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토 넓히는 네이버웹툰…내년 美 상장 앞두고 전력정비 [정지은의 산업노트]
네이버웹툰이 내년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을 싣는다. 네이버웹툰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대거 출격하는 것은 ‘신호탄’에 가깝다. 베스트바이 재무 총괄 출신 데이비드 리를 네이버웹툰 미국 본사로 영입했다.

○"글로벌 스토리테크 기업" 키운다

14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사업 확장을 핵심 과제로 하는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내년 미국 증시에 네이버웹툰의 IPO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스토리테크 기업’으로 몸집을 키운다는 목표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며 주요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데이비드 리를 영입했다. 데이비드 리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재무 총괄 출신이다. 델몬트푸드 전략·재무 총괄, 임파서블푸드 CFO 겸 COO 등 미국 기업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재무통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웹툰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2021년 인수한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된 데이비드 리. 네이버웹툰 제공
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된 데이비드 리.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전략을 챙겨 온 김용수 네이버웹툰 전략실장을 15일 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임명한다. 김 CSO는 매켄지앤드컴퍼니, 테슬라를 거쳐 2022년 자율주행트럭 스타트업 ‘마스 오토’ COO를 지냈다. 회사 관계자는 “신임 CFO 겸 COO, CSO를 중심으로 글로벌 웹툰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 10년…영상화로 '날개'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사업에 힘을 쏟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네이버웹툰이 기존 한국 웹툰을 영어로 번역해 해외에 선보인 것은 2014년부터다. 그 해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태국, 2015년 인도네시아 등에 속속 진출했다. 곳곳에서 ‘콘텐츠가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마니아층을 모았다. 네이버웹툰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500만 명에 달한다. 왓패드까지 포함한 전체 MAU는 1억7500만 명이다.

네이버웹툰은 볼만한 콘텐츠 IP를 영상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에서 2018~2021년 연재된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가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쇼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내년 미국을 비롯 전 세계에 공개된다. 업계에선 ‘제2의 오징어게임’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네이버웹툰은 웹툰스튜디오의 웹툰, 웹소설을 원천 콘텐츠로 하는 300여 개 영상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2030년 500억 달러(약 64조83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상화를 통한 IP 확장은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4년간 드라마, 영화 등으로 제작된 웹툰 IP의 평균 거래금액은 439배 치솟았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