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는 AI 사진편집 앱 에픽(EPIK)을 통해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받아볼 수 있는 ‘AI 크리스마스’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X 캡처
스노우는 AI 사진편집 앱 에픽(EPIK)을 통해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받아볼 수 있는 ‘AI 크리스마스’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X 캡처
가수 박진영이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활짝 웃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도 산타 복장을 하고 포즈를 취한다. 모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한 크리스마스 콘셉트 프로필 이미지다. 네티즌이 AI 사진 편집 앱 ‘에픽’에서 만든 이 사진은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주목받았다. 직접 촬영한 사진처럼 높은 완성도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AI 셀피’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모양새다.

스튜디오에서 찍은 듯 ‘고퀄리티’

네이버 계열사인 스노우는 지난 12일 셀카 이미지를 기반으로 크리스마스 콘셉트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AI 크리스마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AI 사진 편집 앱 에픽에 사용자가 찍은 셀피 8~12장을 업로드하면 미국 감성 크리스마스 사진 30장을 받아볼 수 있다. 일반 이용자는 6600원, 에픽 구독자는 55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앱 내에서 텍스트, 스탬프 등으로 꾸며 카드 연하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출시 1주일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약 3만 명이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창욱 스노우 대표는 “생성 AI와 자신의 사진을 결합해 새로운 프로필을 만든 사례가 수백만 건에 달한다”며 “AI 셀피로 일상생활에서 더 특별한 순간을 담아내는 유행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지난 9월 처음 선보인 AI 셀피 제작 서비스 ‘AI 이어북’의 연장선에 있다. AI 이어북은 1990년대 미국 졸업 사진 감성의 사진을 만들어준다.

글로벌 곳곳에서 셀피 열풍

업계에선 AI 셀피 기술이 진화하면서 다양한 콘셉트의 하위 서비스가 뻗어 나오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AI 셀피 열풍이 분 것은 올해부터다. 스노우가 5월 ‘AI 프로필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다. 셀피 10~20장을 입력하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처럼 완성도 높은 프로필을 제작해주는 서비스다. 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가 자신을 더 풍부하게 표현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 서비스는 출시 한 달 만에 이용 횟수 150만 건을 넘겼다. 6월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확대하면서 이용자가 급증했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도 AI 기술을 활용해 아트나 판타지와 같은 스타일의 이미지를 제작해 주는 ‘AI 셀카’와 실제 사진작가가 촬영한 듯한 프로필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AI 사진관’을 운영 중이다. 8월엔 이용자 얼굴을 기반으로 어린이 사진을 생성하는 ‘AI 베이비’를 출시했다.

이 밖에 카카오브레인 ‘비 디스커버’, 스타트업 패러닷 ‘캐럿 카메라’ 등도 AI 프로필 서비스로 이용자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앱마다 보정 방법이나 콘셉트가 달라서 취향에 따라 이것저것 사용해보는 사례가 많다”며 “SNS에 AI 셀피를 공유하는 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이 에픽 ‘AI 크리스마스’ 서비스를 이용해 만든 가수 박진영(왼쪽), 방시혁(오른쪽)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네티즌이 에픽 ‘AI 크리스마스’ 서비스를 이용해 만든 가수 박진영(왼쪽), 방시혁(오른쪽)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내 사진 학습하면 어쩌나…”

일각에선 AI 셀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사용자가 올린 사진이 어떻게 활용될지 불안하다는 의견이 많다. 스노우 관계자는 “사용자가 입력한 이미지는 결과물이 생성되는 동시에 모두 서버에서 삭제된다”며 “생성 AI 학습에도 활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인 역시 사진 데이터는 보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AI 셀피 생성 후 즉시 삭제되는 방식이다.

AI 셀피를 신분증 사진에 쓰려는 시도가 늘어나 정부가 제재에 나서기도 했다. 자신과 매우 닮았지만 엄연히 따지면 온전한 자기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6월 “본인 확인이 어려운 보정 사진이 주민등록증에 쓰이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사진 규격을 엄격히 적용해 달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