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상에 공짜 없다"는 평범한 진리 일깨운 아르헨의 충격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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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환율제를 운영하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신임 대통령이 취임 이틀 만에 자국 통화(페소) 가치를 54% 평가절하하는 충격 조치를 결행했다. 달러·페소 환율이 하룻밤 새 달러당 366.5페소에서 800페소로 급조정됐다.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 달러 수입을 확보하고 만성적인 ‘적자 경제’를 탈피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월급을 반토막 내는 것과 다르지 않은 극약처방임에도 국민들은 ‘이해한다’는 분위기다. “망한 나라를 살리려면 고통 감내가 불가피하다”는 밀레이 대통령의 설명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만큼 경제가 나락으로 추락한 상태여서다. 이미 페소화는 아르헨티나 암시장에서 달러당 1070페소에 교환될 정도로 신뢰를 상실한 상태다. 올 물가상승률이 143%(10월 기준)에 달하고 “벽지를 사는 것보다 저렴해 10페소 지폐로 도배하는 사람도 있다”(파이낸셜타임스)는 말이 돌 정도다.
새 정부는 에너지·교통 분야의 각종 보조금 삭감, 공공사업 중단 등 국내총생산(GDP)의 2.9%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지출 감축 계획도 밝혔다. 새판 짜기를 주도하는 루이스 카푸토 경제부 장관은 “더 이상 돈이 없다”며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닥친 고난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운다. 포퓰리즘에 그렇게 당하고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선거 때만 되면 현금을 뿌려대는 페로니즘 지도자를 선택했다. 1983년 민주화 이후 최근 40년만 봐도 비(非)페로니스트는 밀레이와 마우리시오 마크리 등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지금 겪고 있는 지옥 같은 삶은 ‘공짜 경제’를 선택한 당연한 귀결로 봐야 한다.
밀레이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크게 동경해왔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우리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작년 일반정부 부채(D2)는 GDP의 53.5%로 처음으로 비기축통화국 평균(53.1%)을 넘어섰다. 비금융 공기업을 합친 공공부문 부채(D3)는 1588조원으로 73.5%에 달한다. 국민이 바뀌지 않으면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겠다’는 정치꾼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월급을 반토막 내는 것과 다르지 않은 극약처방임에도 국민들은 ‘이해한다’는 분위기다. “망한 나라를 살리려면 고통 감내가 불가피하다”는 밀레이 대통령의 설명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만큼 경제가 나락으로 추락한 상태여서다. 이미 페소화는 아르헨티나 암시장에서 달러당 1070페소에 교환될 정도로 신뢰를 상실한 상태다. 올 물가상승률이 143%(10월 기준)에 달하고 “벽지를 사는 것보다 저렴해 10페소 지폐로 도배하는 사람도 있다”(파이낸셜타임스)는 말이 돌 정도다.
새 정부는 에너지·교통 분야의 각종 보조금 삭감, 공공사업 중단 등 국내총생산(GDP)의 2.9%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지출 감축 계획도 밝혔다. 새판 짜기를 주도하는 루이스 카푸토 경제부 장관은 “더 이상 돈이 없다”며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닥친 고난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운다. 포퓰리즘에 그렇게 당하고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선거 때만 되면 현금을 뿌려대는 페로니즘 지도자를 선택했다. 1983년 민주화 이후 최근 40년만 봐도 비(非)페로니스트는 밀레이와 마우리시오 마크리 등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지금 겪고 있는 지옥 같은 삶은 ‘공짜 경제’를 선택한 당연한 귀결로 봐야 한다.
밀레이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크게 동경해왔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우리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작년 일반정부 부채(D2)는 GDP의 53.5%로 처음으로 비기축통화국 평균(53.1%)을 넘어섰다. 비금융 공기업을 합친 공공부문 부채(D3)는 1588조원으로 73.5%에 달한다. 국민이 바뀌지 않으면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겠다’는 정치꾼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