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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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만에 광고업계에 복귀한 가수 이효리의 행보가 화려하다. 이미지 전환과 인지도 확대가 필요하던 기업들이 앞다퉈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결과다. 그동안의 상업광고 공백으로 신선함과 진정성을 갖춘 톱스타의 광고계 귀환은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며 매출 증대로도 이어졌다.
사진=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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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이 가수 이효리의 손을 잡고 1984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예인을 기용한 광고에 나섰다. 10여 년 만에 광고업계에 복귀한 이효리의 힘을 빌려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한층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풀무원이 연예인 광고 모델을 기용한 것은 처음이다. 풀무원은 이에 대해 "평소 '바른먹거리 기업' 이미지를 중요시해 특정 모델을 기용하지 않았다"면서 "‘나를 위해 지구를 위해’란 슬로건으로 론칭한 지구식단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효리와 가치관과 이미지 면에서 부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은 대체육을 포함해 식물성 원료만 사용했거나 동물복지 기준을 준수해 만든 가공식품을 지난해 8월부터 지구식단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현재 판매 제품은 30여 종이며 1년 만에 누적 매출 430억원을 기록했다. 풀무원은 브랜드를 연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우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이효리는 풀무원지구식단 합니다'란 슬로건으로 지구식단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사진=롯데온, 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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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뿐 아니라 이효리에게 러브콜을 보낸 기업 다수가 그와 함께 전환기를 도모하고 있다.

일례로 이효리의 광고 복귀작을 가장 먼저 선보인 롯데쇼핑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롯데온'이 대표적이다. 롯데온은 2020년 4월 론칭 후 처음으로 브랜드 광고 캠페인을 이효리를 기용했다. 취약점으로 꼽힌 이커머스 사업 인지도 강화를 위해 이효리에게 롯데의 기업이미지 색상인 빨간색 코트를 입혔다.

그 결과 광고 본편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200만회를 넘어섰다. 현재는 400만회에 육박했다. 롯데쇼핑이 분석한 결과, 일주일간 포털사이트와 SNS 등 온라인에서 롯데온 언급량이 광고 집행 전보다 두 배가량 치솟았다. 이효리 기용 직후 10월 16일부터 연 '쇼핑 판타지' 행사의 첫 일주일간(10월 22일 기준) 롯데온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 이상 뛰었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온이 ‘쇼핑 판타지’ 광고를 통해 프리미엄 쇼핑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높였고, 그 효과가 ‘브랜드 판타지’ 행사 흥행까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사진=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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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 이효리에게 주력 패딩 제품을 입혔다. 지난해 리복의 국내 판매권과 영업권을 따내 같은해 10월부터 유통을 시작한 LF가 레트로(복고) 열풍 편승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결과다. 그를 기용한 효과도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이효리가 광고에서 착용한 ‘펌프 패딩’은 출시 후 3주간 팔린 물량이 지난해 10월부터 세 달간 주력제품(클럽C 숏패딩) 판매량에 맞먹을 정도다. LF 관계자는 "11월 본격적인 추위 시작과 맞물려 지난달 매주 누적 매출이 2배씩 뛰었다"며 "펌프패딩 출시 첫날 오전에는 동시 접속자 1만3000명이 몰리면서 약 800여 명의 접속 대기 인원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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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화장품(브랜드 달바), 이너뷰티(뉴트리원 비비랩 더 콜라겐) 등 소비재와 렌터카(롯데렌터카) 등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 광고에서 그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효리는 최근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모밤'에 출연해 광고 제의에 대해 "100건 정도 (제안이) 들어온 것 같다"고 답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이효리는 2012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상업광고 출연을 자제했다. 유기견 보호, 채식주의와 환경운동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진 그가 소신에 맞지 않는 제품 광고에 나설 수 없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7월 그는 SNS 계정과 방송을 통해 상업광고를 재개할 의향을 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광고를 다시 하고 싶다"고 올린 글에는 거의 전 영역의 기업이 댓글을 달았다.
사진=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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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효리가 트렌드세터일 뿐 아니라 그의 진정성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더해준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실제 채식주의자이자 동물 애호가인 그를 기용해 브랜드의 성격을 잘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인 지구식단 외에도 달바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화장품을 내세우고 있고, 리복의 펌프 패딩은 동물복지를 준수하는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인증'을 적용한 다운 충전재를 적용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평소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한 이효리가 동참,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