우 이탈하지 않고 계속 제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라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고정비용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대부분이 수익으로 오게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볼파라는 지난 2021년 197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약 158억원),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2% 증가한 261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약 2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도 회계연도가 종료된 지난 3월말 기준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3,50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약 282억원)를 달성하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CR)은 63%에 이른다.
이와 더불어 루닛은 볼파라가 미국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 볼파라 플랫폼 설치 기관을 대상으로 루닛 AI 솔루션을 추가 공급할 기회를 얻게 됐다. 또한 루닛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볼파라 AI 플랫폼을 유통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서 대표는 "시장에서는 우리의 흑자전환 시기를 2025년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볼파라 인수 후에는 이 시점을 1년 정도 더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국내 30만장 + 서양권 1억장 데이터 확보
루닛은 볼파라 인수로 어마어마한 학습 데이터를 추가로 얻게 됐다. 볼파라는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정밀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등 서양권 여성 약 1억장의 유방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 제품 개발을 위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다.
이를 이용해 주로 동양권 여성의 데이터를 학습한 루닛의 유방암 AI 진단 솔루션 제품을 고도화를 꾀할 예정이다. 루닛 박현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가 30만장으로도 글로벌하게 가장 정확한 유방암 진단 AI를 만들고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제품을 고도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루닛은 초거대 AI를 만들어 정확도를 99.9%까지 끌어올리고, 경쟁자들을 따돌린다는 목표다. 서 대표는 "현재 루닛 AI의 유방암 검진 정확도가 약 95~96% 수준"이라며 "전문의보다 정확도가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자율형 AI로 가기엔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자율형 AI(Autonomous AI)는 루닛이 지난 8월 창립 10주년 기자회견때 발표한 미래먹거리로, 의료진 없이 단독으로 영상 판독이 가능한 수준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AI를 의미한다. 서 대표는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정확도 99.9%의 AI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자금 조달 어떻게?... "우선 보유현금, 부채 조달"
루닛은 이번 인수를 위해 새로이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 CFO는 "루닛은 지난달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면서 "다만 해당 금액은 원래 계획대로 제품 개발과 해외 진출, 기업 벤처투자(CVC) 등에 사용될 전망이며, 인수에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인수 자금 확보 방법에 대해 보유현금 사용, 부채조달, 유상증자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보유현금과 부채조달로 인수 비용을 마련하되, 충분한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 추가적인 유상증자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루닛은 현재 약 5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CFO는 "우선 보유현금과 영업에서 나오고 있는 현금흐름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쪽에 힘을 싣고, 다음엔 저희와 합이 잘 맞는 투자기관을 찾아 금액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루닛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와 비전을 같이하고 있는 여러 투자자들을 접촉 중"이라며 "전략적 투자와 재무적 투자 모두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이와 더불어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1억장의 데이터를 얻어 인공지능을 더욱 고도화 할 예정이다.
루닛, 유방암 검진 필요한 모든 솔루션 갖춰
볼파라는 2009년 뉴질랜드 웰링턴에 설립된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AI 플랫폼 기업이다. 특히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볼파라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대표 제품인 볼파라 덴서티(Volpara Density)는 유방 조직의 밀도를 정량화해 유방암 위험 평가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으로, 2차원 유방촬영술과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모두에서 유방 밀도에 대한 객관적 측정값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총 14개의 유방암 진단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루닛은 현재 유방암을 진단해내는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를 보유하고 있다. 볼파라와 파이프라인을 합치면 유방암 검진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인수로 우리는 유방암 검진에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된다"며 "유방 치밀도에 따라 유방암 AI의 판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볼파라의 솔루션을 합치면 조금 더 정밀한 파독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데이비드 메초프레트 볼파라 부사장은 "인수 과정에서 루닛 외 다른 기업들로부터 제안이 있었다"면서도 "루닛은 시간과 노력과 자금을 투입해 아주 견고한 연구실적을 만들냈다는 점에서 볼파라와 공통점을 느꼈고, 이에 루닛과의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美서 잘나가는 볼파라...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 전망
루닛은 볼파라 인수로 추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볼파라의 지난해 미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4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볼파라의 솔루션은 구독 모델로, 앞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볼파라 고객들의 경우 이탈하지 않고 계속 제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다"라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고정비용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대부분이 수익으로 오게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볼파라는 지난 2021년 197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약 158억원),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2% 증가한 261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약 2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도 회계연도가 종료된 지난 3월말 기준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3,50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약 282억원)를 달성하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CR)은 63%에 이른다.
이와 더불어 루닛은 볼파라가 미국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 볼파라 플랫폼 설치 기관을 대상으로 루닛 AI 솔루션을 추가 공급할 기회를 얻게 됐다. 또한 루닛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볼파라 AI 플랫폼을 유통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서 대표는 "시장에서는 우리의 흑자전환 시기를 2025년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볼파라 인수 후에는 이 시점을 1년 정도 더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국내 30만장 + 서양권 1억장 데이터 확보
...초거대 AI 탄생 예고
루닛은 볼파라 인수로 어마어마한 학습 데이터를 추가로 얻게 됐다. 볼파라는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정밀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등 서양권 여성 약 1억장의 유방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 제품 개발을 위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다.
이를 이용해 주로 동양권 여성의 데이터를 학습한 루닛의 유방암 AI 진단 솔루션 제품을 고도화를 꾀할 예정이다. 루닛 박현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가 30만장으로도 글로벌하게 가장 정확한 유방암 진단 AI를 만들고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제품을 고도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루닛은 초거대 AI를 만들어 정확도를 99.9%까지 끌어올리고, 경쟁자들을 따돌린다는 목표다. 서 대표는 "현재 루닛 AI의 유방암 검진 정확도가 약 95~96% 수준"이라며 "전문의보다 정확도가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자율형 AI로 가기엔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자율형 AI(Autonomous AI)는 루닛이 지난 8월 창립 10주년 기자회견때 발표한 미래먹거리로, 의료진 없이 단독으로 영상 판독이 가능한 수준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AI를 의미한다. 서 대표는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정확도 99.9%의 AI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자금 조달 어떻게?... "우선 보유현금, 부채 조달"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도 시사
루닛은 이번 인수를 위해 새로이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 CFO는 "루닛은 지난달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면서 "다만 해당 금액은 원래 계획대로 제품 개발과 해외 진출, 기업 벤처투자(CVC) 등에 사용될 전망이며, 인수에 사용될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인수 자금 확보 방법에 대해 보유현금 사용, 부채조달, 유상증자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보유현금과 부채조달로 인수 비용을 마련하되, 충분한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 추가적인 유상증자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루닛은 현재 약 5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CFO는 "우선 보유현금과 영업에서 나오고 있는 현금흐름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쪽에 힘을 싣고, 다음엔 저희와 합이 잘 맞는 투자기관을 찾아 금액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루닛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와 비전을 같이하고 있는 여러 투자자들을 접촉 중"이라며 "전략적 투자와 재무적 투자 모두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