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 임원 살펴보니…평균연령 증가하고 이직 횟수 잦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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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기업 최고위급 임원들의 평균 연령이 20년 전에 비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직 횟수도 덩달아 늘어났다. 순혈주의가 약화하고 외부 수혈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결과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임원을 선호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피터 카펠리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서 지난 40년간 미국 내 글로벌 대기업 임원진의 평균연령이 2001년에 비해 6세가량 증가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펠리 교수는 스페인 IE비즈니스스쿨의 모니카 하모리 교수, 로시오 보넷 교수와 함께 포천지 글로벌 100대 기업의 'C 레벨(최고위급)' 임원들의 40년 변천사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버클리대학교 캘리포니아 매니지먼트 리뷰에 개재될 예정이다.
카펠리 교수에 따르면 2021년 최고위급 임원의 평균연령이 1980년대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분석했다. 1980년 100대 기업의 최고위급 임원의 평균 연령은 57세였다. 이후 세대교체 열풍이 불면서 20년간 평균 연령이 낮아졌다. 2001년에는 51세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20년간 반등하면서 평균연령이 1980년대와 비슷한 57세로 반등했다.
C 레벨 임원들의 이직 횟수는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 C 레벨 임원들의 평균 이직 건수는 1980년 2.2회에서 2021년 3.3회로 50% 늘었다. 현 직장에 합류하기 전까지 평균 재직 기간도 1980년에 비해 15% 늘어난 15년을 기록했다.
C 레벨 임원을 외부에서 수혈하는 현상이 확산했다. 외부에서 영입된 C 레벨 임원 비율은 1980년 9%였지만, 2021년에는 26%로 증가했다. 1980년부터 40여년간 100대 기업에 속했던 기업도 외부 수혈 비중이 1980년 1%에서 2021년 18%로 증가했다.
외부 수혈이 잦아지면서 평생직장 개념이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입사 후 은퇴할 때까지 한 직장에 머무는 C 레벨 임원 비율은 2021년 20%대를 기록했다. 1980년에 비해 반토막 났다. 다만 1980년부터 올해까지 포천지 100대 기업에 머무른 기업의 경우 이 비율은 두 배 이상 많았다.
C 레벨 임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2001년 2년에서 2021년 4년으로 증가했다. 카펠리 교수 등 연구진은 이 현상에 대해 "2001년 정보기술(IT) 업계가 불안정한 탓에 근속연수가 짧았지만, 최근 들어 IT업계에 안정기가 도래하면서 임원들의 근속연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IT업계를 제외한 100대 기업 임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001년 4년에서 2021년 3년으로 감소했다.
타 업종으로 이직하는 임원도 증가했다. 1980년대 C 레벨 임원진이 거쳤던 이력을 살펴보면 평균 1.4개 업종에서 근무했다. 최근에 이 수치는 2.3개로 늘어났다. 기업 내 순혈주의가 약화하면서 임원들의 전문성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 재무, 물류 등에 대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임원을 양성했다. 현재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정책이 확산했다.
재계에서 금융권 출신 임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1980년 금융사 출신 C 레벨 임원 비율은 19%였지만, 2001년 처음 30%를 넘긴 뒤 지금까지 이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법학과 출신 임원도 1980년대 11%에서 17%로 증가했다. 미 정부의 규제 수위가 점차 강화된 데 따른 결과다.
지난 20년간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 임원 수는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2001~2011년 미국 MBA 졸업생은 63% 증가했지만, MBA 출신 C 레벨 임원 수 증가율은 6%에 불과했다. 2011~2021년에는 MBA 졸업생이 8% 증가했지만, C 레벨 임원 수는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미국 명문대학군인 아이비리그는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2021년 100대 기업 C 레벨 임원 중 23%가 아이비리그 MBA를 졸업했다. 전체 MBA 졸업생 중 아이비리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못 미친다. 명문대 선호 현상이 확산하면서 외국인 임원도 늘어났다. C 레벨 임원 중 외국인 비중은 1980년 2%에서 2021년 15%로 늘었다.
카펠리 교수는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 증가세가 MBA 등록금 증가율을 뛰어넘으면서 최고위직에 도전하는 MBA 졸업생들이 급증했다"며 "동시에 기업들도 외부 수혈을 늘리기 시작하자 엘리트 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피터 카펠리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서 지난 40년간 미국 내 글로벌 대기업 임원진의 평균연령이 2001년에 비해 6세가량 증가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펠리 교수는 스페인 IE비즈니스스쿨의 모니카 하모리 교수, 로시오 보넷 교수와 함께 포천지 글로벌 100대 기업의 'C 레벨(최고위급)' 임원들의 40년 변천사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버클리대학교 캘리포니아 매니지먼트 리뷰에 개재될 예정이다.
카펠리 교수에 따르면 2021년 최고위급 임원의 평균연령이 1980년대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분석했다. 1980년 100대 기업의 최고위급 임원의 평균 연령은 57세였다. 이후 세대교체 열풍이 불면서 20년간 평균 연령이 낮아졌다. 2001년에는 51세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20년간 반등하면서 평균연령이 1980년대와 비슷한 57세로 반등했다.
C 레벨 임원들의 이직 횟수는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 C 레벨 임원들의 평균 이직 건수는 1980년 2.2회에서 2021년 3.3회로 50% 늘었다. 현 직장에 합류하기 전까지 평균 재직 기간도 1980년에 비해 15% 늘어난 15년을 기록했다.
C 레벨 임원을 외부에서 수혈하는 현상이 확산했다. 외부에서 영입된 C 레벨 임원 비율은 1980년 9%였지만, 2021년에는 26%로 증가했다. 1980년부터 40여년간 100대 기업에 속했던 기업도 외부 수혈 비중이 1980년 1%에서 2021년 18%로 증가했다.
외부 수혈이 잦아지면서 평생직장 개념이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입사 후 은퇴할 때까지 한 직장에 머무는 C 레벨 임원 비율은 2021년 20%대를 기록했다. 1980년에 비해 반토막 났다. 다만 1980년부터 올해까지 포천지 100대 기업에 머무른 기업의 경우 이 비율은 두 배 이상 많았다.
C 레벨 임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2001년 2년에서 2021년 4년으로 증가했다. 카펠리 교수 등 연구진은 이 현상에 대해 "2001년 정보기술(IT) 업계가 불안정한 탓에 근속연수가 짧았지만, 최근 들어 IT업계에 안정기가 도래하면서 임원들의 근속연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IT업계를 제외한 100대 기업 임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001년 4년에서 2021년 3년으로 감소했다.
타 업종으로 이직하는 임원도 증가했다. 1980년대 C 레벨 임원진이 거쳤던 이력을 살펴보면 평균 1.4개 업종에서 근무했다. 최근에 이 수치는 2.3개로 늘어났다. 기업 내 순혈주의가 약화하면서 임원들의 전문성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 재무, 물류 등에 대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임원을 양성했다. 현재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정책이 확산했다.
재계에서 금융권 출신 임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1980년 금융사 출신 C 레벨 임원 비율은 19%였지만, 2001년 처음 30%를 넘긴 뒤 지금까지 이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법학과 출신 임원도 1980년대 11%에서 17%로 증가했다. 미 정부의 규제 수위가 점차 강화된 데 따른 결과다.
지난 20년간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 임원 수는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2001~2011년 미국 MBA 졸업생은 63% 증가했지만, MBA 출신 C 레벨 임원 수 증가율은 6%에 불과했다. 2011~2021년에는 MBA 졸업생이 8% 증가했지만, C 레벨 임원 수는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미국 명문대학군인 아이비리그는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2021년 100대 기업 C 레벨 임원 중 23%가 아이비리그 MBA를 졸업했다. 전체 MBA 졸업생 중 아이비리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못 미친다. 명문대 선호 현상이 확산하면서 외국인 임원도 늘어났다. C 레벨 임원 중 외국인 비중은 1980년 2%에서 2021년 15%로 늘었다.
카펠리 교수는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 증가세가 MBA 등록금 증가율을 뛰어넘으면서 최고위직에 도전하는 MBA 졸업생들이 급증했다"며 "동시에 기업들도 외부 수혈을 늘리기 시작하자 엘리트 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