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금리 인하 시점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올 7월 후 기준금리 변동이 없었던 만큼 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1분기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40여 년 만의 최대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잡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Fed는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에 세 번 이상 금리를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내년 금리 인하 횟수가 당초 전망치(2회)보다 늘어나자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금리 선물시장에서 Fed가 내년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확률은 70%대로 상승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직전만 해도 이 확률은 46.7%였다.

역사적으로 기준금리 동결 이후 평균 8개월 지나 금리 인하가 시작됐다는 점도 ‘3월 인하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Fed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이날까지 3회 연속 동결했다. 내년 3월이면 기준금리가 움직이지 않은 지 정확히 8개월이 된다.

하지만 1981년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피벗 시기가 하반기 이후가 돼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엔 금리 동결 후 인하까지 15개월이 걸렸다. 2007년보다 현재 물가 상승률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내년 4분기에나 금리 인하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투자은행(IB)도 일러야 내년 2분기 말에 피벗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웰스파고는 이날 “Fed가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기본 시나리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2년간의 급속한 긴축에서 벗어나 내년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