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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간소음 기준 맞춰야 'OK'…'칼' 빼든 정부 [이은형의 부동산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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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앞으로 층간소음 기준에 미달하는 신축 아파트의 준공(건축물의 사용승인)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기존과 비교해 상당히 강력한 조치입니다. 2020년 발표한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 사후확인제도'에서 사용검사권자(지자체)의 권한이 '보완시공 등 개선권고'에 그쳤다는 한계를 보완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번 발표내용은 '관련 기준의 강화'가 아니라 ’원칙(기존 규정)의 준수 여부에 따른 페널티 부과'입니다. 최근 몇 년을 보더라도 이슈가 됐던 사건·사고를 촉발한 원인은 관련 규정이 없었던 것보다 이미 갖춰진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던 사례가 많았습니다. 원칙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것은 유의미한 정책 방향입니다.

    조치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앞으로는 층간소음 기준에 미달하는 아파트는 준공 허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보완시공을 해야만 합니다. 입주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때에는 지체보상금 등을 모두 반영시켜 보완시공 대신 돈으로 해결하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부득이하게 손해배상으로 대체한다면 관련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해당 아파트가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모두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이는 손해배상 이후에 매매나 임대로 입주하는 사람들이 선의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층간소음을 측정하는 점검 시기도 공사 완료가 아닌 공사 도중으로 변경됩니다. 검사샘플 수도 확대됩니다. 종전의 사례를 보면 아파트의 입주 직전에 중대한 하자나 부실시공을 사유로 관할 지자체가 사용승인을 내주지 않으려 해도, 대상이 실거주 주택이다 보니 입주예정자들과의 분쟁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점검 시기를 변경한 것은 바람직합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사업자 입장에서는 건축물의 성능향상에 드는 관련 비용들이 적절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예컨대 LH 공공주택의 바닥 두께를 기존보다 상향하고 층간소음 기준을 1등급으로 적용하는 것은 기존보다 품질요구성능을 높이는 조치입니다. 소요 비용의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단 얘기입니다. 더구나 슬래브 두께를 기존의 210mm에서 250mm로 변경하는 것은 일본의 중량충격음 관련 1등급 기준이 270mm 이상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크게 강화된 방침입니다.

    일각에서는 공사비나 분양가가 오르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일부 비용 증가가 있더라도 층간소음 기준이 지켜지는 편이 소비자에겐 더 이익입니다. 덧붙여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하면서 올라가는 비용 문제로 아파트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거 아니냐는 식의 얘기는 현실을 너무 앞서 나간 얘기입니다.

    물론 이번 대책으로 층간소음 문제가 한 번에 해소되진 않을 겁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가 일반적인 주거 형태로 확산하고 자리 잡은 상황에서는 소음에 대한 개개인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닥충격음에 대한 기준은 있지만 여전히 세대 간 소음에 대한 기준은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종전보다 층간소음에 대한 기준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사회문화의 변화를 반영한 바람직한 정책 방향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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